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2024 총선은 벌써 시작됐다.” 지난 설 명절 연휴에 과세(過歲)하러 여기저기 오가다 보니 제주 곳곳에 세배 인사를 기회 삼아 나붙은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줄을 이었다. 그것들을 보면서 느낀 한 줄 촌평이다. 그리곤 이런 단어가 떠올랐다. ‘깜냥’, ‘어중이떠중이’ 싹을 보면 뿌리를 알 수 있고, 가지를 보면 맺게 될 열매가 보인다. 익지 않아 단박에 흩어져버릴 선떡부스러기 같은 이름과 얼굴들이 제주 동서남북 거리에서 철면(鐵面)을 쓴 것인지 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평가가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딱 20년이 흘렀다.쓸모없는 땅으로 삶과 기억 속에서 멀어졌던 용암 숲 제주 곶자왈이 다시 도민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한라산에 버금가는 생태계 보고이자 자연환경으로 돌아왔다.곶자왈은 제주에서 종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자 탄소를 저장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허파와 같은
최남단 제주가 느닷없는 핵 배치 문제로 한 며칠 발칵 뒤집혔다. 다름아닌 핵이다. 그런데도 논란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자체로 메가톤급 위력을 지닌 사안이지만, 진원지인 여권이 관련 보도를 오보 혹은 가짜뉴스로 몰아가자 논란은 점차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핵은, 오영훈 지사의 말마따나 제주와 도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존재다. 있을 수도 없고, 검토조차 없어야 한다. 국책사업의 소통 부재를 나무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핵 문제 앞에서 ‘세계평화의 섬’과의 부조화는 어쩌면 한가한 소리다. 제주가 전략적인 핵 배치 요충지가
어느덧 세밑이다.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이 출범한 지도 6개월이다. 그사이 오영훈호(號)가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세평은 들어보지 못했다. 진영과 무관하게 밋밋하다 못해 ‘무색무취’하다는 평가가 대세다. 무색무취는 무능과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안타깝다. 지난 7월 1일 취임사를 떠올린다. 도백이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첫걸음을 내디디며 외친 일성은 ‘도민이 주인 되는 도민 정부 시대’다. 현실은 어떤가. 지사는 취임 초기부터 잇단 ‘불통·보은인사’로 도민여론과 대척점에 섰다. 한두 사례가 아니니 열거할 필요도 없다. 오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마침내 제주환경자원총량관리계획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제주특별자치도는 9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주환경자원총량관리계획 수립용역 3차년도 최종보고회를 열고 막바지 의견수렴에 나섰다. 제주환경자원총량관리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2023년부터 제주특별법 개정과 조례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4.3을 기억하겠다던 보수의 약속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제주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앞장서겠다”던 윤석열 정부가 이런 언약을 뒤집을 수 있는 ‘2022 개정교육과정’을 행정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지금까지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4.3항목이 필수
‘절대’(絕對)는 비현실적이다. 실제로는 구현하기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어찌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할 수 있겠나. 종잡기 힘든 우리네 인생을 논할 때는 더 그렇다. 개인적으로도 ‘절대’를 입에 담았다가 낭패를 본 적이 많다. 그 말을 쓰기에는 내 자신의 식견과 경험이 편협하기 이를데 없다. 모든 게 변화하는 세상의 이치와도 맞지 않다. 지금은 마음 속 일종의 경계어로 삼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겪은 바에 따라서 사물이나 대상을 평가하기 십상이다. 그 인식의 틀을 깨기가 쉽지 않다. 따지고 보면, 우주만물에서 인간 자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제주대학교 총여학생회가 다시 한번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지난 12일 제주대학교 총학생회는 ‘총여학생회 존폐 관련 학생 총투표’를 공고하고, 오늘 총학생회, 총대의원회, 동아리연합회 선출을 위한 학생 투표와 함께 총여학생회 폐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전국적으로 총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1970년 12월1 5일 새벽 1시 25분. 바람이 거세지고 성난 파도가 몰아친다. 갑판 위에 산더미처럼 쌓였던 밀감 3000상자가 뱃머리 왼쪽으로 무너져 내렸다. 여기저기서 “사람살려” 외마디 비명이 쏟아졌다. 사투를 벌이던 사람들은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하나둘 파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남영호는 당시 부산~제주를 잇는 정기 여객선이었다. 남영호는 12월 14일 오후 5시경 제주 서귀항을 출항한 후 성산항에서 승객과 화물을 추가로 싣고 같은 날 밤 8시 10분경 부산을 향했다. 성산항을 떠난 지 5시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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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빠를 수 없다. 