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재경기업이 일자리창출 간담회서 쓴소리 쏟아져제주출신 기업인들 "일자리도 좋지만 경쟁력이 우선"

▲ 6일 서울에서 열린 재경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제주출신 기업인들은 후배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못지 않게 시급한게 경쟁력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권권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제주출신 A사장. 그렇게 큰 기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주브랜드를 갖고 수도권에 진출한지 4년만에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다.  A사장은 지난해 제주에서 대학을 마친 청년 2명을 채용했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향후배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준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들과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6개월을 못 넘겼습니다. 일이 힘들고 어렵다는 거예요. 못하겠다고 고향에 다시 내려가겠다는 겁니다. 전부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런 일이 많습니다. 고향후배들을 취직시켜 줬는데 이렇게 해 버리면 다른 직원들 볼 면목이 없게 됩니다.” A사장의 이야기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제주상공인대회 서울조직위 출범식을 겸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경기업인 간담회’에선 일자리에 앞서 고향후배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시급하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제주상공회의소가 마련한 이날 간담회는 오는 9월 제주에서 열리게 될 제2회 글로벌 제주상공인대회 부대행사로 열리게 될 고용박람회에 제주출신 기업인들이 참여해 고향 후배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황인평 제주도 행정부지사와 허향진 제주대 총장도 직접 나섰다.
 
황인평 행정부지사는 “지금 제주도민이나 일반 국민의 관심사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제안정과 고용안정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라면서 “올해 개최될 제2회 글로벌 제주상공인대회가 부대행사로 고용박람회를 열고 도내외 기업체 및 도내 대학, 청년구직자간에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고, 제주출신 기업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환영했다. 
 

▲ 제주출신 기업인들은 제주도내 대학졸업생들이 수도권 기업에 취업하기에 앞서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 행정부지사는 “제주출신 청년들의 능력은 어디에도 결코 뒤지자 않는다는 사실은 제주출신 기업인 여러분들께서 이미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왕이면 능력 있는 고향 청년들을 많이 채용해 그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허향진 제주대 총장은 “지난해 제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제1회 글로벌 제주상공인대회는 인구 50만에 도세가 작은 한계를 느낀 제주도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 대회였다”면서 “올해 열리는 제2회 대회가 지난해 감동을 다시 한 번 재현하고, 제주인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주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세계 속 제주로 비상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고 기대를 밝혔다.
 
허 총장은 이어 “제주경제가 점차 회복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고용은 여전히 부진하고, 특히 제조업 등 뚜렷한 기업이 없는 현실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제주출신 재경 상공인들이 고향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마련에 도움을 줄 것을 당부했다.
 
황인평 부지사, 허향진 총장의 일자리 마련 당부에 화답하는 수도권에 있는 제주상공인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다만 막연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양원찬 제상대회 조직위 고문은 “몇 해 전에도 도지사와 제주대총장이 직접 나서 고향 후배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과연 어떤 실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서 “막연하게 일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할 게 아니라, 어떤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지 맞춤형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양엔지니어링 고승은 사장은 고향선배들이 사장으로 있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수도권에 올라온 후배들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청년들이 일할 자리는 많은데, 왜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지 답답하다.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놀고 싶어서 놀고, 또 기업은 사람을 채용 안하고 싶어서 안하겠느냐. 그게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경기도 반월, 시화공단에 1만여개 중소기업이 있다. 아시아 최대공단이다. 본사만 서울에 있고 공장은 이곳에 있다. 여기에 안산도민회가 있는데 제주출신이 무려 5천명이 된다. 제주기업인들이 상당히 많다. 그분들은 되도록 고향사람을 채용하려고 한다. 대부분 학연이나 지연 소개로 취업한다.  10명 정도 입사하면 6개월 지나면 7명이 퇴사한다. 70%가 떠나는 셈이다. 버티질 못한다. 그런데 그들은 서로 만나서 고향선배(사장)에게 섭섭하다는 말은 한다고 한다. 기업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 때로는 폐쇄적이어서 조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
 
고승은 사장은 이날 간담회를 준비한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황인평 제주도 행정부지사, 그리고 허향진 제주대 총장에게 “제주출신이 서울에 있는 중소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음자세부터 배워주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고향후배를 뽑아 놓고도 그들이 적응을 하지 못해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도, 서울기업에 적응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그 코스를 마친 청년들은 입사시킬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유일레저 현상훈 대표는 “대부분 좋은 일자리, 대기업만을 원하는데, 그렇게 좋은 일자리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고향 후배들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빡 세게’ 훈련시키면 대부분이 섭섭해 한다. 서울에서 5년 정도 열심히 일하고 내려가면 뭐든지 할 수 있는데 그걸 버티질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방신 한국후지쯔 대표이사는 보다 냉혹하게 말했다.
 
김 대표는 “이젠 무조건 고향후배라고, 제주출신이라고 쓰질 못한다.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제주출신들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후배들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강태욱 제주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서울기업인들의 당부에 대해 “자치단체와 각 대학 등이 참여해 일자리창출 범도민취업협의회가 운영 중에 있는데, 이 협의회에서 제주도내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의 수도권 취업을 위한 인터베이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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