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돌문화공원] ④ 민·관 협력 복원해 설문대전시관 마무리해야...중장기 관리방안 필요

1998년 북제주군 시절부터 “돌문화, 설문대할망신화, 민속문화를 집대성한 역사와 문화의 공간”이란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외 무수한 인사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제주돌문화공원.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기조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돌문화공원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연속기획으로 돌문화공원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설문대할망전시관 조성사업 준공으로 21년 만에 ‘자연과 제주의 삶이 녹아있는 생태·문화공원’ 제주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2021년 2월 2일자 보도자료

이는 2020년까지 사업에 치중함으로서 홍보마케팅 부재로 2019년까지 평균 21만명(유료 73천명, 무료 137천명) 수준이었던 관광객을 앞으로는 ‘명품공원 조성과 더불어 매스마케팅’ 홍보전략을 통하여 2026년 관광객 100만명(유료 관람객 50% 이상)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2021년 4월 1일자 보도자료

제주도(돌문화공원관리소)가 자신 있게 발표한대로 21년 만에 조성 사업을 완료한 제주돌문화공원은 ‘완성’ 됐을까? 개관일을 다시 미뤄 1년 앞으로 다가온 설문대할망전시관은 돌문화공원 전체 청사진의 핵심 공간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시 내용을 내실 있게 채우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자료수집 예산조차 책정하지 않았다. 기증 역시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돌문화공원 고유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시도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20여년의 민·관 협약기간이 끝나고 “홍보 전략”을 펼치겠다는 2021년부터다. 전시·기획 비전문가가 대부분인 행정공무원 중심의 공원관리소가 “적자 개선”, “요구 반영”, “시대 변화” 등의 이유를 들며 시도한 전략이란 것들이, 20년 공들여 쌓아온 돌문화공원의 정체성과 성과를 무너트리고 있는 현실에는 이런 앞뒤가 다른 태도가 작동하고 있다. 

140년째 공사 중인 스페인 가우디 성당. 사진=픽사베이.
140년째 공사 중인 스페인 가우디 성당. 사진=픽사베이.

돌문화공원에 관람객, 입장료 같은 수치를 들이미는 여론이 기억해야 할 사례가 있다. 바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다. 건축가 ‘가우디(Antonio Gaudi y Cornet)’가 설계하면서 일명 ‘가우디 성당’으로도 알려진 작품이다.

이 건축물은 1882년 착공해 140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우디가 사망하고 스페인 내전 등의 난항을 겪었음에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고유의 정체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속도가 아닌 방향에 초점을 맞춰왔다. 지금까지 건설 과정, 운영 유지에 있어 고유한 철학을 지켜온 결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 스페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발전했다. 유행 따라 바람 따라 가벼이 휘둘리는 그저 그런 관광지가 아닌, 자신 만의 정체성을 간직한 ‘Only One’으로 우뚝 선 것이다.

옛 북제주군 당시였던 1999년 민·관 협약에 따라 이어온 돌문화공원 민·관합동추진기획단과의 협업을 편협한 잣대로 폄훼하고, 추진기획단과의 협약기간이 종료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각종 부조화스러운 시설물들을 멋대로 설치하면서 내실은 내팽개친 제주도의 행정편의주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가우디 성당’과 ‘돌문화공원’의 현주소다.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의 이 같은 한계는 바로 철학 부재에 있다. 돌문화공원관리소의 가장 큰 역할은 “가장 제주도적인 문화공원 조성”이라는 1999년 협약서 상의 기본 방향과 목표를 지키는데 있다. 그 동안 사업 과정은 민·관 협력이라는 최소한의 장치로 인해 어렵지만 기본 방향이 유지될 수 있었다. 1999년 협약서에도 “갑(북제주군수)은 공원의 디자인과 설치를 반드시 을(전시자료 무상기증자)의 감독 하에 시공토록 한다”고 규정해 놓은 바 있다. 공무원인 관리소장이 바뀔때마다 그때 그때 목표와 색깔이 달라지는 누더기 공원을 만들지 않겠다는 고(故) 신철주 북제주군수의 확고한 의지에 따른 결정이었다. 

제주돌문화공원 전경. 사진=제주도.
제주돌문화공원 전경. 사진=제주도.
제주돌문화공원 전경. 사진=제주도.
제주돌문화공원 전경. 사진=제주도.

