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재심, 역사의 기록] (15) 10차 직권재심 30명 명예 회복

80년 넘는 세월을 '폭도의 자식'이라는 주홍글씨 낙인이 찍힌채 살아온 노인이 고개를 숙여 제주4.3 진실 규명에 힘쓴 모든 이들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9일 오전 10시30분 제주지방법원 제4-2형사부 심리로 열린 제10차 직권재심에서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합동수행단)’이 청구한 30명 전원의 명예가 회복됐다. 

30명 중 15명은 1948년 1차 군법회의에, 나머지 15명은 1949년 2차 군법회의에 각각 회부돼 억울하게 옥살이해 수형인 명부에 이름이 기재돼 있는 피해자들이다. 

10차 직권재심 청구인들의 변호인은 “청구인 고(故) 오용겸은 밭에서 일하고 귀가하다 토벌대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제대로 걷지 못할 만큼 맞은 오용겸은 얼마 후 경찰 3명에게 끌려갔고, 다시 인천형무소에 수감돼 아직도 소식이 없다. 청구인들은 4.3 당시 젊다는 이유로, 중산간에 산다는 이유 등으로 끌려가 대부분 행방불명된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이어 합동수행단은 청구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고, 재판부는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10차까지 직권재심으로 명예가 회복된 4.3 피해자는 누적 250명에 이른다. 

이날 직권재심으로 명예가 회복된 고(故) 이동찬 씨의 아들 이효호(81) 씨는 거듭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1941년에 태어난 이 씨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등과 함께 지금의 제주시 영평동에서 소와 말 등 가축을 키우면서 평범하게 살다 제주4.3 광풍에 휩쓸렸다. 

당시 이씨의 집에는 감나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조부모와 부모가 집 안에 각종 짐을 꺼내더니 감나무 밑에 모은 뒤 다음 날 바닷가 마을인 제주시 화북으로 급히 내려왔다. 

당시 이씨의 아버지 고 이동찬 씨는 차마 다 챙기지 못한 각종 짐을 지키기 위해 이웃인 처남을 포함해 동네 청년들과 함께 마을에 남았다.

이날 직권재심 법정에서 이씨는 “제주시 화북으로 피신갔는데, 군·경이 아버지를 포함해 중산간 마을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불러내라고 했다. 별일이 없을거라며 몇가지 질문만 한 뒤 풀어주겠다고도 말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해안가로 내려온 아버지를 지금의 제주중학교 인근에서 봤는데, 그날 이후로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후 조부모가 생사를 달리하고, 동생도 세상을 떠났다. 큰 충격에 빠진 어머니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사실상 16살의 나이로 고아가 됐는데, 주변 사람들이 저를 폭도의 자식이라고 했다. 당시는 나이가 어려 4.3이 뭔지도 몰랐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씨는 “세월이 흘러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수십년간 4.3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해준 모든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해 법정을 숙연케 했다. 

팔순을 훨씬 넘기도록 '폭도의 자식'이란 낙인 속에 평생을 살아야 했던 4.3 피해자의 진심어린 인사는 이날 법정에 큰 울림으로 남았다.    

다음은 직권재심 명예회복 명단. 

1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고학남, 강태호, 고명순, 김성원, 홍표열, 김완생, 변기상, 이근숙, 김병로, 고화봉, 신영선, 김응종, 김계반, 김기옥, 박성택, 양자경, 허봉애, 권맹순, 양문화, 양두봉

2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김경곤, 고태원, 백무성, 박홍화, 양덕봉, 신용현, 김기휴, 이경추, 양달효, 오재호, 양두현, 양두영, 강정윤, 박창인, 김용신, 이기훈, 오인평, 오봉호, 김해봉, 변윤선

3차 직권재심(2022년 4월19일)
강성협, 강희옥, 강우제, 이문팽, 고상수, 고창두, 오형운, 송재수, 문종길, 문순조, 홍순표, 정만종, 김형남, 송창대, 김형수, 양성찬, 양달천, 김윤식, 오기하, 전병부

4차 직권재심(2022년 5월3일)
현상림, 김재추, 강순추, 현동하, 오성옥, 오두옥, 현의종, 문학선, 권승길, 양청심, 김계생, 김상화, 홍기표, 양의석, 김종해, 송두화, 송두언, 김석준, 진승림, 고승협

5차 직권재심(2022년 5월17일)
이근진, 김종우, 현재기, 김계휴, 김석룡, 이공일, 홍두식, 오태해, 오만경, 오만군, 강태양, 강달평, 김원봉, 양태봉, 고태익, 강중만, 강창식, 문철희, 문병희, 양영백

6차 직권재심(2022년 5월31일)
김한석, 김희석, 문태화, 오병연, 박상훈, 고창방, 고대진, 고행준, 양재춘, 김동호, 양봉현, 양신경, 정기휴, 정석남, 장진선, 장두문, 송자휴, 김치관, 오성언, 현지호, 이상일, 김강희, 김치봉, 이덕순, 양인행, 양승주, 강태권, 김천권, 강권기, 고두진

7차 직권재심(2022년 6월14일)
양성무, 고병일, 강병생, 안기선, 김재호, 문종석, 이석, 문태보, 양성찬, 김병수, 고성숙, 고군연, 오의혁, 강태룡, 현필윤, 김춘배, 전인봉, 전윤경, 김인보, 장한병, 김팔만, 문종여, 이대여, 조응천, 강태영, 강위관, 송두하, 강인원, 김동호, 김군호 

8차 직권재심(2022년 7월5일)
양창림, 이찬영, 서이윤, 정찬우, 고영우, 강명규, 고철주, 김병옥, 채춘배, 김희봉, 고현춘, 양문규, 박기읍, 이병근, 차주백, 이기인, 허권순, 고재온, 김의형, 김인형, 문상준, 임태훈, 현경호, 양보현, 변규하, 이명환, 김행진, 박관희, 박지호, 박응호

9차 직권재심(2022년 7월12일) 
김현범, 강공효, 양보현, 오기언, 김춘언, 홍순옥, 김인수, 허균(허대호), 고계신, 김도하, 김방택(김나택), 양병규, 양원규, 양인규, 송태신, 이영호, 강병률, 고점수, 강신문, 장창환, 오영일, 현상훈, 전기순, 김영진, 김원하, 진남철, 양남윤, 전기남, 전기집

10차 직권재심(2022년 8월9일)
김시형, 오성욱, 문두찬, 김봉윤, 김병구, 신응철, 진병문, 오용겸, 오도천, 허승익, 김공인, 양창하, 강중옥, 이군형, 문규인, 오희수, 박두하, 고성남, 안인생, 오경철, 박명환, 오창오, 현찬서, 변일성, 신규현, 하인석, 하영선, 양치숙, 이동찬, 박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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