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공식 포스터.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공식 포스터.

제주를 배경으로 삼으며 전국적인 인기를 끈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막을 내렸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제주 푸릉리라는 가상의 공간을 중심으로 얽힌 14명의 주인공들의 사연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드라마다. 국내 탑 클래스 배우들이 줄줄이 캐스팅되며 방영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특히 작중 배경이 된 제주섬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된 작품이기도 하다.

생기 넘치는 오일장, 치열한 삶의 터전인 바당 등 공간적 배경은 물론, 모든 등장인물이 하나로 연결된 제주 특유의 '괸당 문화'까지, 투박하지만 따뜻한 제주인의 삶을 녹여내는데 충실한 작품으로 평가됐다.

◇  뛰어난 고증 제주 해녀 문화, 초고령화에 명맥 유지 위기

제주 출신의 국민배우 고두심이 분한 '춘이 삼춘'을 필두로 제주의 해녀 문화를 다채롭고 소탈하게 풀어냈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된 조업 속에서 상군 해녀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엄격한 질서와 끈끈한 정(情)은 뛰어난 고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제주 고유의 해녀 문화는 명맥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제주도내 해녀의 수는 2000년 5789명에서 2010년 4995명으로 줄었고, 2017년에는 3985명으로 4천명 선에서 주저앉았다. 2018년 3898명, 2019년 3820명, 2020년 3613명으로 감소했고, 2021년에는 3437명으로 떨어졌다.

이마저 90%가 넘는 해녀가 60세 이상의 고령의 해녀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이중에서도 60~69세 해녀는 990명으로 전체 28.8%에 불과하고, 나머지 62.4%인 2146명은 70세 이상의 초고령 해녀다.

50~59세 해녀는 218명으로 6.4%, 30~49세 해녀는 90명으로 2.3%에 불과하다. 30세 미만인 해녀는 제주도 전역을 통틀어 단 3명이다. 작중 푸릉리의 배경을 적용하면 제주도내 30세 미만의 모든 해녀가 푸릉리에 모여있는 셈이다.

2021년에는 해녀 조업중 안전사고도 총 11건으로 두 자릿수로 늘었다. 고령의 해녀 비율이 높아짐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 맛깔스럽게 풀어낸 현지 '제주어'...소멸 위기 극복해야

'우리들의 블루스'는 공간배경 설정에 충실해 다수의 배우들이 '제주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물론, 제주 토박이들에겐 배우들이 구사하는 '제주어 솜씨'의 어색함(?)을 찾아내는데 더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게끔 하는 또 다른 재밋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영화 등에서 현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어설픈 제주어'를 봐온터라 배우들의 열연은 빛을 발했다. 네이티브 제주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시청자를 고려해 제주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자막이 뜨기도 했다.

다만, 도민사회가 주지하다시피 제주어는 명맥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2010년 12월 제주어를 '소멸 위기의 언어'로 지정했다. 

소멸위기 언어 등록은 국제사회가 제주어를 단순 지방 사투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서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제주어는 섬이라는 독특한 환경이 반영돼 중세 국어가 살아있어 연구 가치가 높은 언어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곳곳에서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지켜내고 전승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지만, 제주어 보전정책과 활용방안 마련은 여전히 시급한 실정이다. 별도 기관으로 설립된 제주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제주어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제주어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초 방안 연구'가 시행돼 하반기 결론내려질 예정이다. 제주도는 제주어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올해 '제4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제주의소리
tvN '우리들의 블루스' 방송 화면 캡처

◇ 피날레 장식한 '한라산 백록담'...무개념 탐방객 대비책 시급

드라마의 피날레는 배우 이병헌의 한라산 등반 씬이 장식했다. 한라산 백록담은 이병헌이 어머니(김혜자 분)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는 소구로 활용됐다. 모자 간의 먹먹한 과거사와 맞물려 아름다운 겨울 한라산의 비경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위로를 전했다.

한라산은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면서 일부 '무개념 탐방객'에 의한 크고 작은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한라산 영실코스를 이용해 탐밤로를 벗어나 정상 서북벽으로 불법 등반 중인 관광객. 이들은 백록담 정상까지 무단으로 올라갔다. [사진제공-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9일 한라산 영실코스를 이용해 탐밤로를 벗어나 정상 서북벽으로 불법 등반 중인 관광객. 이들은 백록담 정상까지 무단으로 올라갔다. [사진제공-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단속된 건수는 74건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총 적발 건수인 122건의 절반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위반 행위는 탐방로를 벗어나는 출입금지 위반이 36건으로 가장 많았고, 산불 위험을 무시하며 흡연하다 적발된 사례도 30건에 달했다.

최근에는 관광객이 탐방로를 벗어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백록담 분화구 안까지 들어가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밖에도 눈이 쌓인 한라산 능선에서 스키를 타던 탐방객이나 사라오름 분화구에서 수영을 하다 적발되는 탐방객 등 갖가지 일탈 행위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위반 행위자에 대한 입산을 제한하고 있지만, 탐방객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할 길이 없어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인기리에 끝마친 드라마로 인해 한라산 탐방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정한 대응 마련이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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