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 권 지폐에 그려진 퇴계 이황은 남명(南冥) 조식과 자주 비교된다. 조선 중기 사상계와 교육계의 거목으로 같은 해에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퇴계는 34살에 문과 급제로 관직에 발을 들인 후 다양한 공직을 맡았다. 남명은 과거를 보지 않았기에 상례를 벗어난 특별대우로 불렀으나 끝까지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8번 제수된 관직을 모두 마다하였으며, 임금의 부름에도 나아가지 않았다. 이런 남명을 퇴계는 못마땅하게 여겼다. 퇴계는 남명에게 편지를 보내 ‘벼슬하지 않은 것은 의를 잃은 것이다(不仕無義
김광수 교육감은 제주도교육청이 지난해 연말 발간한 의 발간사에서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지난 3년간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 코로나19의 출발점은 전 지구적 기후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이러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실천 교육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발간사를 읽으며 2023년 제주도 학교 현장에서 기후위기 교육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코로나19 이후 기후위기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그런데 그 내용을 어
디지털 시대의 리터러시와 윤리3년 전쯤 택시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제법 큰 사고라 난생 처음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꽤 긴 기간 입원을 했고 찢어진 부위는 꿰매고 부러진 부위는 고정해야 했다. 문제는 뼈가 붙은 뒤에도 고정해둔 부위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 뼈가 붙는 기간의 3배 이상의 시간을 물리치료를 하고 운동을 했지만, 몸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생활에 큰 불편은 없지만,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사고 이후 나의 삶에도 조금은 변화가 생겼다.몇 주만 몸을 고정해두어
코로나19 시기 언어능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아동발달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특히 마스크로 소통을 시작한 아이들의 소통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선 실태조사와 언어치료를 비롯한 특별한 관리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배움이 느린 아이들이 따돌림 받고 이상한 아이취급을 받는 다면 오히려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체육활동이 서투른 아이들이 있듯이 언어능력도 배움이 단지 조금 느리거나 다를 뿐이라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코로나19 예방법의 하나로 밀집, 밀접, 밀폐된 공간을 피하라는 의미의 “3밀”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뉴어버니즘(new urbanism)이나 콤팩트시티(compact city)가 도시문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도심 외곽의 무분별한 개발은 지양하고 이동을 최소화한 고밀도 개발이 미래 도시의 주요 모델이었다. 고밀도 개발이 환경문제의 대안 모델의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그런데 고밀도 개발은 3밀 환경을 조성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도심의 학생 수가 많은 대형 학교들은
토요일 오후. 외출하는 나에게 딸들이 어딜 가는지 묻는다. 나는 무심코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민호군 추모제에 가는데 함께 가겠느냐고 되묻는다. “현장실습이 뭐야?”, “그런데 왜 죽었어?” 딸들의 질문에 답이 궁해진다. 현장실습을 하는 학생이 왜 홀로 공장에서 일했는지, 일하다 죽었는데 왜 노동자가 아니고 학생인지. 꼬리를 물고 우왕좌왕 헤매는 내 말들을 보며 현장실습이 얼마나 엉터리 제도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딸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홀로 추모제에 참석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5월 어느 날 민호군의 아버지로부터
둘째 아이는 코로나19와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초등학교 입학 후 지금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학교에 간 날은 단 하루도 없다. 점심시간에도 침묵으로 밥을 먹었고 쉬는 시간에도 조용히 해야 하는 학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우울한 학교생활과는 딴 세계 얘기처럼 유토피아적인 ‘미래 교육’ 논의가 한창이다. 대통령 선거와 지난 지방선거 이후 끊이지 않는 교육 관련 논쟁의 주제 중 하나가 미래 교육이다. 미래 교육은 기술이 중심이 된 유토피아적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그리는 디지털 혁명의 유토피아에 살아갈 우리 아이
코로나19로 멈췄던 운동회가 3년 만에 열리고 참관 수업이 진행되었다. 다들 학교 소식이 궁금했는지 코로나19 이전보다 학부모들이 많이 참가했다. 다들 웃고 있었지만 정말 안녕한지 궁금했다. 정기 상담 일정이 잡혀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는데 아이를 놀리는 친구에 대해 대화할 때였다. 선생님은 아이가 싫다는 표현을 정확히 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이 많은 위로가 되었다. 스토킹 범죄나 성범죄가 하루가 멀게 뉴스가 되는 시대에 의사 표현과 소통 방식 그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매년 9월 24~25일은 '세계 기후정의를 위한 행동의 날'로 전세계 각지에서 기후행동이 진행된다. 한국에서도 지난 9월 24일 광화문광장에 350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2019년 5000여 명이 모인 후 코로나19로 모임이 개최되지 못하다 3년 만에 엄청난 시민이 거리로 나온 셈이다. 제주에서도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이들이 제주행진을 준비했다. 서울까지 가려면 탄소배출이 심각하니 제주에서 모이자는 제안이었다.9월 24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제주시청 앞. 선선한 가을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 같지 않아 필자도 마음이라
초등학생들도 심심하면 한다는 눈치 게임을 아시는지요? ‘게임을 시작한 사람이 1을 외치면 2, 3, 4... 순서대로 더 높은 숫자를 외치다 둘 이상이 동시에 같은 숫자를 외치거나 가장 마지막으로 숫자를 외치면 패배하는 게임’이라고 나무위키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함께 하는 이들의 의중을 잘 살펴야 하는 게임입니다.우리말의 ‘눈치’라는 말도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윗사람 눈치를 본다’던가 ‘남의 눈치를 자꾸 살피게 된다’는 식의 말들은 주눅 들었다거나 소신이 뚜렷하지 못하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눈치가 없다’라는
1974년부터 도입된 제도로, 암기식·주입식 입시 위주 교육의 폐단을 개선하고, 고등학교 간 학력차를 줄이는 한편, 대도시에 집중되는 일류 고등학교 현상의 폐단을 없앨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비평준화로 인한 중학생들의 과중한 학습 부담, 명문고등학교로 집중되는 입시경쟁의 과열과 그로 인한 학생들의 부담감, 인구의 도시집중 등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두산백과에 정의된 고교평준화 개념이다. 고교평준화는 중학교부터 시작되는 입시경쟁의 과열을 막아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인구의 도시집중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런데 고교평준화를
