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람과 바람](6) EEZ 해상풍력과 바닷물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까지 자연자원의 공공적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바람(風)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제주의 바람은 누대로 제주의 언어, 건축, 농경, 무속, 의식주 등 모든 삶의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기후위기라는 생태적 기로에 선 오늘날에 제주 바람은 풍력에너지라는 대체에너지 자원의 사회적 성격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풍력발전 시설 개발이 이어지면서 바람자원의 이용 · 개발 및 그 수익 분배와 관련해, 도민과 기업 간의 역사 · 문화 · 생태적 불평등 문제가 제기돼 제주특별법 개정법률에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 조항’이 신설되기도 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환경정책칼럼 [제주 바람과 바람]을 통해 전지구적 과제인 기후위기에 대응할 대안과 희망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제주 바람(風)과 바람(希望)]은 격주 화요일에 싣는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 풍력발전 1번지 제주도에서는 그 동안 육상풍력의 부지 포화 및 환경영향으로 인해 바다에 설치하는 해상풍력을 10여 년 전부터 고민해왔다. 물론 육상풍력에 비해 해상풍력은 사업비가 더 많이 들고, 현재의 기술적 여건에서는 고정식으로만 가능하다 보니 수심 50미터 이내의 연안을 대상으로만 사업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부유식은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에 있다. 

그런데 최근 제주 근해에서 해외 민간자본이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개발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추자도 뿐 아니라 성산포 동쪽 배타적경제수역(EEZ)에도 풍황계측기 설치를 위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받거나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영해(12해리) 바깥의 배타적경제수역은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허가권이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도 없다.

한편 탄소중립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전달체로서 수소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기존의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또는 천연가스(메탄)를 개질해서 만드는 그레이(grey) 수소가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로 물분해를 통해 얻는 그린(green) 수소를 핵심적인 수소 생산방식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뭐든지 대량으로 생산하면 가격이 낮아지는 원리를 적용하면,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은 누구나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는 사업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정부가 확정 발표한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소 수요는 전환, 산업, 수송 등에 27.4~27.9백만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런데 이 중 80% 이상의 수소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가정하였지만, “규제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해서, 예를 들어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를 대량으로 설치할 수 있다면, 수전해 수소의 국내생산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다.

즉 ‘우리 바다에서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에 대해서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3㎿짜리 풍력발전기 10개를 설치하는 ‘탐라해상풍력발전’도 2006년 사업허가를 받고 2017년 준공까지 11년이 걸렸는데, 수천㎿에 달하는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인허가를 위한 자원 조사 및 기술개발 실증을 포함해 실제 건설로 까지 이어지려면 최소 이보다는 더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 했다고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해외자본은 우리 바다에 깃발을 꽂아 선점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기술개발이 성공하고, 경제성을 확보할 때가 되면 우리가 직접 설치할 공간은 모두 빼앗겨 없을지도 모른다. 자연의 사유화는 무주공산을 선점한 독점적 이용과 타인의 이용을 배제하는 이윤추구를 위한 무한도전이다. 

뒷북치기 대응은 의미 없다. 제도적 근거가 없다고 안할게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하고 선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미 10년 전에 카본프리 아일랜드를 선언했고, 해상풍력 2,000㎿ 개발 계획을 발표해놓고 왜 우리는 더 앞서 나가질 못할까? 상상하는데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상상력이다. 

현재 제주도 특별법에 따른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는 과거부터 시작해 현재 운영 중인 육상풍력 및 연안풍력을 대상으로 정책이 설계 집행되어 왔으나, EEZ 해상풍력과 바닷물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이라는 기술변화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제주의 바람과 바다는 누구를 위해 활용되어야 하고, 바다의 재생에너지자원 개발에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과 권한은 어떠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2006년 법제화한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에서 차용한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는 2011년 법제화되었는데, 이제는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여 바람에 이어 햇빛(태양광), 그리고 바다로 까지 ‘자연자원의 공공적 관리’를 확대하고 이해당사자간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제주특별법 개정을 준비해야 한다.


# 김동주

물, 하천, 에너지, 기후와 관련한 환경운동을 하였고, 제주도 풍력자원 공유화운동을 중점적으로 실천하였다. 이를 통해 자연과 사회의 관계에 관심을 두게 되어 환경사회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간강사와 지방공기업 직원을 거쳐, 현재 기초지방정부를 대표하는 협의체인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기후환경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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