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상준 위원 "현 선거제도론 좋은 후보 뽑지 못해"

[3신 : 오후 3시 54분]21일 고찬식 제주도교육위원회 의장에게 교육위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노상준 위원은 "선거과정에서 잘못이 있다면 응분의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노상준 위원은 사퇴서 제출 후 취재기자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선거법상 (불법선거에 대해서는)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태에서 교육위원 역할을 할 수 가 없지 않느냐.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한 교육위원이 누구에게 뭐라고 말 할 수 있겠느냐"며 사퇴의 배경을 밝혔다.

노 위원은 또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며, 모든 내용은 경찰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응분의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노 위원은 "현행 선거법상으로는 누구도 불법선거에 자유로울 수 없으며, 제대로 된 후보를 선출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선거법과 선거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이 교육위원직 사퇴서를 제출하는 자리에는 김성표 교육위원이 함께 했다.


다음은 노상준 위원과 일문일답 내용.

- 사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말해달라.
"지난번 교육위원선거때 별문제가 없이 선거를 치러 이번 교육감 선거도 그렇게 치르면 되겠다는 생각에 교육감 선거에 나서게 됐다. 그러나 막상 선거를 치르다 보니 '이게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잘못 끼어 들었다는 생각에 교육위원회 의장에게도 '끼어 들어서는 안될 선거에 끼어 든 것 같다'는 심정을 토로한 바 있었다. 그러면서 거의 자의반 타의반으로 흘러갔다.

결국 선거가 끝난 후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 지금의 선거법상 (불법선거에 대해서는)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태에서 교육위원 역할을 할 수 가 없지 않느냐.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한 교육위원이 누구에게 뭐라고 말 할 수 있겠느냐. 교육위원을 한다는 의미가 없다. 또 이를 계기로 교직사회의 안정을 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

- 언제부터 사퇴를 결심했나.
"며칠 전부터 고민해 왔다. 나를 위해서 도와준 분들이 나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고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나에게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보고는 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 한 일이기 때문에 나에게 책임이 있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27일 교육위원회 회의가 있지만 하루 이틀 더 있는 게 의미가 없다. 가족들에게 어제 이야기를 했더니 침통한 분위기였다. 오늘 김성표 위원께 사퇴하겠다는 심정을 밝혔다"

- 이번 교육감 선거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
"현행 선거법상 후보들의 모든 행동이 불법이다.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가족과 친지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모든 게 나의 책임임을 통감하며 겸손하게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응분의 처벌을 받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일생을 교육계에 몸담아 온 입장에서 그렇지 않아도 혼란을 겪고 있는 교육계가 이번 문제로 혼란을 또다시 겪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육계가 빠른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도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금품살포에 대해 입장은 무엇인가.
"풍문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런 저런 이야기는 경찰이나 검찰 수사에서 밝히겠다"

- 경찰로부터 출두해 달라는 연락은 없었나.
"아직 연락을 받은 바 없다. 하나 하나씩 정리해 나가도록 하겠다."

- 모든 공직을 사퇴한다고 했는데.
"교육위원 이외에 국민의식개혁협의회 공동의장과 통일교육 전문위원을 맡고 있는 데 모든 것을 정리하겠다"

- 현행 교육감 선거에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현행 선거법으로는 모든 게 불법이다. 후보자 등록과 소견발표회, 그리고 언론사 주최의 토론회를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선거운동을 원칙적으로 하지 못하게 돼있다. 그러나 후보입장에서는 유권자들 만나야 하고 저마다 얼굴을 알려야 하는데 그 자체가 불법이다. 현행 선거법상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선거법 자체가 유권자나 후보가 지킬 수 있도록 만들고, 엄격히 지키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하나 지금의 선거법은 지킬 수 없게 만들어 놓고 걸리면 유죄, 안 걸리며 무죄 이런 상태이다. 이 같은 잘못된 제도와 선거문화가 바뀌지 않으며 좋은 사람, 제대로 된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은 없다. 선거법과 선거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 학교운영위원회에도 문제가 있나.
"학교운영위원회는 지난해 3월 선출됐다. 이미 교육감을 뽑는 유권자가 결정된 것이다. 교육감 선거기간 동안 1년이나 남아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법을 지키기는 힘들다."

-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
"지난11일 서귀포에서 소견발표회가 끝나자 저를 좋아하는 제자 20∼30명이 집으로 몰려왔다. 스승의 소견발표회를 듣고 집으로 몰려온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나가라'라고 할 수도 없고...내가 사전에 음식을 준비하고 접대한 게 아니다. 자기네들끼리 족발과 맥주를 사다 마셨는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불법이라고 적발했다.

그리고는 선거당일 검찰에 고발하고 고발사실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 것은 유권자들에게 '당선 돼도 무효가 될 것인데'라는 심리적 부담감을 주게 된다. 15일날 검찰에 고발하고 보도하도록 한 것은 문제가 있다. 과연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의 상황에서 소회를 말한다면 교육위원으로 당선된 후 교육위원회 역할에 대해 제대로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