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 해소' 약속 어긴 道...북부환경센터 노동자 57명 천막농성 돌입

2019년 민간위탁 사무의 공공관리를 촉구하며 제주도청 앞에 설치된 천막.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9년 민간위탁 사무의 공공관리를 촉구하며 제주도청 앞에 설치된 천막.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 '쓰레기 대란' 해소 과정의 최일선에 섰던 노동자들이 무더기 해고 위기에 내몰렸다. 이들은 다시 길거리로 나서 제주도청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천막농성에 나선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02년 건립돼 20여년 간 제주시민들의 폐기물 처리 업무를 도맡아 온 제주시 봉개동 소재 제주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북부소각장)는 2023년 2월 28일자로 운영 폐쇄된다. 

문제는 이 시설에서 10~20년 가까이 일해온 노동자 57명 역시 센터 폐쇄와 함께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이다. 북부소각장은 형식상으로민 민간위탁으로 운영됐을 뿐 사실상 제주도·제주시의 관리·감독을 받아왔고, '폐기물 처리' 업무 또한 온전히 공적 영역이었다는 점에서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는 "당초 북부소각장은 2020년 2월 28일까지 운영하기로 계획해 현 위탁운영사와 위수탁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역 주민과 봉개매립장 내 압축쓰레기 및 폐목재의 전량 처리를 약속하며 2023년 2월 28일까지 한 차례 연장 운영하기로 협약했던 것"이라며 "지역 주민과의 협약뿐만 아니라 자원순환시행 계획에도 북부소각장은 운영 종료하기로 결정돼 예정대로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의 직원을 승계해야 하는 의무나 근거 조항이 없으며, 공무원 및 공무직은 공개경쟁을 통해 채용하는 근로 형태로서 소각장 근로자에 대해 행정에서 고용을 승계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북부소각장 운영 종료 시 위탁운영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타 사업장으로 근로자를 배치할 수 있도록 위탁운영사에 권고하겠다"고 했다.

그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민간위탁 종료 4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노동자들의 집단해고 문제를 방치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제주도는 여러 차례 북부소각장 직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019년 3월 당시는 제주도가 쓰레기 처리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필리핀으로 수출한 것이 드러나 이를 지적한 공중파 시사프로그램 방영으로 인해 대국민 사과까지 발표한 때다. 이 시기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제주도는 제370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현안사항 특별업무보고'에서 "광역소각장 효율적 활용방안 및 직원 고용불안 해소 계획 수립"을 주요 조치계획으로 제시한 바 있다.

2017년 12월 제주도가 민주노총 제주본부로 발송한 '노동자가 살기 좋은 행복도시 만들기' 노동정책 협약 최종협의안에도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의 고용안정(공공부문 위험의 외주화 금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및 폐기물 처리의 효율성 공익성을 고려해 현 민간위탁 기간 종료 후 근무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한다"고 명시되기도 했다.

고용 전환방식에 있어서는 '추후 재논의한다'는 단서가 달려있지만, 제주도 역시 센터의 공익성을 인정했다는 증거 자료다.

상황이 악화되기에 앞서 노동자들은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을 불사하며 공공사무의 민간위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천막은 2019년 4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477일간 도청 앞 거리를 지켰다.

다시 해고 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다시 한번 천막농성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노동조합 관계자는 "사실상의 원청 사용자인 제주도가 노동자의 대량 해고를 수수방관했기에 상황이 이 지경에 내몰린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도내 각 계와 힘을 모아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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