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계약정지 및 해지 조항 문제 삼아…협의체 논의 결렬 될 땐 장기화 전망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이 들어선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독소조항이 담긴 재계약서를 제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의소리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이 들어선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독소조항이 담긴 재계약서를 제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의소리

전국택배노동조합 산하 우체국본부가 18일 전국적인 총파업에 돌입한다. 우정사업본부와의 임금교섭 과정에서 불거진 계약서 개정 내용 때문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이 들어선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쉬운해고 노예계약서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예고된 이번 파업은 사측과 노조 간 사회적합의 현실화를 위한 임금협상 중 계약서 개정안에 담긴 내용 때문에 촉발됐다. 

노조 측은 오는 7월 1일 재계약을 앞두고 사용자 측인 우정사업본부와 계약서를 개정하는 단계에서 ‘계약정지 및 해지 조항’을 문제 삼으며 계약서를 이른바 ‘노예계약서’로 부르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계약서 개정안에 화물차량에 현수막 등을 부착하거나 중량, 부피 등 이유로 우편물 수수를 거부할 경우 경고로 시작해 계약정지와 해지까지 통보할 수 있다는 등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는 이유다.

더군다나 ‘우편사업 정책 변경, 물량 감소, 폐업의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도 택배 노동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위탁 배달 물량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해고할 수 있다는 건 사실상 마음대로 해고하겠다는 선전포고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는 지난 13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며 합법적 쟁의권을 획득,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조합원 70% 이상 찬성을 얻어 총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계약서를 작성하면 되는데 왜 독소조항을 넣어가면서까지 개정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공공기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민간기업으로 확산될 것이 뻔하다며 왜 윤석열 정부 들어서 갑자기 이런 태도를 보이느냐고 지적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이 들어선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독소조항이 담긴 재계약서를 제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의소리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이 들어선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독소조항이 담긴 재계약서를 제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의소리

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새 계약서는 쉬운 해고를 위한 계약정지, 해지 조항이 담긴 노예계약서”라면서 “그간 임금교섭 전체를 무위로 돌리는 신뢰 파괴 행위이자 협상파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약정지 조항은 관리팀장의 눈 밖에 날 경우 언제든 무차별 징계를 당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택배 현장은 사측과 관리팀장의 압박에 숨도 쉬기 어려웠던 10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 계약서는 정책 변화, 물량 감소, 폐업의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는 2년마다 계약을 해야 하는 상시적 해고 위험에 시달리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는 잔인한 조항”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조항들은 택배기사 처우개선을 위해 만들어진 생활물류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사회적합의의 취지에 정면 역행하는 것”이라며 “민간기업조차 쉽게 넣지 못하는 조항을 공공기관이 거리낌 없이 넣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노조는 “국가기관인 우체국 계약서에 독소조항이 들어간다면 급속히 민간기업에 확산돼 모든 노동자 계약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물류지원단은 노사간 약속을 끊임없이 뒤집어 엎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단체협약으로 1인당 주간 950개 물량을 보장하겠다 해놓고 지키지 않으며, 과로사 방지 사회적합의에 서명하고서도 분류작업비용을 지급해왔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5월에는 임금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노예계약서를 들이밀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는 재계약서 작성 1개월을 남기고 노예계약서를 들이밀었다. 생활물류법에 따라 6년짜리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2년짜리 계약서를 내밀며 대량해고의 길을 열어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노조에 적대적 언사를 해온 윤석열 정부와 코드를 맞추고 정권을 등에 업은 채 상식을 벗어난 노예계약을 강요하려 날뛰는 것”이라며 “우정사업본부는 파국을 막고자 한다면 노예계약서를 철회하고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지역 노동자들은 고용위기를 극복하고 사느냐 죽느냐 절박한 갈림길에 섰다. 꼼수와 탄압을 일삼는 행동에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18일 예정된 총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며, 우정사업본부와의 상시협의체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간을 늘리는 등 장기전을 펼칠 방침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이 들어선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독소조항이 담긴 재계약서를 제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의소리
노예계약서가 적힌 종이를 찢어보이는 노동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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