그러나 현재 돌문화공원이 처한 위기를 놓고 볼 때, 결과적으로 돌문화공원의 정체성과 철학은 제주도 공직사회 영역에까지 온전히 공유되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그렇기에 민·관 협력으로 20년 간 쌓아온 돌문화공원의 정체성을, 관 주도로 단 2년 만에 망가뜨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140년이란 긴 시간이 흘러도 방향을 잃지 않은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면 부러움 마저 느껴진다. 돌문화공원을 대하는 제주도가 사그라나 파밀리아 성당에 임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정부의 반의반이라도 닮았다면 “시대 변화”, “요구 반영”, “적자 개선” 같은 가벼운 구호에 휘둘리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거세다. 

특히, 매스마케팅(mass marketing) 홍보전략을 실시해 한해 100만명 입장하는 명품공원을 조성하겠다며 공무원들이 내놓은 대안이 고작 포토존 설치, 전기 카트 운영, 소원 아크릴 와플 울타리, 전시장 빈백 설치 등이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공들여 조성·관리해온 새(띠)밭도 민관 협약이 끝나자마자 공원관리소 측이 기다렸다는듯 갈아엎어 버렸다.

제주돌문화공원 내 조성돼 관리해온 '새밭(새왓)'이 장관을 이루던 모습. 돌문화공원의 새밭은&nbsp;제주 고유의 풍광을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제주다운 곳으로 평가받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제주의소리<br>
제주돌문화공원 내 조성돼 관리해온 '새밭(새왓)'이 장관을 이루던 모습. 돌문화공원의 새밭은 제주 고유의 풍광을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제주다운 곳으로 평가받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제주의소리
돌문화공원 내 새밭(새왓)을 갈아 엎은 자리에 메밀꽃을 심고 가운데로 길을 내 관광객들의 사진촬용 장소로&nbsp; 이용되고 있다. ⓒ제주의소리&nbsp;<br>
돌문화공원 내 새밭(새왓)을 갈아 엎은 자리에 메밀꽃을 심고 가운데로 길을 내 관광객들의 사진촬용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돌문화공원 돌한마을 초가집들은 올해&nbsp; 새 구입 예산이 부족해 다수의 초가집들이 지붕덮기를&nbsp;못해 지붕이 곳곳에 패이고 주저 앉으면서 집안으로 비가 새는 상태다.&nbsp; ⓒ제주의소리<br>
제주돌문화공원 돌한마을 초가집들은 올해  새 구입 예산이 부족해 다수의 초가집들이 지붕덮기를 못해 지붕이 곳곳에 패이고 주저 앉으면서 집안으로 비가 새는 상태다.  ⓒ제주의소리

공원 내 재현된 제주전통의 초가마을을 관리하는데 꼭 필요한 새(띠)밭을  갈아엎은 행위는 무지한 횡포에 가깝다는 비판이다. 갚아엎은 새밭에 메밀꽃이나 유채꽃 등 소위 화려한 경관 식물로 대체해 관광객들을 유입시키겠다는 복안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돌문화공원의 새밭은 제주 고유의 풍광을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제주다운 공간의 한 곳으로 평가받아온 곳이다. 더군다나 중산간 지역의 난개발로 이제 제주에서 새밭은 찾아보기 힘든 곳이 되어 버렸다. 

‘새’는 벼과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억새, 바랭이새, 솔새,  등등 ‘새’의 이름은 많다. 제주에서 말하는, ‘새’는 식물명 ‘띠’를 말한다. ‘새’로 초가지붕을 일고 ‘노람지’, ‘주젱이’를 만들었다. ‘노람지’는 이엉(초가집의 지붕이나 담을 이기 위하여 짚이나 새 따위로 엮은 물건), ‘주젱이’는 ‘눌’ 따위를 덮는 뚜껑이다. 

이처럼 ‘새’는 의식주(衣食住) 중에서 주(住)와 관련되어 있어 제주사람들은 ‘새’를 중히 여겼다. ‘새’가 잘 자라는 곳은 마소가 들어가지 못하게 담을 둘렀다. 가을에는 누가 베어갈까 지키기도 하고 봄에는 가시덤불을 캐낼 정도였다. 이런 곳을  ‘새왓’(새밭)이라고 불렀다. 그런 곳을 한순간에 갈아엎어 버렸다. 돌문화공원 내 장관이었던 새밭이 지금은 시들어버린 메밀꽃과 잡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돌문화공원관리소가 설치한 포토존. 민관협약 기간이 종료된 직후 공원관리소에 의해 세워진 이 철제구조물 포토존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회심(?)의 전략이었으나 대자연을 펼쳐놓아야 할 곳을 그저 그런&nbsp;공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제주의소리&nbsp;
돌문화공원관리소가 설치한 포토존. 민관협약 기간이 종료된 직후 공원관리소에 의해 세워진 이 철제구조물 포토존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회심(?)의 전략이었으나 대자연을 펼쳐놓아야 할 곳을 그저 그런 공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제주의소리 
돌문화공원관리소가 설치한 소원 기원 아크릴 와패. 가장 제주다운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이 곳에 여느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원기원 아크릴 와패 울타리 설치는 '공무원스럽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돌문화공원관리소가 설치한 소원 기원 아크릴 와패. 가장 제주다운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이 곳에 여느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원기원 아크릴 와패 울타리 설치는 '공무원스럽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전기카트가 다닐 공원 내 도로 확충을 위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nbsp; 지난 달 8일 공사 모습. ⓒ제주의소리<br>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전기카트가 다닐 공원 내 도로 확충을 위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달 8일 공사 모습. ⓒ제주의소리

