[대선 D-80] 1차 ‘여론조정기’ 추석민심 잡기 안간힘...명절 이후 향배 촉각

▲ 연말 대선을 앞두고 1차 여론 조정기가 될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여·의 대선 캠프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제주의소리

지지율 5%의 전쟁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징검다리까지 낀 ‘추선연휴 5일’ 동안 지지율 5%는 오르내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12월 대선을 80일 앞두고 시작된 추석 연휴기간 ‘정치 풍향계’ 제주의 민심이 누구에게 기울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발표된 제주MBC여론조사 결과, 12월 대선이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3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제주도민들은 박근혜 후보의 압승(42.4%)을 예상했다.

하지만 문재인(민), 안철수(무) 두 후보가 야권단일화를 이뤄낼 경우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누가 나서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박근혜(새), 문재인(민) 후보가 맞붙었을 경우 박 후보 46.3%, 문 후보 47%로 오차범위긴 하지만 문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에도 박 후보 47%, 안 후보 48%로 역시 1%p 차이로 야권단일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는 것으로 나왔다.

추석여론이 누구에게 기우느냐에 따라 판세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 [박근혜] 제주개발 이끈 ‘박정희 향수’에 ‘5만 당원’ 동원 집토끼 수성 전술

제주는 전통적으로 ‘朴心’(박정희·박근혜)이 강하다.

70년대 관광과 감귤산업 육성 등 제주 개발을 주도한 ‘박정희 향수’에 젖어 있는 장년·노년층이 적지 않다. ‘독재자 박정희’보다는 제주를 먹고 살게끔 만들어준 ‘대통령 박정희’로 기억하는 경우다. 물론 20~40대들에게 역사책에서 배운 ‘5.16쿠데타 주역’ 쯤으로 뇌리에 박혀 있다.

박근혜 후보의 제주사랑도 부친 못지않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박근혜의 입’으로 불리는 이정현 선대위 공보단장은 “박 후보와 얘기를 나누다보면 제주에 대한 각별함을 느낀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주에 가졌던 관심을 이어받은 같다”며 제주에 대한 애정은 가풍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박 후보 옆을 든든히 지키는 ‘박근혜의 남자’ 중에는 제주출신 현경대·현명관 ‘雙玄’이 있다.

현경대 제주도당 위원장은 박 후보의 멘토 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의 멤버이기도 하다. 장외에서는 친박조직인 밝은사회실천연대를 이끌며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2010년 도지사선거 패배 후 정치판을 떠났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도 최근 당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대선캠프(정책위원)에 합류, 박 후보를 돕고 있다.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이번 추석연휴 동안 ‘5만 당원’들로 하여금 가족들만 챙겨도 20만표는 확보할 수 있다는 ‘집토끼 단속’ 전략으로 추석여론을 주도한다는 복안이다.

◆ [문재인] 제주에서 13연승 스타트, 총선 3연패, 대선캠프 역대 ‘최강’

문재인 후보에게 있어 제주는 ‘13연승 태풍’의 진원지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는 본인 보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인연 때문에 제주와 인연을 쌓았다면, 정치인 문재인에게 제주는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준 곳이다.

민주통합당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조직력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1위를 차지하며 이후 13연승을 내달려 결선투표도 없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제주에 올 때마다 묘하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제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전했다.

민주당 자체도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일단 ‘싸움’ 준비가 잘 되어 있다. 3선 국회의원 3명을 배출한데다, 캠프 구성원들도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선으로 무게감을 키운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국회 3인방’과 함께 경선을 승리로 이끈 ‘문재인의 친구’와 포럼 ‘사람이 먼저다’ 지도부들이 야전부대를 이끌겠다고 자처하고 있다.

현역에선 물러섰지만 김병립 전 제주시장, 문대림 전 도의회 의장, 양조훈 전 환경부지사(전 제민일보 편집국장) 정도가 제주선대위의 얼굴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에 있어 당면 과제는 야권단일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 민심을 잡기 위해 조직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국회의원 3명도 전부 제주에 상주하며 여론전을 이끌 계획이다.

◆ [안철수] 제주지역 조직·정책 아직도 ‘베일’…온·오프 팬클럽 속속 ‘폭발력’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안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있는 CS코리아 제주지부 정도가 그나마 밖으로 드러난 실체라면 실체다. ‘CS’는 체인지(Change·변화)와 석세스(Success·성공)을 뜻하지만 ‘철수(Cheol-soo)’의 이니셜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고창후 변호사(전 서귀포시장), 오용덕 치과의원 원장, 채관배 전 민주당 제주도당 사무처장, 황용철 제주대 교수 등 4명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동제주, 서제주, 서귀포시 3개 권역별로 회원 모집에 박차를 하고 있다.

CS코리아 제주지부 강금중 대변인은 “CS코리아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팬클럽 회원들과 조만간 오프라인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추석연휴가 끝난 이후에 제주를 방문하는 일정을 놓고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직은 자발적인 사람들 위주로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지만, 안 후보가 제주를 방문하고, 선거조직이 갖춰질 때쯤이면 상당한 폭발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를 중심으로는 제주대 교무처장을 지낸 김희열 교수와 의과대학 손영수 교수(대한의협 윤리위원장)가 안 후보를 공개 지지한 데 이어 이상이 교수(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가 최근 안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하지만 제주 관련 공약이나 현안에 대한 생각은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출마 선언 전에 발간한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입장 정도가 언급되어 있다. 시골의사로 알려진 박경철씨와 함께 2010년, 2011년 제주를 찾아 청춘콘서트를 가진 바 있다.

연말대선을 앞둔 1차 ‘여론 조정기’가 될 이번 추석연휴기간 펼쳐질 세 명의 대권 주자들이 펼치는 공중전에 ‘정치풍향계 제주’의 민심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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