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73년 전인 1948년 10월 19일, 여수와 순천에서 여순항쟁이 발발한 날입니다. “동족상잔의 제주도 출동을 반대하자!”는 제주토벌 출동거부가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당시 출동거부 호소문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조선 인민의 아들 노동자, 농민의 아들이다. 우리는 우리들의 사명이 국토를 방위하고 인민의 권리와 복리를 위해서 생명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는 제주도 애국 인민을 무차별 학살하기 위하여 우리를 출동시키려는 작전에 조선 사람의 아들로서 조선 동포를 학살하는 것을 거부하고 조선 인민의 복지
넓디 넓은 세상에 흩어져 있는 “제주인”의 “세계대회”를 접하면서, 상념에 잠기는 문제는 “濟州”라는 키워드다. 이 섬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생각을 하든지 간에 관계없이 떠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다. 이 섬과 관련된 모든 생각의 출발점에 있는 문제다. 나는 오래 전부터 “濟州”라는 단어사용의 재고를 주장해왔다. 이 주장을 시작한 지가 이십 년도 넘었다. “濟州”라는 글자를 구성하고 있는 한자들을 하나씩 풀어보면, “濟”는 “물 건널 濟”이고, “州”는 “땅 州”이다. 즉 “濟州”를 다시 알기 쉽게 풀어 쓰면, “물 건너 있는 땅”
돌고래 관광선, 타야할까 타지 말아야할까최근 환경을 사랑하는 분이 찾아왔다. 돌고래 관광선박을 타보니 굳이 이걸 타야하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어선이라는 배는 스피드보트로 바뀌었고, 돌고래가 보이니 시동을 끄긴 했지만, 돌아오는 길엔 속도를 내서 즐기게 하더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작년 아는 가족에게 추천해 남방큰돌고래를 직접 본 아이가 고래생태와 환경보전 관련 다큐를 집중해 보게 되어 좋은 경험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 고래탐사 프로그램이었다.며칠 전 한 단체의 해상시위가 있었다. 남방큰돌고래 보호지역을 지정하라는 것이었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위드 코로나’ 일지언정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여서 밥 먹고 어울리며, 학생들은 등교하고 가끔은 해외로 여행도 갈 수 있는 삶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나간다고 해도 인수공통 감염병의 유례없는 확산이나 빈발하는 기후재난이 올해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 역시 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251개가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적 대응 움직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비상조치를 취해 지구 온도 상승을 막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하 3차 종합계획)이 일부 수정보완을 거쳐 도의회에 제출되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제주특별자치도설치및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에 따라 10년마다 제주도가 나아갈 중장기 정책방향과 전략, 주요 사업계획을 세우는 제주도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라고 한다.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각 부문별 하위계획을 세우는 가이드라인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제주도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획이다.제주도는 12억5000만원을 들여 국토연구원 등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연구진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
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고국으로 돌아오셨다. 참으로 죄스러우면서도 감개무량한 일이다. 온 국민이 느낀 감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홍범도 장군 유해 반환과정에 뼈 아픈 일침을 가한 사람이 있다. 오슬로 대학 교수 박노자 씨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유해를 모셔오는 과정이 전혀 민주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끼리의 약속이 진행되었을 뿐,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홍범도장군의 유해를 합의를 통해 양도받는 과정이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관료행정, 편의주의의 표본이었다는 지적이다.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
양용찬 열사가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며 분신한지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에 이어, 2002년 사람과 상품,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규제완화로 민자·외자유치를 이끌어 국가발전을 위한 홍가프로형 개발을 지향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을 제정해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한 지도 20여 년이 되었다. 4개 시군을 통폐합하여 2006년 7월1일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는 15년이 지났다.제주가 제3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수립이 한창인 이때, 우리는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이후 제주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가
#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 네 곳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갯벌들은 생물다양성이 잘 보존되었고 멸종 위기 철새들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다는 것이 대표적 등재 이유이다. 난 운 좋게도 등재된 갯벌들을 모두 가보았고 그곳의 생물들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 위를 걸으며 그곳에 사는 수많은 생물을 보면 우린 이런 어마어마한 자원의 가치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어려서부터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니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우리에겐 자원이
