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 1명 구속-3명 불구속 입건
성분조작 저가비료 1700여 농가 유통

비료성분 검사를 위해 해당 업체의 비료를 개포하는 모습. [사진제공-제주자치경찰단]
비료성분 검사를 위해 해당 업체의 비료를 개포하는 모습. [사진제공-제주자치경찰단]

[제주의소리]가 11월10일 보도한 [유기질비료 성분 조작 의혹...제주 농가 파장에 ‘전전긍긍’] 기사와 관련해 해당 업체의 비료제조업자가 전격 구속됐다.

5일 제주자치경찰단에 따르면 공정규격에 없는 저가 원료를 만들어 유통시키고 보조금까지 챙긴 비료제조업체 대표 A씨를 비료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8년 7월 제주에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해 비료제조공장을 차리고 유기질비료 제2종과 제3종 복합비료 등 모두 10종의 비료를 생산했다.

이 과정에서 공동대표 A(54)씨와 B(54)씨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비싼 원료를 줄이고 저렴한 원료를 대신하는 방식으로 공정규격에 어긋나는 제품을 생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치경찰이 해당 업체에서 확보한 비료의 시료를 채취해 공인인증업체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질소전량, 인산전량, 칼륨전량, 구용성고토가 보증함량 기준치에 미달됐다.

성분 조작 비료 제작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에 보관 중인 비료 원료의 모습. [사진제공-제주자치경찰단]
성분 조작 비료 제작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에 보관 중인 비료 원료의 모습. [사진제공-제주자치경찰단]

특히 친환경 유기질비료 390톤을 제작하면서 유안과 인광석 등 화학원료를 투입해 친환경 비료로 속여 판매한 의혹도 있다. 생산물량은 20kg 기준 1만9500포에 달한다.

또한 실제 황산가리가 등록원료에 없음에도 제3종 복합비료 8개 품목에 ‘황산가리 함유’를 표기했다. 황산가리가 염화가리보다 가격이 비싸고 농가가 선호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더욱이 유기질원료 중 채종유박, 어분을 배합한 것처럼 속이고 6종목의 3종 복합비료에는 병충해 예방력이 있는 붕사(보릭스) 등이 함유된 것처럼 허위광고까지 했다.

자치경찰은 해당 업체가 이 같은 방식으로 총 9억6000여만원의 원가를 절감해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1700여 농가에 판매된 비료만 57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비료 판매 과정에서 정상적인 비료처럼 각종 신청서류를 위조하고 관계기관에 제출해 정부지원사업 공급계약을 성사시켜 보조금 6억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내용은 자치경찰에 수사권한이 없어 송치 후 검찰에서 사기죄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추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자치경찰은 해당 업체가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불량비료 생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경우 범행이 계획적이고 악의적이라고 판단해 구속수사에 나섰다.

범행에 가담한 정도에 따라 공동대표 B씨를 포함한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현행 비료관리법 제14조에 따라 비료생산업자 등은 보통비료 및 부산물비료의 용기나 포장의 외부에 비료의 명칭, 보증성분량 등의 보증 표시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보증표시 거짓 기재는 같은 법 제27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원료 외 물질사용시 징역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불량비료 유통의 실체가 자치경찰을 통해 알려지면서 향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해당 비료를 사용한 농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을 대행하는 제주시와 계약 업무를 담당하는 농협도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 기관은 수사 결과를 보며 해당 업체 배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농가가 행정시에 유기질비료 구입을 신청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예산에 맞춰 자금을 교부하고 농협중앙회를 통해 비료업체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청 농가는 비료업체에게 유기질비료를 공급받고 보조금 이외의 자부담은 지역농협을 통해 정산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내년 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금액만 97억원 상당이다.

해당 업체는 내년도 비료 지원을 위한 공급업체 신청에도 나섰지만 농협은 관련 절차를 보류했다. 제주시는 자치경찰 수사가 끝나면 곧바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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