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人터뷰] 민복기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

중앙정부 중심, 예산 투입 위주의 하향식 문제 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의제발굴부터 해결까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협업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상향식, 풀뿌리 문제 해결 방식인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주민 주도로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을 위해 자원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도민이고 모두 함께 해결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전국 13개 지자체에서 진행 중이며, 제주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보조사업에 선정돼 올해 처음 시작됐다. 민·관·공 등이 보유한 인력과 기술, 재정 등 자원을 연계 협력, 도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33개 단체가 뜻을 모았다. 

이번 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을 맡게 된 민복기 제주시소통협력센터장은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도민 효능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런 방식이 자리 잡게 되면 도민들이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설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는 이를 ‘생활민주주의’라 불렀다. 

“행정이나 누군가 알아서 하겠지, 내 일은 아니야”라며 신경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의견을 나누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 밀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직접 뛰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제주의소리]는 도민이 주체가 돼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민복기 집행위원장을 만나 플랫폼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주민들이 직접 일상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어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생활과 밀접한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죠. 다시 말해 효능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효능감에 각 기관 단체의 힘이 더해진다면 지역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겠죠.”

ⓒ제주의소리
민복기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은 주민이 참여하는 진정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효능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런 방식이 자리 잡게 되면 도민들이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설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생활민주주의’라 불렀다. ⓒ제주의소리

민 집행위원장은 주류의 흐름이 있었던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10명이 모이면 10명 모두 관점과 생각이 다른 ‘복잡다단’한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 의견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던 방식과는 다르게 이제는 각자의 의견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이 주도, 시민들에게 따라오라는 방식이나 기업의 비즈니스적 접근, 시민단체의 대리 해결 등은 정작 핵심인 주민, 당사자들을 소외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민 집행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주체로 등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역 문제 당사자들을 참여시킨 뒤 각 기관이나 단체가 가진 경험을 녹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방식을 만들어보자는 접근이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인 것.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지역민들이 뭉치게끔 도와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돕는 문화와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거라면, 문제해결플랫폼은 여기에 자원을 가진 기관, 단체를 참여시켜 파급력과 정책적 효능감을 더한 개념이다. 

민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주민들이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이유에 대해 “주민들이 들러리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행정을 중심으로 모든 과정이 이뤄지면서 결국 주민들은 참여해서 뭐 하느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관심을 끄게 된다는 것. 

예를 들어 쓰레기 자원순환 문제를 논의하자고 하면 주민들은 경험을 이야기하긴 쉽지만 크게 할 이야기가 없다. 하지만 집 앞의 클린하우스 분리수거 문제를 놓고 이야기하면 와닿는 문제가 되니 의견 개진도 활발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건 효능감으로 이어진다.

민 집행위원장은 이처럼 주민들이 논의를 통해 바뀐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봐야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되고 다른 문제로도 확장될 수 있다고 했다. 생활민주주의를 통해 너무 거창하거나 덜 정책적인, 우리네 삶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면 주민이 참여하는 문제 해결이 가능해진다는 것.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마스코트 '아꼬비'. 아꼬비는 도민 참여 이름짓기 공모전에서 1등한 이름으로 제주어 '아꼽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마스코트 '아꼬비'. 아꼬비는 도민 참여 이름짓기 공모전에서 1등한 이름으로 제주어 '아꼽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제주의소리
3일 오후 2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는 도민 중심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실험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출범식 및 실행의제 선언식이 열렸다. ⓒ제주의소리
지난 3일 오후 2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는 도민 중심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실험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출범식 및 실행의제 선언식이 열렸다. ⓒ제주의소리

지금까지는 예산을 투입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성과 중심적인 사고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주민이 직접 참여해 이리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해보는 도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정답은 없기에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볼까 실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실험은 경험이 되고, 이를 통한 변화는 효능감이 되고, 결국 다른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힘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민 집행위원장은 이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 출발은 다양한 기관과 단체의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주민과 함께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보는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 된다고 강조했다. 

민 집행위원장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이런 문화를 만들어내는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행정에서도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하지만 성과를 내기도 해야 하는데 문제해결플랫폼 참여 기관과 단체의 협력으로 어느 정도의 정책화, 규모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험하는 것 자체가 예산 낭비 아니냐, 바꾼 게 뭐가 있냐, 행정은 성과가 뭐냐는 논리로 귀결되다 보니까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는데 결국 예산 문제를 들어 어떤 성과를 냈냐는 것을 따질 게 아니라 큰 관점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해결플랫폼은 각 기관과 단체의 협력을 가능케하는 중간자적 기구라고 볼 수 있겠다. 지역 문제에 대해 서로 고민하면서 계속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의미가 담긴 것이 문제해결플랫폼”이라면서 “플랫폼을 매개로 서로가 협력하는 훈련을 하게 되면서 눈앞의 문제도 해결하고, 미래의 문제도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주요 실행의제 중 사회적 돌봄 분야.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주요 실행의제 중 사회적 돌봄 분야.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주요 실행의제 중 환경 분야.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주요 실행의제 중 환경 분야.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 올해 선정한 주요 실행 의제는 △세대돌봄 △창업청년 사회적안전망 △우유팩 자원화 △공동환경 캠페인 △제주 제로웨이스트 축제 등 5가지다. 

거점 공간을 기반으로 한 아동, 경력단절, 중장년 세대의 서로 돌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창업 청년들의 정보교환 통합 네트워크 구축, 자원화를 위한 수거체계 구축 실험 및 분리배출 인식개선, 쓰레기 없는 제주, 일회용품 없는 행사 실험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 같은 의제는 플랫폼 출범 이전 진행된 ‘실패박람회’와 ‘원탁회의’ 등을 통해 도출됐다. 의제를 단순히 나열하는 작업은 지금까지 많이 해왔기에 실행력을 갖추기 위한 고도화 작업을 거쳐 선정된 의제들이다.

최근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세대돌봄 프로젝트를 위한 ‘코삿한 제주사랑방’을 본격 운영 중이며, 쓰레기 없는 제주를 위한 환경캠페인 기획워크숍도 개최했다. 

민 집행위원장은 “행정의 언어를 시민의 언어로 바꿔 이야기하고, 시민의 언어를 설득해서 행정에 전달하고 중간에 기업들의 언어도 바꿔 연결해주는 등 전천후 역할을 플랫폼이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시민들은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고 내 일상 생활이랑 밀접한 것들을 하고 싶어한다. 잘 모르면 누군가 친절하게 알려주길 원하는데 지금까지 그게 쉽게 안 됐다”며 “시민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기관을 지원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 생활민주주의가 자리 잡으면 자체적으로 지역 문제나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결국은 주민들이 나서서 스스로 하게끔 해야 된다. 생활 속에서 나도 할 수 있는 방식들이 만들어져야 시민들이 말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과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서 문제를 크게 봤으면 한다. 문제 해결에 시민을 참여시키기 위한 문화,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협력하는 방법을 찾아주는 역할을 플랫폼이 할 테니 시민들도 동참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세대돌봄 프로젝트를 위한 ‘코삿한 제주사랑방’을 본격 운영 중이다.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쓰레기 없는 제주를 위한 환경캠페인 기획워크숍도 개최했다.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쓰레기 없는 제주를 위한 환경캠페인 기획워크숍도 개최했다. 사진=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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