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 진행, 등록이용자 833명 긍정적 호응 이끌어

제주4.3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돕는 4.3트라우마센터가 지난 2020년 5월 6일 문을 연 뒤 2년째를 맞았다. 사진은 4.3트라우마센터에서 진행하는 미술치료 프로그램 모습. 사진=4.3트라우마센터.
제주4.3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돕는 4.3트라우마센터가 지난 2020년 5월 6일 문을 연 뒤 2년째를 맞았다. 사진은 4.3트라우마센터에서 진행하는 미술치료 프로그램 모습. 사진=4.3트라우마센터.

제주4.3 피해자들의 끔찍한 기억을 감싸 안고 치유를 돕는 4.3트라우마센터(센터장 정영은)가 2주년을 맞았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시범 운영 중인 4.3트라우마센터는 지난 2020년 5월 6일 4.3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국가폭력이나 국가사업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국가폭력 트라우마에 대한 공동체적 연대감을 조성하고 4.3단체, 트라우마 관련 전문가 등 지역 공동체와의 네트워크, 국내‧외 학술 교류 및 협력을 통한 사회 치유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2년 동안 4.3트라우마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치유가 필요한 4.3유족들의 안식처 역할을 도맡아 제주 대표 트라우마 치유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센터는 그동안 주간‧월간 단위 정형적 치유프로그램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심리 프로그램 ▲예술치유 ▲4.3이야기마당 등 프로그램을 요일별로 진행했으며, 심리상담과 운동치료를 일상적으로 실시했다. 

노력을 기울인 결과 등록이용자는 2020년 475명에서 올해 833명까지 늘어나는 등 성과를 보였다. 

센터 누적 이용 건수의 경우 치유프로그램은 4322건, 운동 치유는 1만1282건, 심리상담은 1604건으로 집계됐다. 센터 방문이 어려운 등록자를 위한 방문사례관리는 478건이다.

센터는 지난해부터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토산리 등을 찾아가는 마을별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4.3생존희생자, 유족들과의 접근성을 높였다.

4.3트라우마센터 음악 치유 프로그램. 사진=4.3트라우마센터.
4.3트라우마센터 음악 치유 프로그램. 사진=4.3트라우마센터.
4.3트라우마센터 운동 치유 프로그램. 사진=4.3트라우마센터.
4.3트라우마센터 운동 치유 프로그램. 사진=4.3트라우마센터.

치유 프로그램 중 매주 금요일 유족 10여 명이 모여 당시의 이야기와 경험을 나누는 ‘4.3이야기마당’은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지난해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은 98.1%에 달했다.

센터는 이야기마당을 통해 유족들의 감정 정화, 정서 개방을 유도하고 자기표현 기회를 통한 자존감 향상 등 효과를 이끈다. 

더불어 트라우마 피해자 개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정신건강평가를 위한 척도집을 개발, 고위험군을 감별한 뒤 심층 상담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김모 할머니(78‧제주시 조천읍)는 “4.3이야기를 어디에서도 속 시원하게 해보지 못했는데 센터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한껏 울고 털어놓으니 가슴에 맺힌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다”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센터는 4.3뿐만 아니라 과거 민군복합형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야기된 갈등으로 상처를 입은 주민 치유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강정마을 부녀회, 노인회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긍정심리프로그램, 숲 치유 및 4.3유적지 기행 등을 진행해왔다. 올해도 주민 호응에 힘입어 지난달 23일 강정마을 주민 대상 건강강좌‧숲 치유, 힐링치유음악회 등 치유 프로그램이 열렸다.

지난해 제주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4.3트라우마센터 전국학술대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제주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4.3트라우마센터 전국학술대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강정마을 주민 대상 치유 프로그램. 사진=4.3트라우마센터.
강정마을 주민 대상 치유 프로그램. 사진=4.3트라우마센터.

센터는 이용자들의 트라우마 치유와 더불어 전문성을 높이고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행사도 추진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4.3트라우마의 치유와 방법에 대해 전국의 학자와 의사들이 논의, 토론하는 ‘4.3트라우마센터 전국학술대회’도 개최된 바 있다.

이 밖에도 트라우마 치유를 문화 예술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4.3트라우마 마음치유 콘서트’ 생중계, 유족 작품 센터 내 전시 등도 열렸다.

정영은 센터장은 “앞으로 4.3트라우마센터는 피해자들의 공동체적 연대감을 조성하고 상담과 치유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한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3단체를 비롯한 지역 공동체와의 네트워크는 물론 국내외 교류를 추진하고 방문이 불가능한 희생자와 유족, 강정주민 등을 위한 방문 치유 사례관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4.3트라우마센터는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하고 성장해가는 여정에 함께하겠다”며 “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체계를 마련하고, 4.3단체 등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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