# 민·관 협력 복원해 돌문화공원 마무리, 장기 발전 밑그림도 

본래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공무원 조직, 돌문화공원 추진기획단과 담당 공무원들 간의 공감대 형성 부족 등 돌문화공원이 처한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든, 지금은 더 이상 고유한 가치를 깨뜨리지 않고 돌문화공원을 완성시키면서 그 위에서 온전하게 발전하는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제주의소리] 연속 기획보도를 통해 망가지고 있는 돌문화공원 실태가 고발된 이후, 돌문화공원의 개선 방향이 곳곳에서 제시되는 상황이다. ▲공기관 위탁 운영 ▲도지사 직속 추진 위원회 설치 ▲상임 민·관 운영단 ▲재단 설립 등 단기 처방부터 중장기 과제까지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무엇이 됐든 지금처럼 사실상 공원관리소 독단으로 공원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데는 이구동성이다. 돌문화공원의 가치와 가능성을 충분히 공감하는 민간 전문가들이 최소한 전시기획과 공원 운영 등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20여년 공들여 조성해온 제주돌문화공원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제주돌문화공원 전경. 사진=제주도.
제주돌문화공원 전경. 사진=제주도.
돌문화공원에 야외 공간에 전시된 돌하르방. 사진=제주도.
돌문화공원에 야외 공간에 전시된 돌하르방. 사진=제주도.

돌문화공원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제주원로 장정언 전 국회의원은 “설문대할망전시장부터 구석구석까지 현재 돌문화공원은 미완성 상태다. 그런데 제주도는 민관협약 계약 만료를 이유로 들어 돌문화공원 민·관합동추진기획단을 공원 관리에서 손을 떼게 만들고, 그 사이 벌인 행태는 정말 답답하고 안타깝다”라고 혀를 찼다. 

장 전 의원은 또, “돌문화공원의 관리 운영은 지금처럼 전적으로 공무원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돌문화공원을 왜 조성됐는지, 앞으로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그 정신적 가치가 온전하게 공유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돌문화공원을 단순한 관광상품처럼 여겨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장정언 전 의원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관 재임 당시 돌문화공원을 찾은 적이 있다. 그는 제주와 이렇다할 인연이 없음에도 돌문화공원을 둘러보고 나서 ‘국비가 이런 데 가줘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가치를 높이 판단했다. 많은 국내외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돌문화공원에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면서 “독자적으로 발달한 제주 문화, 신화 문화를 돌에 불어넣은 생명의 도량이 바로 돌문화공원이다. 그 배경에는 돌문화공원 조성 전 이미 30여년 간 제주돌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수만점에 달하는 소장품을 돌문화공원에 무상 기증한 백운철이라는 한 사람의 열정이 존재했다. 최초 계획대로 만들어진다면 돌문화공원은 청소년이 꿈을 품고, 중·장년은 희망을 얻고, 노년은 치유 받는 특별한 장소가 되리라 확신한다. 그렇기에 요즘 돌문화공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더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유년시절부터 탐라목석원을 놀이터 삼아 지내면서 돌문화공원에 애정을 지닌 양종훈 사진작가(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는 “해외 유명 건축물이나 시설을 보면 창립자 혹은 건축가를 기억하는 공간을 내부에 만들어 놓기도 한다. 돌문화공원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공간이 필요해 보인다. 크기는 중요치 않다. 백운철, 신철주라는 인물을 조명하고 돌문화공원의 시작과 추진 과정을 보여주는 곳이 공원 안에 존재한다면 원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편하고 손쉽게 둘러보는 관광지는 전국, 전 세계에 널리고 널렸다. 며칠, 혹은 몇 달, 혹은 일 년 넘게 찾아와야 매력을 온전히 느끼는 그런 느림의 명소로 돌문화공원을 만들 수는 없을까”라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돌문화공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남춘 제주대 교수 역시 한 목소리로 공원 운영 개선을 촉구했다.

