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법 형사4-2부 14일 선고, 7번째 직권재심 30명 전원에 무죄

제주4.3 첫 직권재심이 이뤄졌던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해당 법정에서 4.3 관련 재심 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4.3 첫 직권재심이 이뤄졌던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해당 법정에서 4.3 관련 재심 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4.3 7번째 직권재심으로 30명의 명예가 추가 회복됐다.

이들 중 한 유족은 지난해가 되서야 자신의 작은 아버지가 4.3 희생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후손들이 연좌제 등에 시달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조부모와 부모 모두 자손들에게 4.3희생자가 가족 중에 있다는 사실을 수십년 알리지 않은 사례다. 

14일 오전 10시30분 제주지방법원 형사4-2부 심리로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이 7번째로 청구한 직권재심 30명에 대한 공판에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피고인 전원은 망인이며,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들의 형제와 자녀, 조카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이날 직권재심 청구자들의 변호인인 문성윤 변호사는 “피고인 중 고(故) 김춘배의 경우 목수로 일하다 4.3당시 22살의 나이로 연행됐다. 갖은 고문에 의해 20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형무소 관리가 안돼 석방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을 떠돌다 5.16 쿠데타 이후 다시 수감됐지만, 김춘배의 처가 판결문 원본 멸실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다시 석방됐다. 김춘배는 출소 이후 고문 후유증으로 걷지도 못했고, 시력도 잃어 고생을 하다 생을 마감했다. 비극적인 운명”이라고 변호하면서 전원 무죄 선고를 요구했다.  

앞선 직권재심처럼 이날도 검찰의 무죄 구형과 변호인의 무죄 변론, 재판부의 무죄 선고까지 한꺼번에 이뤄졌다. 4.3 직권재심으로 명예가 회복된 누적 4.3 피해자는 총 160명이다. 

고(故) 조흥천의 조카 조모씨는 지난해에야 자신의 작은 아버지가 4.3 피해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가 ‘작은 아방(작은 아버지) 제사’라면서 제사를 지냈다. 삼촌(작은 아버지)이 언제 돌아가셨는지 몰라 삼촌의 생일날 제사를 지냈다. 할머니도, 어머니도,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묘도 없는 삼촌의 제사를 잘 지내야 한다는 말만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게 다른 지역에서 40년 가까이 지내다가 지난해 삼촌이 4.3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4.3 유족회의 도움이 컸다”고 한 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제주에서 조부모, 부모들이 연좌제 등을 우려해 후손들에게 4.3 당시에 대해 아무런 얘기를 해주지 않고 고인이 된 사례가 상당하다. 조씨도 마찬가지다. 

이날 명예가 회복된 4.3 피해자 유족 8명은 법정에서 무죄 선고에 대해 감사 인사를 거듭 전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고맙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 4.3 희생자와 유족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명예회복이 너무 늦었다. 되레 정부가 여러분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도 법정에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고 이사장은 "평화재단에서 추가진상조사를 하게 됐다. 행불인들 피해조사도 하게 됐는데, 모든 힘을 다해서 조사를 잘 하겠다. 그것이 한을 푸는 길"이라며 "다시는 우리 역사에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재판부가 고맙다 말하지 말라 하는데, 4.3 아픔에 공감하면서 재판에 임하는 판사와 검사의 자세 자체가 고맙다"고 깊은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직권재심 명예회복 명단. 

1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고학남, 강태호, 고명순, 김성원, 홍표열, 김완생, 변기상, 이근숙, 김병로, 고화봉, 신영선, 김응종, 김계반, 김기옥, 박성택, 양자경, 허봉애, 권맹순, 양문화, 양두봉

2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김경곤, 고태원, 백무성, 박홍화, 양덕봉, 신용현, 김기휴, 이경추, 양달효, 오재호, 양두현, 양두영, 강정윤, 박창인, 김용신, 이기훈, 오인평, 오봉호, 김해봉, 변윤선

3차 직권재심(2022년 4월19일)
강성협, 강희옥, 강우제, 이문팽, 고상수, 고창두, 오형운, 송재수, 문종길, 문순조, 홍순표, 정만종, 김형남, 송창대, 김형수, 양성찬, 양달천, 김윤식, 오기하, 전병부

4차 직권재심(2022년 5월3일)
현상림, 김재추, 강순추, 현동하, 오성옥, 오두옥, 현의종, 문학선, 권승길, 양청심, 김계생, 김상화, 홍기표, 양의석, 김종해, 송두화, 송두언, 김석준, 진승림, 고승협

5차 직권재심(2022년 5월17일)
이근진, 김종우, 현재기, 김계휴, 김석룡, 이공일, 홍두식, 오태해, 오만경, 오만군, 강태양, 강달평, 김원봉, 양태봉, 고태익, 강중만, 강창식, 문철희, 문병희, 양영백

6차 직권재심(2022년 5월31일)
김한석, 김희석, 문태화, 오병연, 박상훈, 고창방, 고대진, 고행준, 양재춘, 김동호, 양봉현, 양신경, 정기휴, 정석남, 장진선, 장두문, 송자휴, 김치관, 오성언, 현지호, 이상일, 김강희, 김치봉, 이덕순, 양인행, 양승주, 강태권, 김천권, 강권기, 고두진

7차 직권재심(2022년 6월14일)
양성무, 고병일, 강병생, 안기선, 김재호, 문종석, 이석, 문태보, 양성찬, 김병수, 고성숙, 고군연, 오의혁, 강태룡, 현필윤, 김춘배, 전인봉, 전윤경, 김인보, 장한병, 김팔만, 문종여, 이대여, 조응천, 강태영, 강위관, 송두하, 강인원, 김동호, 김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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