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탐사대 “월정 하수처리장 이어진 본류 있다” vs 제주도 “전문가 조사로 이미 본류 밝혀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용천동굴'의 본류가 따로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 속 파란색 동그라미는 '지반 무너짐' 현상이 발견된 곳이며, 노란색 네모는 '습지나 용천수'가 발견된 곳이다. 또 빨간 원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위치다. 제주진실탐사대는 여러 근거를 들어 기존의 용천동굴 유로(옅은 노란색 구역)는 본류가 아니고 사진 속 빨간 화살표 방향의 용천동굴 본류가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제주의소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용천동굴'의 본류가 따로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 속 파란색 동그라미는 '지반 무너짐' 현상이 발견된 곳이며, 노란색 네모는 '습지나 용천수'가 발견된 곳이다. 또 빨간 원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위치다. 제주진실탐사대는 여러 근거를 들어 기존의 용천동굴 유로(옅은 노란색 구역)는 본류가 아니고 사진 속 빨간 화살표 방향의 용천동굴 본류가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제주의소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중 용천동굴의 본류가 따로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의 용천동굴 입구인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만장굴입구 삼거리에서 90도 수준으로 급격히 꺾여 흘러간 유로가 아닌,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본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009년 전문가 조사 등을 토대로 용천동굴의 본류는 이미 파악됐으며, 그 자료는 모두 공개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시민단체는 상당한 양의 용암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흐르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현상인 데다 본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들에서 지반 무너짐 현상과 습지가 발견되고 용천수가 솟는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용천동굴은 지금까지 조사에 의하면 만장굴입구 삼거리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바다로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09년에는 바다와 연결된 800m 크기 용암호수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진실탐사대는 6일 오전 11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 동굴 흔적이 발견됐다”며 “동굴 본류가 동부하수처리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고 제주도가 고의로 감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용천동굴 본류가 따로 있을 것으로 추정, 공동조사를 요구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제주의소리
용천동굴 본류가 따로 있을 것으로 추정, 공동조사를 요구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제주의소리

이날 회견에는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이 나와 새롭게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용천동굴 본류에 대해 설명했다.

강 소장은 “만장굴에서 용천동굴 하류까지 직선상 지표경사는 1.5도 내외로 매우 완만해야 한다”며 “또 만장굴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용암은 그 폭과 유사한 크기로 해안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제주도가 밝힌 용천동굴 유로는 직선상 지표경사가 일관되지 않고 갑자기 방향을 90도 가까이 틀어버리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이라며 “지금까지 알려진 용천동굴의 유로는 본류로 보기에는 학술적으로 해명이 어렵다”고 피력했다. 

또 “만장굴과 김녕굴을 지나 용천동굴로 이어지는 구간 주변 유로가 아닌 곳에서 지반 무너짐 현상이 다수 포착된다”며 “지반이 무너진 곳들을 직선으로 이으면 직선상 지표경사가 완만한 형태로 일직선을 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용암동굴의 특징으로 지반 무너짐 현상이 포착된 지점 주변 지반조사를 진행한다면 신규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무너진 지반 역시 동굴 천장일 것으로 추정되는 형태를 띤다”고 설명했다. 

제주진실탐사대는 또 지반이 무너진 곳 주변으로 습지가 다수 분포하고 비가 올 때 물이 터진다는 물길이 있으며, 사시사철 흐르는 용천수도 발견됐다며 주장에 힘을 보탰다. 지표면에 늘 물이 흐른다는 것은 지하에 동굴이 있음을 나타낸다는 주장이다.

강 소장은 “만장굴 정도 규모의 용암이 월정리 바닷가까지 흘렀다면 그 규모만큼 동굴이 이어져야 한다. 동굴이 배수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용천동굴 하류는 상류에 비해 무척 협소하다. 당처물동굴은 길이가 불과 110m밖에 되지 않고 폭도 3~5m 수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나머지 용암은 어디로 간 것인가. 아마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지굴이나 본류로 추정되는 다른 동굴이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다시 말해 지금까지 알려진 용천동굴의 위치가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뜻한다”고 밝혔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의 한 밭에서는 많은 비가 내린 뒤 땅이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들은 현장을 찾아 살펴본 결과 동굴 천장과 유사한 형태가 발견된다며 용천동굴 신규 본류 동굴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의 한 밭에서는 많은 비가 내린 뒤 땅이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들은 현장을 찾아 살펴본 결과 동굴 천장과 유사한 형태가 발견된다며 용천동굴 신규 본류 동굴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의소리

또 제주진실탐사대는 용천동굴이 발견된 2005년 이후 해당 구역에 대한 제주도의 조사는 없었다며 2009년 파악한 용천동굴 호수 구간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지 않고 인근 하수처리장의 존재를 유네스코에 알리지 않았다며 동부하수처리장 문제를 꺼냈다. 

이 단체는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되는 동굴이 동부하수처리장으로 통하고 있어 조사 내용을 고의로 감추고 조작한 것 아니냐”라면서 “동부하수처리장과의 연관성 등 진실 규명을 위해 지반 침하 지역을 파내서 진짜 동굴이 있는지 공동으로 조사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관련해 용천동굴의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 동굴 흔적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아 살핀 뒤 “신규 동굴이라고 주장하는 곳은 지금으로서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복귀해 전문가 내부 논의를 거쳐 조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용암은 물과 같이 흐르는 물체이기 때문에 지형적 요인에 따라 방향을 갑자기 틀 수도 있다. 무조건 일직선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라면서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을 돌아 나가는 낙동강을 떠올리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9년에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와 3D GIS구축사업, 실질 조사를 하는 등 전문가들이 탐사한 내용”이라며 “유네스코로 지정되지 않은 용천동굴 하류 호수는 신청을 준비 중이며, 이미 국가지정문화재로는 지정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현장방문은 동부하수처리장과는 전혀 상관없고 실제로 용천동굴의 새로운 본류로 추정되는 동굴 흔적이 발견됐다고 해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지반 무너짐 현상이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의 한 밭에서 설명하고 있는 강 소장. ⓒ제주의소리
지반 무너짐 현상이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의 한 밭에서 설명하고 있는 강 소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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