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더 갤러리-카사 델 아구아'. ⓒ제주의소리

제주예총·민예총 성명 “‘더 갤러리’ 3자 한 발씩 양보하면 해답 있어”

▲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더 갤러리-카사 델 아구아'. ⓒ제주의소리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대표적인 유작으로 철거논쟁에 휩싸인 ‘더 갤러리-카사 델 아구아’(더 갤러리)에 대해 예술인들도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회장 강창화)와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이사장 박경훈)과 는 9일 성명을 내고 “더 갤러리의 철거 근거가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해도 최종결말이 예술작품의 파괴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폭력적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 갤러리>의 문제는 단순히 모델하우스 하나를 철거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적 사건으로 이슈화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들은 “행정에서 아무리 실정법을 따진다 한들, (주)부영주택이 아무리 조망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들 이미 이 작품은 단순히 리조트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의 의미를 넘어서서 한국사회와 제주사회를 뒤흔드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며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더 갤러리가 어떤 배경에서 제주에 남았든 리카르도 레고레타라는 거장의 선물”이라며 “좋은 장난감을 선물로 받은 아이들이 어찌 사용해야 하는지, 누가 가져야 하는지, 옥신각신하면서 다투다가 끝내는 부숴버리고 마는 우화 속의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더 갤러리’를 문화유산으로 살핀다면 해법은 있다고 했다. “이 사태가 단순한 불법가설건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다 잘못된 장소에 놓인 인류의 위대한 건축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을 한다면 답은 있게 마련”이라며 “현재 사태의 당사자들인 3자가 다 내려놓으면 된다”고 제안했다.

‘더 갤러리’의 소유주인 (주)JID가 갤러리를, (주)부영주택은 현재 더 갤러리가 들어선 부지를 제주도에 기부하며 각자 한 발씩 물러서고, 행정에서는 문화유산으로서의 특례를 반영해 더 갤러리의 건축적 지위를 보장해줘 이를 공공갤러리로 활용하면 된다는 것.

이어 “도립미술관의 분관이나 별도의 독립된 현대미술관, 기획대관 전용관으로 활용한다면 제주도민과 관광객이 언제든지 드나들면서 레고레타의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적자원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안은 현재 당사자들인 3자가 레고레타의 예술작품이 반드시 이 세상에 남아야 할 가치있는 작품이라는 인식을 공유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우리는 레고레타의 선물인 ‘더 갤러리’가 존치되기를 희망한다. 그 존치와 활용은 예술작품에 대한 경외감과 문화의 시대를 맞아 문화정치의 방법으로 풀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