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긴급제안(2)]당선자께 드리는 고언(2)를 대신하여

[이어도정보문화센터 김학준 이사장] 지금 우리 사회는 불법과 탈법과 비리에 중독되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비롯하여 민선시대로 접어들면서 부패와 갈등은 위 아래 없이 그냥 살아가는 방식이 되어버린 성싶다.

이번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후보들에 의해 저질러진 비리들은 예외적인 게 아니라 일상이다. 그래서 모두들 당당하다. “나는 불법선거 하지 않았어. 떳떳해. 우리 집에서 돈 한 푼 나오지 않았어.” 교육감당선자는 그렇게 대갈일성했다던가!

그렇다. 모두들 그렇게 당당하게 고개를 곧추 세운다. “나한테 돌 던질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그러나 물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그냥 함께 썩어가잔 말인가?


나는 바담풍해도...

그럼 좋다, 다시 또 물어보자. 어른들은 어쩔 수 없이 익숙해진 대로 어제처럼 오늘을, 오늘처럼 내일을 산다 치고 우리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그들마저 썩은 내 가득한 시궁창이에 버려두잔 말인가?

아니다. 우리는 감히 돌을 들어야 한다. 죄없는 사람은 죄가 없으니까 단죄하는 마음으로, 죄가 있는 사람은 죄가 있으니까 속죄하는 심정으로....그리고 아이들한테는,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그러면 안돼!” 그래야 한다. 그런 위선은 병 깊은 사회에 살고 있는 어른들이 안고 살아야 하는 숙명적 대가이다.

우리는 부패한 악취를 마치 공기처럼 들이마시면서 일상화하고 있다. 그것은 비유가 아니라 현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싸잡아 욕하고 비난하는 것은 쉬우나 그것으로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만큼은 적당히 묻는것 안돼

원인을 찾아내고 진단하고 처방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여, 저질러진 불법타락 행위에 대한 단죄와는 별도로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전화위복을 도모하는 일이다. 우리의 미래가 걸린 아이들 교육은 한시라도 끊어질 수 없는 까닭이다. 6.25 동족상잔의 포연 속에서도 2세 교육의 끈을 놓지 않았던 우리이다. 현직교육감 비리, 새교육감선거비리 등 악취가 진동하지만 정신을 차리자. 사필귀정이다.

우리가 할 일이 따로 있다. 아이들에 끼치게 될 악영향은 최소화하면서 교육은 진행되어야 한다. 바로 그 일을 지금 당장 우리가 시작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민선 8년간은 물론 그 이전부터 오랜 동안 누적되어온 제주교육계의 온갖 적폐들에 대해서 미봉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해결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내야 한다. 위기는 잘만 활용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거의 언제나 그래왔듯이 뜨거운 냄비처럼 일시에 달아오르더니 순식간에 돌변하여 언제 그랬냐는 듯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적당히 묻어버리는 일은 이번만큼은 안된다. 대신에, 문제점들은 하나하나 드러내고 끄집어내고 밝혀내고, 새로운 대안은 뜻과 지혜를 모아 도출해내고 다듬어나가야 한다.


하늘과 땅이 알고 당신도 알고 그들이 안다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의 교육은 계속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어른들 때문에 상처받은 아이들을 하루라도 빨리 어루만지고, 그래도 잘못을 저지르는 어른들은 반대로 희망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제주교육계의 수장이 되겠노라면서 거꾸로 아이들에게 차마 보지 못할 것을 보여준 이들을 용서하자는 게 아니다. 이왕 당선되었으니 교육감 취임케 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자는 게 아니다. 결단코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자고 해도 본인 스스로 그래서는 안된다. 그것만이 속죄하는 길이다. "증거가 없으니 나는 죄가 없다"라고 하면 안된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당신이 알고 그들이 알지 않는가! 다른 자리가 아니라 교육의 자리가 아니더냐. 다른 곳은 몰라도 그 자리만큼은 그래서는 안된다. 몰랐으면 모르되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불법비리의 주역이 있을 자리가 절대 아니다.


교육대토론회를 제안한다

'교육대토론회'를 제안한다. 제주지역 교육의 온갖 적폐와 현안과제들을 놓고 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가지자. 그 과정에서 밝힐 것은 밝히고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따질 것은 따지고 그리고 대안을 찾아내자. 문제는 아마 현재와 같은 공황 상태에서 누가 나선들 믿고 따라주어 행사를 성사시킬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겠다. 누가 총대를 메고 나서겠는가 하는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겠는가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 <지금 프랑스에서는 재미있는 교육토론회가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소수의 학자들이 모여서 하는 학술토론회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교육대토론회'라는 것이다.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이 토론회에는 지난해 12월까지 무려 1만 5천 건의 토론회가 이뤄졌는데, 토론회의 결과는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국가교육정책의 기초자료로 삼게 된다.>

우리도 그렇게 한번 해보자. 그러노라면 왜 김태혁 교육감 시절에 그렇게 화려하기만한 시설공사, 교재교구 교체가 많았는지, 왜 이번 선거에 뒷돈 댄 사람들 중에 특정 업체 사업가들이 많았는지도 저절로 밝혀질 것이다. 그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해 나갈 것인지 답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 상처를 추스려 나가자.

<김학준의 우리는 이어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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