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조건부 의료기관 개설허가 변론 2년만에 재개...패소시 ‘외국인전용의료기관’ 도입도 무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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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를 찾기 힘든 초유의 내국인 진료제한에 대한 소송이 2년 만에 재개되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제주도가 추진하려는 외국인 전용의료기관의 운명도 갈릴 전망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은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개설 허가조건취소청구 소송과 관련해 양측에 변론재개 기일을 통보했다.

이번 소송은 2018년 12월5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부 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내면서 불거졌다.

녹지측은 애초 제주헬스케어타운 투자 계획에도 없던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요구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더욱이 제주특별법상 의료기관 개설 특례에 따라 도지사가 의료법에 근거한 개설권한이 있지만 내국인 진료를 불허하는 이른바 ‘부관’은 근거 자체가 없다며 위법성을 주장했다.

부관은 법률행위의 효력을 제한하기 위한 약관이다. 현행 제주특별법 제307조에는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은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제주도에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고만 명시돼 있다. 

녹지측은 제주특별법은 물론 의료법에도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근거가 없다며 원 전 지사의 조건부 개설허가는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의료법 제15조(진료거부 금지 등)에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반면 제주도는 의료기관 개설허가 권한은 제주특별법상 특례 조항에 따라 제주도에 위임돼 있고 개설 요건 등에 대해서는 제주도지사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도 개설허가 부관에 대한 도지사의 재량권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의료법상 내국인과 외국인에 대한 진료를 분리할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도 관심사다.

앞서 법원은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녹지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녹지국제병원이 애초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내국인 진료제한을 몰랐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그 근거로 제주도가 내국인이 이용해도 국민건강보험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과거에 밝혔고 2018년 3월 공론조사에서도 내국인 진료를 전제로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개설허가 취소에 이어 조건부 개설 허가 소송에도 제주도가 패소하면 향후 추진하려던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 도입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영리병원 도입을 폐지하는 제주특별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법률상 ‘외국의료기관’을 ‘외국인전용의료기관’으로 존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이번 소송은 3월8일 제주지방법원에서 변론이 이뤄진다. 녹지측은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4명의 변호인단을 선임해 재판에 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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