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왓 칼럼] 이건웅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청소년인권활동가

사진=픽사베이.
교사와 학생들에게 지금처럼 형식적인 인권교육이 아닌 인권강사를 육성해서 제대로 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얼마 전 제주여자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재학시절에 있었던 학생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보고서 발표로 제주가 떠들썩했었다. 보고서 내용에는 교사로부터 학생들이 폭언 등 학생 인권을 침해를 당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담겨 있었다. 비공식적인 보고서이기는 했지만 학생 인권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것처럼 아직도 공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위 사례처럼 교사가 학생에게 학생 인권침해를 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사인들이 있다. 그중에 심각한 사안 중 하나는 과중한 학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일주일 근로시간이 평균 40.9시간이다. 학생들의 학업 시간은 일주일 기준 약 50시간이다. 근로시간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것이 지금 학생들의 교육 현실이다. 학업 과중이 왜 학생 인권과 관련이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업 과중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는 학생들도 있고 실제로 목숨을 끊는 학생들도 있다. 그만큼 학업 과중이 학생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학업량이 과중한 그 바탕에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소위 좋은 대학교라고 불리는 그런 대학교에 입학해야 하고 그런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학교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생활기록부에 대학교에서 이 학생은 모범생으로 학교생활을 착실하게, 착하게 잘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생활기록부를 작성해주는 선생님께 잘 보여야 하고 또 다른 것은 수능 점수를 잘 받아야 한다. 학교 시험성적과 수능 성적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학업량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지켜야 하는 교칙들을 보면 아직도 구시대적이고 반인권적인 내용을 가진 교칙들이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직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생다워야 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염색을 규제당하고 화장, 파마, 복장까지도 규제를 당하고 있는 것이 지금 학교의 현실이다. 학교 교칙 대토론회 등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학생들이 미성숙하다는 인식으로 그 목소리를 잘 반영하지 않는다. 더불어 학부모들의 영향이 학교에서 강하기 때문에 교사들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싶지만, 학부모로 인해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이번 제주여자고등학교 학생 인권침해 사건처럼 학생이 교사에게 인권침해를 당하고도 재학 중에 고발하지 못하고 졸업을 한 이후에 고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활기록부 관련 내용 때문이다. 생활기록부 내용을 좋게 쓰기 위해서는 교사와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학교에 재학 중에는 자신이 당하거나 본 학생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것은 고발하지 못하는 학생들 잘못이 아니다. 학생들이 자신이 받은 인권침해를 고발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이 사회의 잘못이다.

이건웅 청소년인권활동가
이건웅 청소년인권활동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들에게 지금처럼 형식적인 인권교육이 아닌 인권강사를 육성해서 제대로 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학교문화를 변화시켜 학생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더는 인권침해를 받지 않는 사회, 학생들이 인권침해를 받더라도 그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문화, 그리고 학업이 과중한 교육이 아닌 정말로 학생들이 받고 싶어 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이제는 행동해야 한다.  / 이건웅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청소년인권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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