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주지방법원 형사4부가 제주4.3 특별재심 2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제주의소리
21일 제주지방법원 형사4부가 제주4.3 특별재심 2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제주의소리

검찰의 항고 논란이 일었던 제주 4.3 피해자 14명의 명예가 회복됐다. 재심 청구자들의 변호인은 검찰의 항고로 유족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었다며 작심발언을 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부는 21일 오전 10시30분과 오전 11시10분 4.3 특별재심 2건에 대한 공판을 열어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2건(13명+1명)에 대한 무죄 선고가 이뤄지면서 4.3특별법 전면 개정 이후 총 52명이 특별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했다.

이날 특별재심 2건은 올해 3월 검찰이 절차적 적정성 등을 주장하면서 항고해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다. 검찰의 항고는 결국 광주고등법원에서 기각됐다. 

광주고법의 기각 이후 검찰은 기간 내 재항고하지 않았고, 사건은 다시 제주지법에 배당됐다. 재판부는 검찰의 항고 논란이 일었던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법정 내부 촬영을 허가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재심 청구 6개월여만에 진행된 공판기일에서 청구인들의 변호인 법무법인 ‘원’의 문성윤 변호사는 검찰의 항고로 유족들의 고통이 해소되기는커녕 불면의 시간을 보냈다고 작심해 비판했다. 

문성윤 변호사가 검찰의 항고로 재심 청구자들인 4.3 피해자 유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작심 발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문성윤 변호사가 검찰의 항고로 재심 청구자들인 4.3 피해자 유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작심 발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문 변호사는 “청구인들은 재심 개시 결정으로 한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검찰이 재심 개시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즉시항고했다는 얘기를 들어 가슴이 ‘쿵’ 떨어지는 충격을 받았다. 청구인 대부분 70~80대 고령자”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의 유족들은 검찰의 항고로 연좌제 등에 시달리던 과거처럼 잘못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고, 고통이 해소되기는커녕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의 날을 보내는 이중의 고통을 받았다. 변호인도 유족들의 항의에 대해 속시원이 대답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변호사는 “광주고법이 검찰의 항고를 기각할 때까지 유족들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지체된 정의는 더 이상 정의가 아니다. 물리적인 시간이 짧아도 유족 가슴에 남은 충격을 생각하면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시간이 지나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령의 유족들로서는 조금이라도 지체할 수 없는 시간이다. 대법원은 국가폭력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희생에 대해 ‘역사의 수레바퀴에 스러져간 영혼은 그 누가 달랠 수 있겠는가? 이 결정이 그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지, 얼마나 위로가 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그 청구의 당부를 엄정하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고 덧붙였다. 

문성윤 변호사가 검찰의 항고 논란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한 유족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문성윤 변호사가 검찰의 항고 논란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한 유족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문 변호사는 “공권력의 광란시대에 살았던 희생자들이나 재심청구인들은 이 사건 특별재심을 통해 최소한의 억울함이라도 풀려고 한다. 피고인들에게 무죄 판결을 선고해달라”고 무죄를 변호했다. 

이어 검찰은 재심 청구인들의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밝히면서 “희생자들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의 무죄 구형과 변호인의 무죄 변론에 따라 재판부는 곧바로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선고 이후 어떤 유족들은 눈물을 흘렸고, 또 다른 유족들은 박수를 치면서 기쁨을 누렸다. 

이날 명예가 회복된 4.3 희생자 고(故) 박경생의 딸 박부자 할머니는 “4.3 때 8살에 나이에 아버지가 경찰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봤다. 어렵게 재심을 청구했는데, 검찰이 항고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제라도 무죄 판결을 받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4.3 당시 6살이었던 고춘자 할머니는 이날 아버지 고 고한수의 명예가 회복되자 재판부에 거듭 감사를 표하면서 재판부를 향해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또 명예가 회복된 고 현상순의 조카 현말옥 할머니는 3살의 나이로 4.3을 겪으면서 아버지와 작은 삼촌을 잃었다. 

현 할머니는 “돌아가신 어머니는 혹시 아버지가 살아있을까 평생을 바다만 바라보셨다. 연좌제로 직장도 못다니고 멸시 받으면서 살았다. 삼촌이 돌아가신 날짜를 몰라 생신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돌아가신 장소라도 알면 그곳의 흙을 비석 주변에 뿌리고 싶다. 다음생에라도 아버지와 삼촌을 만나면 무죄 선고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무죄가 선고되자 유족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무죄가 선고되자 유족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다음은 특별재심 명예회복 명단. 

2022년 3월29일
김정유, 고태명, 이경천, 정양추, 오성창, 홍만선, 강석주, 강병주, 강익수, 김경욱, 양치선, 김경종, 현태집, 김재은, 문성보, 문성언, 박남섭, 양계운, 양운종, 장진봉, 한신화, 양규석, 강상호, 강병식, 강동구, 고명옥, 고윤섭, 변병출, 박원길, 박갑돈, 이재인, 장임생, 한순재

2022년 5월31일
강승하, 김두창, 한창석, 이경원

2022년 6월14일
고창옥

2022년 6월21일
현봉집, 홍숙, 문재옥, 박경생, 양서학, 강상문, 이남구, 양석구, 김천종, 고우삼, 고한수, 강상휴, 김영문

2022년 6월21일 
현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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