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조합 설립 요건 충족 위해 편법·탈법 저지른 것으로 판단

제주시 이도주공1단지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감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시 이도주공1단지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감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최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이도주공1단지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김현룡 수석부장판사)는 A씨가 제주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조합설립인가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 청구의 소’를 인용했다. 

2018년 12월31일자로 인가된 ‘이도주공1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구성 과정에서 명백한 하자가 존재하기에 재건축조합 설립인가 자체를 무효화했다. 

이도주공1단지 재건축은 제주시 이도2동 888번지 4만4281.7㎡에 지하 4층~지상 14층 규모 14개동 899세대의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건폐율은 27.67%, 용적률은 238.9%다. 

2012년 6월 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이후 5년만인 2017년 5월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계획 및 지정고시가 이뤄졌다. 이후 제주시로부터 조합 인가를 받았고,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도로와 인접해 충분한 교통량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도주공1단지의 경우 인접 도로의 폭이 좁아 진출입로 확보가 최대 현안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조합 측은 아파트 인근 토지와 건물을 사업 부지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소송이 발단도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비주택단지 토지주 B씨는 2018년 7월20일자로 가족 5명에게 토지와 건물 일부를 각각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 

B씨는 조합 측에 해당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는 대신 신축할 건축물 상가 약 90평과 85㎡ 아파트 5세대, 39㎡ 2세대를 대물변제를 받기로 했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A씨와 토지주 B씨, B씨의 가족 등 당초 총 3명이던 비주택단지 토지등소유자가 B씨의 증여 등 행위로 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 중 3/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비주택단지도 3/4 이상, 토지면적 2/3 이상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A씨의 경우 자신의 토지가 정비구역에 지정되는 것을 반대해 왔다. 법원이 판단한 소유자 3명 중 1명인 A씨가 반대하면 비주택단지는 이도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에 포함될 수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B씨가 가족들에게 증여 등을 추진하면서 토지주는 7명이 늘어났고, A씨를 제외한 6명이 B씨와 B씨의 가족으로 채워져 3/4 이상 동의 조건을 충족했다. 

재판부는 조합설립 동의 요건 충족을 위해 토지등소유주 수를 늘린 것으로 판단했고, 이는 도시정비법에서 정하는 재건축조합설립 동의 요건을 교묘히 빠져나가 편법이나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의 증여로 늘어난 토지등소유자를 제외하면 비주택단지 동의율은 2/3에 불과해 법이 정하는 3/4를 충족하지 못한다. 명백한 하자가 존재하고, 중대하다. 원고(A씨)의 청구가 이유 있어 인용해 조합설립인가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이도주공1단지아파트 재건축을 위해서는 다시 조합 설립 등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번 행정소송 결과에 불복한 피고인 제주시와 피고의 보조참가인인 조합 측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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