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 작가와 그림책 작가라는 두 가지 길을 순항하고 있는 김영화가 새 그림책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이야기꽃)을 펴냈다. 

이 책은 제주민예총과 탐라미술인협회가 진행한 기획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소재로 다뤘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에서 4.3을 기억하고자 하는 예술인과 마을 주민들이 조 농사를 지어 수확한 뒤, 제주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어 4.3 영령들에게 바치는 기획이다. 

제주민예총은 “1948년 11월,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에 총성이 울렸다. 온 마을이 불태워졌고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진 채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무등이왓은 그렇게 ‘잃어버린 마을’이 되고 말았다”면서 “하지만 그로부터 73년이 흐른 2021년 6월, 이곳에 사람들이 찾아와 밭을 일구고 작고 노란 좁씨를 뿌리기 시작했다. 억울하게 죽어갔던 156명 마을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곳곳에서 일어났던 4.3의 비극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사람들은 밭을 새로이 일구고 파릇한 새싹을 틔우고 땡볕과 태풍과 씨름하며 노란 알곡을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사에 참여하는 틈틈이 작은 드로잉북을 펼치고 기록했던 결정적인 순간들과 무등이왓을 할퀴고 갔던 4.3의 비극이 씨실과 날실로 엮여가면서 김영화 작가 특유의 힘있는 펜그림과 서정적인 글을 통해 재현된 작품”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그림책 출간을 기념하며 13일부터 23일까지 포지션 민 제주(제주시 관덕로 6길 17, 2층)에서 전시를 연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의 원화와 4.3의 장소들을 기록한 펜그림들을 선보인다. 

전시 개막 겸 북콘서트는 13일 오후 4시에 열린다. 북콘서트에서는 젊은 국악 동요 듀오 ‘솔솔’ 공연, 동광마을 삼춘들과 인사 나누기, 그림책 낭독, 관객과의 대화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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