지난달 29일 교육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불거진 만 5세 입학 논란이 열흘 만에 교육부장관 사퇴로 정리되는 모양새다.지난 열흘 동안 한국사회 뉴스의 중심에 ‘만 5세 입학’ 논란이 있었다. 논란은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별개로 뿔난 민심으로 정리되었다. 만 5세 입학 정책을 저지시킨 것은 뿔난 민심을 주도한 부모들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만 5세 입학 정책에 대해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 그간 눌려온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폭발한 모양새다. 성난 부모들의 절박한 마음을 갓 취임한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가 있다. 엉망진창인 아이들의 책상과 방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도저히 앉을 엄두가 안 나는 책상을 방치하는 걸 보면, 혼자 살게 되었을 때도 저 모양이면 어떡하나, 학교생활은 잘하고 있나 걱정이 꼬리를 문다. 이걸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내 말들은 잔소리와 자립의 언어 사이에서 방황하고 떠돌다 내뱉어지지 못하게 된다. 학교에서 수업 할 때였다. 한 아이가 수정 펜을 분리해서 길게 뽑아내더니 그걸 교실 바닥에 방치하는 걸 보고 우리 애가 저러는 건 아니겠지 걱정이 앞섰다. 학교에서 수학이니 국어니
기록적인 폭염으로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나날이다. 기후위기의 피해가 불평등하다는 사실은 폭염에 취약한 이들이 누구인지를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다. 환기되지 않고 냉방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이들을 비롯해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들에게 폭염 피해가 집중된다. 2003년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폭염으로 인해 프랑스에서만 노인 2만 명이 사망했다. 고독사에 대해 프랑스 사회는 경악했고 공동주거 등 사회적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단적 기상은 불평등하게 다가간다.기후위기의 원인인 탄
지난주 삼달리에 있는 별꼴학교를 방문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민트색 건물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다.별꼴학교는 올해 문을 연 1년제 대안학교다. 별꼴학교는 학교 아닌 학교를 지향한다. 일방적 지식 전달 교육을 지양하고 각자가 가진 내재된 힘을 끌어주는 방식을 지향한다. 영어 공부를 예로 들면 영어 학습보다는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제시해 스스로 영어 공부의 이유를 찾도록 한다.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학생의 질문이 있으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방식이다. 학생과 교사라는 명칭도 거부하고 학교 내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제주 방문도 늘고 있다. 전국 각 지역 교육청에서도 현장연수가 재개되고 있다.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연수를 오고 있다. 연수 온 분들과 최근의 교육감 선거를 주제로 얘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 얘기를 나눈 지역은 그를 진보교육감으로 전국 언론에선 분류하고 있지만, 자신들은 그가 진보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물으니 당선된 교육감 후보의 공약이 문제였다. 당선되기 위해서 시골 학교 통폐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학생 숫자는 적은데 지원은 과도하게 많은
내일이면 제8회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결과에 따라 후보자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를 회고하긴 이르지만 짧은 관전평을 남기려 한다. 교육칼럼의 성격상 교육감 선거에 대한 소회 정도라고 하는 게 좋겠다. 행여 편파 판정에 휘말릴 수 있어 구체적 평가는 삼가겠다. 개인적으로 어느 후보가 교육감이 되던, 제주 교육이 사랑과 자발성의 교육으로 아이들이 각자의 감수성을 키우며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다. 선거를 앞두고 필자가 진행하는 기후위기와 청소년이라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내가 제주도 교육감이라면’ 이라는 주
지난 칼럼에 단일화를 선언한 고창근 예비후보와 김광수 예비후보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오늘은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이석문 예비후보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인터뷰는 r고창근-김광수 후보와 같은 시기에 서면으로 진행했고 미흡한 부분은 전화로 보충 질의했다. 이번 인터뷰를 끝으로 교육감 선거에 대한 칼럼은 마무리하려고 한다. 교육감 후보에 대한 역대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대체로 유독 모름이나 무응답이 높게 나온다. 그만큼 교육감 선거에 대한 도민사회의 관심도가 낮다는 의미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도민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기를 그래
제주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성향의 두 후보가 단일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2일 두 후보는 지역 언론사들이 실시한 2차례 여론조사 결과 높은 지지율을 얻은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단일화를 합의한 두 후보의 이야기를 19일과 20일 양일간 먼저 소개하고 이석문 교육감은 교육감 사퇴후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에 인터뷰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어제 고창근 예비후보(인터뷰 불응)에 이어 김광수 예비후보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김광수 예비후보와의 인터뷰는 이달 초 직접 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광수 예비후보는 이석문 교육
제주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성향의 두 후보가 단일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2일 두 후보는 지역 언론사들이 실시한 2차례 여론조사 결과 높은 지지율을 얻은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칼럼(제주도교육감 후보자들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에서 예고한 대로 고창근 예비후보와 김광수 예비후보, 이석문 교육감에게 공통의 질의서를 보냈다. 단일화를 합의한 두 후보의 이야기를 19일과 20일 양일간 먼저 소개하고 이석문 교육감은 교육감 사퇴후 예비후보로 등록한 시점에 인터뷰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교육감 선거에 대해 유권자의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