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출신 기관장 내정설에 설왕설래
7개 공기업 및 출자·출연 줄줄이 인선 절차

민선 8기 제주도정에서 지방공기업 및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선이 본격화되면서 사전 내정설에 따른 도민사회와 도정 안팎의 잡음도 불거지고 있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지사가 임명하는 17개 주요 기관장 중 임기 만료에 따라 오영훈 도지사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자리는 모두 9곳이다.

이중 평생교육장학진흥원과 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의 임명이 이뤄졌다. 남은 기관은 국제컨벤션센터와 에너지공사, 한의학연구원, 신용보증재단, 태크노파크, 제주연구원, 경제통상진흥원 등이다.

이중 경제통상진흥원장은 서류면접을 마치고 내일(10일) 최종 면접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단수 추천할 후보자로 고위 공직자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해당 인사는 특별자치도 출범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을 지냈고,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에서 지방공기업 사장도 지낸 바 있다. 2020년 총선에서는 정무부지사 지명자인 김희현 전 의원과 함께 오영훈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20년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과 10년 전 지방공기업 사장까지 지낸 공직자 출신이 이번에 출연기관 기관장으로 낙점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조직 안팎에서는 ‘퇴직 공무원 세상’이라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청 공무원은 “20년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이라면 언제 적 사람인데, 아직도 기관장 후보로 오르내린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오영훈 도정은 뭔가 다를 줄 알았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이 공무원은 또 “유력히 회자되는 인물이 경제통상 분야에 얼마만큼 전문성이 있는지 모르지만, 만약 이번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오영훈 도정에 대한 도민들 실망이 클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제통상진흥원은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원장 자격조건은 경영·경제분야 박사학위 소지자, 중소기업 기관·기관에 임원급 경력자 등이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4급(서기관) 이상 공무원으로 3년 이상 재직 경력이 있는 공직자도 지원할 수 있다. 제주도 산하 기관 대부분이 이처럼 고위공직자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국제컨벤션센터는 8일까지 진행된 대표이사 공모에 10명이 응모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10일까지, 제주한의약연구원은 12일부터 19일까지 기관장 공모에 나선다.

신용보증재단은 16일부터 31일까지 이사장을 모집한다. 기관장에는 2020년 총선에서 오영훈 캠프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지역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테크노파크는 정관 개정 이후 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제주연구원은 이달 중 공모가 이뤄질 전망이다. 후보군으로 대학 교수와 인수위 핵심 인사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은 앞선 7월29일 열린 제408회 임시회 2차 본회의 폐회사에서 지방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 임원 인사와 관련해 뼈 있는 한마디를 건넸다.

당시 김 의장은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임원 임명은 논공행상과 보은성 임명을 지양해야 한다. 기관의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능력 중심의 공정한 선발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선거 공신들로 채워지는 인사는 이제 멈춰야 한다는 도민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 발탁을 바라는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도민의 눈높이가 오영훈 도정의 눈높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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