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학원 학교 이전 설명회 "미래교육 수요 위한 필연적 선택"

학교법인 오현학원이 지난 31일 오후 6시30분 교내 시청각실에서 오현 미래비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학교법인 오현학원이 지난 31일 오후 6시30분 교내 시청각실에서 오현 미래비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전통의 사학 명문인 오현고등학교가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으로의 본격적인 학교 이전 작업에 착수했다.

학교법인 오현학원은 지난 31일 오후 6시30분 교내 시청각실에서 미래비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오현중·고등학교 이설 계획을 발표했다.

1951년 제주시 오현단 인근에서 개교한 오현고는 1972년 지금의 화북동 부지로 이전해 50년 가까이 제주 중등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해왔다. 현 교사는 50년이 지나면서 낡고 협소해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꾸준했다. 건물 부식·균열로 인해 누수와 바람 피해가 잇따랐고, 교실과 복도도 협소해 안전에도 부적절하다는 것이 오현학원 측의 설명이다.

오현중과 오현고가 한 운동장을 공유했다는 점은 협소한 부지의 대표적인 문제였다. 중·고교 구성원들이 법인에 중학교 운동장 확보를 요청하면서 2019년 중학교 남쪽의 국유지를 매입하려는 시도가 이뤄졌으나, 국가기관의 국유지 매각 불가 의견으로 무산된 전례도 있다.

오현학원은 내부적인 문제로 확장·개선에도 한계가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비용·공간의 문제를 비롯해 증·개축 기간 중 학생 학습권의 침해가 불가피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전 부지로 유력하게 검토중인 곳은 오현학원 소유 수익용 기본재산인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 소재 7만6600여㎡ 부지다. 제주4.3평화공원 진입로에 위치해 있는 해당 부지는 현재 화북동 학교 면적인 4만여㎡보다 2배 정도 큰 규모다.

오현학원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등 미래교육환경 변화에 대한 공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새로 이전하는 학교는 최신식 기숙사를 확대 운영해 학습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체안을 밝혔다. 이전 비용은 현 화북동 부지 매각대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다만, 아직 첫발을 내디뎠을 뿐 현실적 여건이 녹록지만은 않다. 우선 학교 이전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50% 이상이 이전에 동의해야 한다.

이전 부지가 해발 400m 이상 고지대에 있다보니 시내와 이격되며 통학의 불편함이 우려된다. 진입 도로도 2차선이고, 현 시점에서 이 도로를 오가는 버스노선도 단 1개뿐이다. 겨울철에는 도로가 얼어붙어 통학에 매우 큰 어려움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자칫 학생 지원율 감소로 인한 학교 위상 저하되고, 입학생의 출신지역이 편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몇 십년 동안 법정분담금도 제대로 내지 못한 학교법인 오현학원의 재정 확보 방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학교법인 오현학원이 제시한 학교 이전 예상도. ⓒ제주의소리
학교법인 오현학원이 제시한 학교 이전 예상도. ⓒ제주의소리

구성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이후에도 관할관청인 제주도교육청도 학교이전 계획에 동의해야 한다. 

제주도교육감의 학교위치변경 계획 승인이 있어야 하고, 재산용도 변경 및 매도 처분 허가 승인이 떨어져야 한다. 이후 사업시행 계획, 위치변경인가 등의 절차도 필요하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돼야 할 학교 이전 계획을 교육청이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오현학원 관계자는 "제기되고 있는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로 보고 있다"며 "변화되는 미래교육 환경 속에서 공간의 혁신을 통한 배움의 혁신은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고 이전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내와 떨어진 입지 문제는 전세 통학버스 운영과 시내버스 노선 확충으로 해결할 수 있다. 4.3평화공원 길과 인접해 있어 도로 확장 가능성이 있고, 학교로 인해 노선 확대 등이 필연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며 "화북동 초창기는 물론, 지금의 제주대, 대기고, 제주제일고 등도 모두 외진 곳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인프라가 새로 들어선 사례"라고 설명했다.

오현학원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법정부담금 100%를 납부하는 학교법인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법인 뿐"이라며 "제주에서는 오현학원이 법정부담금 부담률이 1위다. 토지 매각 비용과 교육청 예산이 일부 지원되면 이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부지 매각으로 법인이 시세 차익을 얻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학교 부지는 교육용 자산으로, 시세 차익이 있더라도 법으로 이익을 취할 수 없이 법인에 귀속된다"며 "공인된 기관의 투명한 절차에 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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