허남춘 교수는 현재 돌문화공원이 처한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 부임했던 돌문화공원관리소장들은 ‘15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는데 왜 관광객이 이것밖에 안오느냐’는 식으로 도의회 같은 곳에서 혼이 나면서 그 즉시 눈치를 보고 우왕좌왕한다.”며 “그런데 따져볼 부분이 전체 예산 가운데 1000억원 가량이 투입된 돌문화공원의 핵심 공간인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아직 개관을 하지 못했다. 문제는 설문대할망전시관 콘텐츠를 채우지도 않고서 이곳저곳에서 혼이 나니 그것에 대응하고자 전기 카트를 가져오고, 하늘연못에 장화를 신고 들어가고, 아크릴 와패를 채우는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행정의 졸속적인 관광객 유치 전략이 나오면서 정체성을 완성시켜가는 기존의 공원 디자인과 엇박자가 난 셈”이라고 분석했다. 

돌문화공원 내 '전설의 통로' 코스.&nbsp; 제주 현무암 거석이 주는 대자연의 장엄함은 그 어떤 조형물 대작이 들어서도 대신할 수 없다. 사진=제주도.
돌문화공원 내 '전설의 통로' 코스.  제주 현무암 거석이 주는 대자연의 장엄함은 그 어떤 조형물 대작이 들어서도 대신할 수 없다. 사진=제주도.
돌문화공원 내 오백장군 위령탑. 사진=제주도.
돌문화공원 내 오백장군 위령탑. 사진=제주도.

허남춘 교수는 “돌문화공원은 20년 동안 민간과 관이라는 두 개의 축이 조화롭게 합쳐서 만들어졌다. 행정의 역할이 큰 만큼 민간 기획단의 공도 크다. 현재 미완성인 설문대할망전시관과 돌문화공원에는 무상기증자인 백운철 기획단장의 마무리 역할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공원 전체에 걸쳐 20여년 백운철 단장이 해온 노력을 받아들이면서 제주도와 소통할 새로운 추진단이 만들어져야 할 때다. 새로운 추진단의 역할은 최초의 디자인과 기획취지를 수렴하면서 동시에 돌문화공원에 문화 콘텐츠를 채워야 할 것이다. 이후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별도의 독립 재단까지 출범시켜 중장기적으로 돌문화공원을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공원으로 발돋움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렇기에 제주도는 더 이상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3~4년은 설문대할망전시관의 콘텐츠를 제대로 채우면서 돌문화공원을 완성시킬 소중한 시기다. 설문대할망전시관 내 신화관은 전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신화 콘텐츠를 보여줄 공간이다. 제대로 만든다면 ‘신화’라는 제주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드러낼 기회가 될 것이다. 설문대할망전시관이 세계적인 전시관으로 만들어지도록, 돌문화공원이 세계에서 독보적인 공원이 되도록 오영훈 도정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돌문화공원은 그저 그런, 흔하디 흔한 관광지가 아니다. 

제주 돌 문화, 신화 문화라는 제주 고유의 DNA를 자연 속에서 온전히 느끼는 ‘철학과 가치’를 담은 공간이다. 조성 과정도 한 개인이 일평생 모은 소장품을 무상으로 기꺼이 내놓고 행정이 그에 화답하는 민·관이 동등한 역할과 책임으로 만들어져 왔다. 관람객이 얼마나 많이 증가했는지 전기셔틀차 수익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는 최우선 평가순위가 아니다. 제주나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돌문화공원을 얼마나 본래 취지대로 만들어가고 있는지, 조급증을 버리고 긴 안목과 목표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산간 공간을 얼마나 창조적으로 이해했는지에 놀랐습니다. 공간과 돌들의 조화, 주변 숲과 자연과의 조화…, 완벽한 조성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예술가로서 박물관 안에 돌을 채워 넣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도전이었을텐데 이렇게 훌륭한 공간을 만들어낸 것에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멕시코의 리카르도 레고레타(Ricardo Legorreta)가 지난 2008년 제주돌문화공원을 찾아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비단 레고레타가 세계적인 건축가여서, 특별한 안목이 있어서 공감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공감하는 점은 ‘제주돌문화공원은 흔한 관광지가 아니다.’란 점이다.  조성 취지와 달리 흔한 관광지로 전락하고 있는 돌문화공원의 중장기적 관리방안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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