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 ‘K-ETA 도민설명회’ 개최
법무부 “진짜 관광객은 불편 없어” vs 관광업계 “외국은 문호 개방, 제주는 되려 닫아”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1층 대강당에서 ‘전자여행허가제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1층 대강당에서 ‘전자여행허가제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로 우회해 입국하는 미등록외국인 불법취업 시도 문제로 정부가 전자여행허가제를 제주에도 도입하겠다고 밝혀 관광업계와 마찰을 빚는 가운데 법무부가 관련 도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설명회 현장에서는 제주 외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와 모객 어려움을 호소하는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다양한 질의가 쏟아지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대두됐다.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1층 대강당에서 ‘전자여행허가제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전자여행허가제(K-ETA)는 무사증 외국인이 국내 입국 예정 72시간 전까지 전용 홈페이지에 접속, 인적사항과 여권 정보, 한국 방문 경험, 범법 사실, 감염병 정보, 본국 주소, 국내 체류지 등을 입력해 사전여행허가를 받는 제도다.

정부는 무사증을 활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남과 동시에 미등록외국인의 불법 취업 등 미등록외국인 문제가 불거지자 K-ETA 제도를 지난해 9월 본격 시행했다.

입국 관련 문제가 발생해 해당 국가의 무사증 입국을 불허하거나 무사증 입국 대상 국가를 줄이게 됐을 때 국가 간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제도다. 

K-ETA 센터는 신청인의 신청 내용을 심사해 ‘허가(Ok)’, ‘불허(Not Ok)’, 정밀심사(Selectee)’ 등 3가지로 결정, 통보하며 ‘허가’와 ‘정밀심사’의 경우는 항공기를 탑승할 수 있다.

불허의 경우 항공기 탑승이 금지돼 재신청을 해야 하며, 정밀심사는 한국으로 입국한 뒤 심사관 인터뷰를 해야 한다. 허가의 경우 입국신고서 작성 면제, 전용심사대 이용 등 입국 절차 간소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ETA 유효기간은 방문 횟수 무관 2년, 수수료는 1만원이다.

제주의 경우 관광업계의 강한 반발 속에서 도입 당시 K-ETA 적용 예외지역이 됐으며, 2002년부터 도입된 무사증 제도로 K-ETA 관계없이 30일 이내 입국, 체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전세기를 통한 태국인 여행객들이 K-ETA를 적용받지 않는 제주로 우회 입국한 뒤 타시도 출도를 시도하거나 불법 취업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자 법무부는 제주 K-ETA 도입을 대책으로 내놨다. 

이에 제주관광협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학회 등 단체는 지난 9일 법무부를 찾아 K-ETA 도입에 대해 유예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무사증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1층 대강당에서 ‘전자여행허가제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1층 대강당에서 ‘전자여행허가제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모두발언에 나선 김진영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은 “최근 태국 입국 관광객의 이탈 문제가 심각하고 우려스럽다”며 “K-ETA 불허로 정상 입국이 힘들어지자 제주로 우회해 입도한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제주를 뜨겁게 달군 예멘 난민 신청 사태를 기억하시는가”라면서 “입국자 550여 명 중 난민 인정자는 2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정상적인 난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다만 정부가 인도적 체류를 허가해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자 법무부와 제주도는 무사증 입국 가능 국가에서 예멘을 제외, 우려하던 무더기 난민 신청 사태를 막아냈다”며 “K-ETA를 통해 제2의 난민 신청 사태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청정 제주가 브로커나 무단이탈자들이 악용하는 통로가 되지 않도록, 불량 관광객이 아니라 선량하고 순수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질의답변에 나선 반재열 법무부 출입국심사과장은 K-ETA 도입에 따른 제주무사증 무력화 우려에 대해 “제주특별법의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와 관광업계의 건의사항을 긍정 검토해 제도에 반영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제주에 입국하는 나라 중 ‘사증 면제 제외 국가’로 지정될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는 국가라면 K-ETA를 적용해 사전에 문제를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예멘의 경우와 같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 국가를 대상으로 사증 면제 적용 국가 제외 조치보다는 제제 강도가 약한 K-ETA를 적용해 입국 절차를 한단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법무부는 당초 제주로 입국하는 모든 국가에 대한 K-ETA 적용을 검토했었기에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질의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제주관광협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학회가 9일 법무부를 방문해 전자여행허가제 도입을 유예해 달라며 건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관광협회]
제주관광협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학회가 9일 법무부를 방문해 전자여행허가제 도입을 유예해 달라며 건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관광협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한 업계 종사자는 “국제자유도시 기본 취지에 따라 제주도가 무사증 제도를 활용하는 등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이제는 K-ETA 때문에 굳이 제주를 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주변 국가의 경우 코로나 엔데믹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시장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주는 K-ETA를 도입해 문호를 닫는 것 아니냐. 지난 사드 사태 당시 일본이 반사 이익을 얻었던 것처럼 제주는 패싱당하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광업계 종사자는 “불법 취업 미등록외국인 수를 보면 중국이 가장 많다. 그럼 중국만 K-ETA를 적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반 과장은 “K-ETA를 적용할 것이냐, 무사증 제외 국가로 지정할 것이냐는 도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중국인이 제주로 입도해 발생하는 경제적 선순환 효과가 얼마인지, 불법체류와 범죄 등 문제로 발생하는 마이너스 요인이 얼마인지 등 장.단점을 고려, 법무부 단독 결정이 아닌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주에 K-ETA를 적용하게 되면 단체관광객의 신청 수수료를 여행사가 떠안게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본인 부담이 원칙이며, 단체의 경우 30명 단위로 한꺼번에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은 대표자가 한 번에 기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K-ETA 적용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 모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염려에 대해서는 “K-ETA를 통해 관광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걸러진다고 이해해달라”며 “제주 도착 외국인이 줄어들겠지만,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진짜 관광객이 왔다고 봐달라”고 설명했다.

전체 국가 K-ETA 적용 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면제하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국가만 K-ETA를 적용하지 않는 등 혜택을 주게 되면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힘들다”고 답변했다.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1층 대강당에서 ‘전자여행허가제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제주출입국·외국인청 1층 대강당에서 ‘전자여행허가제 이해를 돕기 위한 제주도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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