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속촌박물관, 모형 '테우' 만들기 행사 개최

▲ 테우 제주민속촌박물관 정문 광장에 전시된 제주의 고기잡이 배 '테우' ⓒ 정희종
제주민속촌박물관에 가면 정문 광장에서 ‘테우’를 볼 수 있다. ‘테우’는 원시적인 형태의 고기잡이 배로 통나무 9~10개를 이어서 만든 일종의 뗏목이다. 제주도에서는 최근까지 연근해 고기잡이 배로 테우를 이용했을 정도로 그 역사가 길다. 일제 식민지 시절, 제주도의 자연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조사나온 일본인들은 선박 건조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테우’를 이용해 원시적인 고기잡이를 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과거 제주사람의 배 만드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일찍이 탐라국 시대부터 한반도와 중국, 일본 등과 선박을 이용해 교역을 한 기록이 있다. 또한, 고려시대 김통정 장군이 이끄는 삼별초의 대몽항쟁이 제주도에서 끝난 후 몽고는 일본을 정벌하기 위해 3000여 척의 전함을 만드는데 필요한 목재를 한라산에서 벌목해 배를 이용하여 경상도로 실어 나르기도 했다.

또한, 몽고에서 배를 만드는 기술자들이 제주도로 건너온 역사적 사실도 있으며, 이들이 제주도에서 직접 배를 만들어 각종 군수물자를 수송하게 하였음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 볼 때 고려와 조선시대에 제주도에서 배를 만드는 기술이 상당히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과 조선에 공물을 진상하고 교역을 하기 위해 배가 중요하게 이용되었던 것이다. 제주도의 전통 배들은 ‘덕판배’라고 불렸으며,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에 복원되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발달했던 제주도의 조선 기술은 조선시대 중기 이후로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쇠퇴하게 된다. 태풍과 가뭄 등 빈번한 자연재해로 인해 식량을 자급자족하지 못하게 되자 굶주린 난민들이 제주도를 떠나 인구가 급격하게 줄었고 조선 정부에서는 ‘출륙금지령’이라는 법을 만들게 된다.

인조 7년(1629년)부터 순조 25년(1825년)까지 약 200년 동안 출륙금지령이 시행되면서 제주 사람들은 섬 밖으로 나가지 못했으며 배도 만들지 못하게 엄하게 다스렸다. 이렇듯 배를 만들지 못하게 됨에 따라 조선 기술은 후대에 전승되지 못하고 맥이 끊기게 되었고 제주 사람들은 ‘테우’와 같은 뗏목을 만들어 가까운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는 수준의 어업을 하게 된다. 이렇게 ‘테우’에는 제주의 슬픈 역사적 배경이 숨겨져 있다.

제주민속촌박물관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주의 어업생활과 ‘테우’라는 주제로 현장학습을 개최한다. 테우의 역사와 고기잡이 방식, 어촌의 생활 등에 대한 교육과 함께 직접 나무를 이용하여 테우 모형을 만들어보게 된다. 기간은 11월 10일과 11일 이틀간이며 대상은 초등학교 4~6학년 40명이다. 참가비와 재료비는 무료이고 직접 만든 테우 모형은 가지고 갈 수도 있다.

▲ 테우만들기 모형 테우를 만드는 어린이들 ⓒ 정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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