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재심, 역사의 기록] (14) 제주법원, 9차 직권재심 30명 전원 무죄...총 270명 4.3 희생자 무죄

내란죄와 국방경비법 위반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희생당한 제주4.3희생자 30명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따라 직권재심으로 무죄가 선고된 4.3 희생자는 총 27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1부(재판장 장찬수)는 12일 오전 201호 법정에서 내란죄와 국방경비법 위반 등으로 억울한 옥살일 한 4.3희생자 30명 전원에게 직권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했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이 아홉 번째로 청구한 이번 직권재심은 4.3 군법회의 당시 희생된 망인의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피고인들은 1948년과 1949년 제주에서 내란죄와 국방경비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군사재판에 회부, 유죄 판결을 받은 무고한 민간인들이다.

4.3이 발생한 이후 불법 군법회의로 수형 생활을 한 피해자는 2530명으로 파악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4.3 당시 민간인을 대상으로 군법회의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정부기록보존소 ‘군법회의 명령’ 수형인명부를 발굴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군법회의에서 재판을 받은 4.3희생자는 잔혹한 고문과 학살을 당했거나, 대부분 육지형무소로 끌려갔고, 한국전쟁으로 행방불명됐다.

검찰은 모두 진술에서 "피고인 김현범씨 등 9명은 내란죄로 1948년 군법회의에서 남로당과 공모해 무력 폭동을 일으켰고, 피고인 강봉길씨 등 21명은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로 남로당 제주도당 당원을 구원하거나 은닉 보호하고, 간첩활동을 한 혐의가 있다"며 "하지만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 검찰의 최종 의견은 피고인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무죄 판결을 선고해 달라"고 무죄 구형을 요구했다.

김정은 국선변호사는 "제대로 된 재판도 변호도 받지 못했다. 기록도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며 "피고인 김현범씨 등 30명의 무고한 제주도민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최후 변론했다.

돌아가신 피고인들의 유족들에게 재판부는 최후 진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강경휴씨는 "어머니가 저를 임신해서 만삭일 때 외도동 친정에 갔었는데 당시 노형에 있던 아버지가 행방불명이 됐다"며 "어머니는 저를 낳으시고 2살 때 돌아가셔서 14살까지 보육원에서 생활했다. 4.3으로 사촌과 6촌 모두 피해를 당해서 가장 가까운 친척이 9촌 삼촌이다. 이번 재심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유족 진용선씨는 "큰아버지가 진남철씨로 저는 조카다. 큰아버지는 결혼하고 3일만에 경찰에 잡혀가서 행방불명이 됐고, 큰어머니는 큰아버지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시다 결국 자살하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큰아버지는 나중에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다 전쟁이 나면서 행불이 됐다. 죄없이 고통을 당하셨다. 이렇게 재심을 통해 명예회복이 돼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법정에 나와있는 한겨레신문 허호준 기자와 허영선 4.3연구소 소장을 직접 호출해 재판에 대한 소감을 듣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없으면 무죄다. 직권재심수행단도 제출할 증가거 없다고 '무죄 구형'을 요구했다"며 "피고인 30명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하자 박수 세례가 쏟아졌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무죄를 구형했기 때문에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지냈으면 한다"고 유족을 위로했다. 

다음은 직권재심 명예회복 명단. 

1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고학남, 강태호, 고명순, 김성원, 홍표열, 김완생, 변기상, 이근숙, 김병로, 고화봉, 신영선, 김응종, 김계반, 김기옥, 박성택, 양자경, 허봉애, 권맹순, 양문화, 양두봉

2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김경곤, 고태원, 백무성, 박홍화, 양덕봉, 신용현, 김기휴, 이경추, 양달효, 오재호, 양두현, 양두영, 강정윤, 박창인, 김용신, 이기훈, 오인평, 오봉호, 김해봉, 변윤선

3차 직권재심(2022년 4월19일)
강성협, 강희옥, 강우제, 이문팽, 고상수, 고창두, 오형운, 송재수, 문종길, 문순조, 홍순표, 정만종, 김형남, 송창대, 김형수, 양성찬, 양달천, 김윤식, 오기하, 전병부

4차 직권재심(2022년 5월3일)
현상림, 김재추, 강순추, 현동하, 오성옥, 오두옥, 현의종, 문학선, 권승길, 양청심, 김계생, 김상화, 홍기표, 양의석, 김종해, 송두화, 송두언, 김석준, 진승림, 고승협

5차 직권재심(2022년 5월17일)
이근진, 김종우, 현재기, 김계휴, 김석룡, 이공일, 홍두식, 오태해, 오만경, 오만군, 강태양, 강달평, 김원봉, 양태봉, 고태익, 강중만, 강창식, 문철희, 문병희, 양영백

6차 직권재심(2022년 5월31일)
김한석, 김희석, 문태화, 오병연, 박상훈, 고창방, 고대진, 고행준, 양재춘, 김동호, 양봉현, 양신경, 정기휴, 정석남, 장진선, 장두문, 송자휴, 김치관, 오성언, 현지호, 이상일, 김강희, 김치봉, 이덕순, 양인행, 양승주, 강태권, 김천권, 강권기, 고두진

7차 직권재심(2022년 6월14일)
양성무, 고병일, 강병생, 안기선, 김재호, 문종석, 이석, 문태보, 양성찬, 김병수, 고성숙, 고군연, 오의혁, 강태룡, 현필윤, 김춘배, 전인봉, 전윤경, 김인보, 장한병, 김팔만, 문종여, 이대여, 조응천, 강태영, 강위관, 송두하, 강인원, 김동호, 김군호 

8차 직권재심(2022년 7월5일)
양창림, 이찬영, 서이윤, 정찬우, 고영우, 강명규, 고철주, 김병옥, 채춘배, 김희봉, 고현춘, 양문규, 박기읍, 이병근, 차주백, 이기인, 허권순, 고재온, 김의형, 김인형, 문상준, 임태훈, 현경호, 양보현, 변규하, 이명환, 김행진, 박관희, 박지호, 박응호

9차 직권재심(2022년 7월12일) 
김현범, 강공효, 양보현, 오기언, 김춘언, 홍순옥, 김인수, 허균(허대호), 고계신, 김도하, 김방택(김나택), 양병규, 양원규, 양인규, 송태신, 이영호, 강병률, 고점수, 강신문, 장창환, 오영일, 현상훈, 전기순, 김영진, 김원하, 진남철, 양남윤, 전기남, 전기집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