8월2일자 특별칼럼 中편 '제2공항, 두 개의 관문을 넘지 못한 까닭'에 이어선과 악 사이에 중립은 없다.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선택과 결단만 있을 뿐이다. 선·악의 대립이 분명한 상황에서도 방관하거나 판단을 유보하거나, 혹은 어정쩡한 중립을 지키는 것은 결국 악의 편에 서는 것일 뿐이다. 대개의 경우 갈등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옳고 그름도 따로 없고 정답도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해관계가 다르고 서로 중시하는 게 다를 뿐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합의도 이뤄지고, 갈등해
7월26일자 특별칼럼 上편 '제주 제2공항 ‘반려’에 담긴 뜻'에 이어몇 년전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자문연구를 의뢰받았다. 공항 신설‧확장 관련 해외 갈등사례를 집중 조사-분석하고 갈등 예방‧해결 방안을 자문하는 일이었다. 그때 주요 선진국들의 공항사업 관련 성공‧실패 사례들을 깊이 살펴보면서 확인하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다. 신공항 같은 정부의 인프라 건설사업이 정상 추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 세 개란 사실이다. 이 세 관문 중 하나라도 넘지 못하면 그 사업은 중도에 좌초하게 된다. 공항 건설사업이 넘어야 할 세가지 관문제1
국토교통부가 용역기관을 선정하면서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본격 착수한 것은 2017년 7월 20일. 그로부터 꼭 4년이 되는 2021년 7월 20일, 최종 결과가 나왔다. 2014년 12월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에 착수한 후 총 6년여에 걸친 사업기간 중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최장 시간이 소요된 중차대한 과정이었다.제2공항 사업을 둘러싼 여러 쟁점 중 최고 핵심 이슈가 돼온 것이 ‘환경성’ 문제다. 따라서, 사업 추진측인 국토부로서도 사전타당성연구나 기본계획 수립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며 평가서
조선전기 김정(金淨) 저(著)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의 수록내용 성격과 가치(이 글은 2020년 10월 30일 사단법인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에서 주관한 '충암 김정 유배 500년 기념 학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했던 원고를 다시 다듬어 엮어, 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학술지 '사총' 올해 5월호에도 게재됐다.) 김일우 (사)제주역사문화나눔연구소장·이사장1. 머리말2. 수록내용의 검토1) 제주의 자연과 산물(1) 기후 /(2) 지형 / (3) 토산·서식 동식물 / (4) 형승2) 제주 사람의 삶(1) 가옥 / (2) 신앙 / (3) 제주
1. 인간에 유해하면, 반려동물에도 해롭다2. 해외의 퇴역 경주마와 제주의 퇴역 경주마3. 퇴역 경주마에 ‘조선시대의 말 보호법’이 필요하다 (끝)‘말 산업 특구’인 제주도는 제주도민 전체와 제주도의 환경을 위한 현명함과 신중함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퇴역 후 경주마의 말고기 이용과 현재 제주도가 추진하는 퇴역 경주마를 이용한 펫사료 공장 건립 등은 많은 면에서 과연 바람직한 선택일까?지난 100년 동안 말, 경주마, 퇴역 경주마 등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먹고, 입고, 오락거리 등 다양한 용도로 무한정 사용하는 지금의 경제 시스템
1. 인간에 유해하면, 반려동물에도 해롭다. 2. 해외의 퇴역 경주마와 제주의 퇴역 경주마3. 퇴역 경주마에 ‘조선시대의 말 보호법’이 필요하다.한국의 경마산업의 출발점은 일제 강점기의 일제총독부이다. 전쟁에 필요한 말 확보를 위해 시작되었다. 해방 후에는 경마로 인한 도박 중독자가 전국적으로 5.4%에 달하고 범법 행위가 연일 기사화되었으나 당시 정부는 세수확보를 위해 사회적 폐해에 눈을 감았다. 매출 확대에만 매달리다 보니 말 학대와 불법도박, 도박중독, 경마 관계자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할 수밖에 없었다. 2014년에는 보험금을
1. 인간에 유해하면, 반려동물에도 해롭다. 2. 해외의 퇴역 경주마와 제주의 퇴역 경주마3. 퇴역 경주마에 ‘조선시대의 말 보호법’이 필요하다.제주도 말고기의 99% 이상은 경주마와 연관이 있다. 경마에 활용되지 못하거나 퇴역한 말이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끊임없이 전국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말고기의 소비와 유통은 제주지역 위주로 한정되어 형성되어 있다. 제주지역에서 도축되는 식육 말의 비중은 전국의 80% 이상으로 연간 약 300톤 수준이다. 그나마 2018년 42여 곳이었던 말고기
[마지막회 결론 제시에 앞서] 이 칼럼을 처음 시작할 때 밝혔듯이, 저는 제2공항 문제 등과 관련해 국토부가 구성-운영했던 두 개의 위원회에 국토부 위촉으로 위원장을 맡았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 시행에 앞서 마지막으로 열린 이틀간의 생방송 심층토론회 또한 국토부 및 제주도 측 위촉으로 전반적인 기획-진행 및 사회를 맡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론조사 공정관리위원회에도 참여해 조사방법 설계 및 실행, 결과 검토-승인 전반에 관여한 바 있습니다. 많은 독자분들의 언급대로 필자 자신의 전공도 있기 때문에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찬-
[①편 칼럼에 이어] 지난 10일 원희룡 지사가 국토부에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 관련 제주특별자치도 입장」(이하 「제주도 입장」으로 약칭)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가관이고,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상식, 논리, 합리라곤 찾아볼 수 없이, 지극히 옹색하고 옹졸하기 짝이 없는 아전인수, 견강부회의 전형을 시전하고 있을 뿐이다. 단적인 예 하나만 짚자면 다음과 같다. 이번 여론조사는 2년전 당정협의 이후 계속돼온 합의사항대로 도민의견수렴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제2공항은 성산만이 아니라 제주도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
필자는 국토교통부의 공항갈등포럼 위원장, 제주제2공항 타당성재조사 검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었고, 최근에는 제주도와 도의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제주제2공항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 위원으로서 이번 여론조사 전반을 기획하고 조사결과를 검토-승인하는 일을 한 바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어제 원희룡 지사가 국토부에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 관련 제주특별자치도 입장」(이하 「제주도 입장」으로 약칭)은 대단히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필자가 직접 관여했거나 또는 관련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토대로 이번 여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