전광석화 같다고나 할까. 윤석열 정부 들어 최고 권력자에 조응하는 사정기관의 민첩한 동작을 두고 하는 말이다. 척척 손발을 맞추기로는 각 부처도 마찬가지다. 사정기관들은 여당과도 이심전심 합을 잘 맞추는 것 같다. 역대급이다. 과거 어느 정권에서 이랬을까 싶다. 대통령이 입을 여는 순간 이들 기관은 행동을 개시한다. 넌지시 뭔가를 암시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만 해도 예외없이 움직인다. 날래기만 한 게 아니라 일사불란까지 하다. 또 전방위적이다. 웃프게도, 권력 앞에 ‘알아서 다 해준다’는 퍼스트레이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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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살이의 요체는 두려워할 외(畏) 한 자 뿐이다”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새로 부임하는 수령에게 일러준 마음자세, 즉 목민관이 지녀야 할 태도 가운데 하나는 백성을 두려워하라는 것이다. 나의 밥, 나의 권력이 어디서 오는 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과도 닿아있다.고을의 원(員)이나 수령을 일컫는 목민관은 오늘날 지방자치단체장이 대표적이다. 버스가 지나간 뒤에 손 흔드는 격이어도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겠다. 권력교체기 ‘제주도지사 원희룡’은 후임자에게 이런 말을 해줄 수 있었을까. 많은 이들이 느낄 것이다. ‘차마’ 그럴 수 없었다는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제주’오영훈 도정이 꿈꾸는 제주비전이다. 모든 비전이나 구호가 그렇듯 좋은 말과 뜻이 모여 희망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이 모두 행복한 사회가 과연 가능할까. 그리고 가능하기위한 조건은 무엇인가에 생각이 닿으면 아득해진다.인류는 살아
‘그곳’에서 비교 또는 경쟁 따위는 무의미하다. 간혹, 출세한 사람의 우쭐거림이 있다고 해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대의 경우에 속한 사람도 그곳은 포근하게 감싸준다. 그래서인지 때가 되면 누구나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때’는 명절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귀소본능이 작동한다. 더러는 고향을 궁극의 회귀 지점으로 삼기도 한다. 이 때는 수구지심에 가깝다. 원초적 평등의 공간. 마음의 안식처. 바로 고향이다. 고향은늘 가난하게 돌아오는 그로 하여 좋다. 지닌 것 없이혼자 걸어가는들길의 의미.- - - - - -‘찬란한 슬픔
곶자왈 지킴이 송시태 박사(1961-2022)가 얼마 전 황망히 우리 곁을 떠났다. 교육자이면서 지질학자이자 환경운동가였던 그가 학문적 완숙기에 접어든 시기에 세상을 떠난 것은 제주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올해 2월 33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이제부터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조사와 연구를 맘껏 할 수 있던 터라 그의 타계는 너무나 아쉽다. 더구나 비양도 현장조사가 화산지질 전문가였던 고인의 마지막 행적이어서 마음을 더욱 숙연케 한다.곶자왈은 제주섬에서 반드시 보전해야 할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한
도둑, 거지, 대문 없는 삼무도 제주가 불평등의 중심지가 됐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지난달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내놓은 ‘제주지역 가계 순자산 규모와 자산 격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자산 불평등이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21년 3월 기준 제주지역 가계 평균 순자산이 4억 9153만 원으로 16개 시·도중(세종 제외) 서울을 제외하면 가장 높았으며, 전체 순자산에서 상위 25% 그룹이 차지하는 순자산 비중이 74.4%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산 불평등 정도를
대통령의 언행은 하나하나가 모종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내뱉거나 행동하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더구나 대통령 주변엔 두터운 참모진이 포진해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에는 어떤 메시지가 들어 있을까.윤 대통령 스스로 밝혔다. 이번 사면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하지만 특정 경제인 사면을 ‘경제위기 극복 기회 제공’으로 포장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사실, 근거가 부족했다. 재벌 총수는 뭘해도 용서가 된다는 또 하나의 선례를 남겼다
지금까지 도내에서 이뤄진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이토록 많은 의혹과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공무원들이 마을 주민 개인정보 유출, 세계적 멸종위기식물 군락지에 들어서는 개발사업,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사업부지 임대계약 효력 논란에도 이뤄진 도의회 동의, 사업승인 전 사전공사와 불법 산림 훼손, 영리행위가 불가능한 공무원이 환경영향평가 용역에 참여해 빚어진 공무원법 위반 논란….구좌읍 동복리에 들어서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에 얽힌 이야기다.사업설명회 때부터 사업부지 적합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은 추진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