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제주 더큰내일] (2) 레이어스 베이크하우스 문준호 씨 “맞춤형 컨설팅으로 창업초기 어려움 넘게 했다”

관광도시 제주에서 F&B(Food&Beverage) 분야는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많지만 실패도 많다.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창업 실패는 치명적이다. 제주의 지역혁신기관 제주더큰내일센터가 ‘요리조리 풀코스 식음료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비즈니스모델 점검, 마케팅·브랜딩, 레시피 개발 및 고도화, 세무·지식재산권 등 현실 맞춤형 과정을 운영한 이유다. 이 프로그램 참여자들을 통해 건강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글]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레이어스베이커리의 문준호 대표. ⓒ제주의소리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레이어스 베이크하우스(Layers Bake House)의 문준호 대표. 레이어스는 이 곳의 시그니쳐인 크로와상의 표면을 이루는 결, 층들을 뜻한다. 동시에 한 해 한 해 나이테가 쌓여가며 성숙한 베이커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담은 문준호 대표의 빵집 상호다. ⓒ제주의소리

종합유통업체를 다니면서도 야간대학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할 정도로 빵에 대한 열망이 컸던 문준호(33)씨. 그는 훌륭한 베이커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유명 베이커리의 견습 베이커가 됐다.

새벽부터 땀을 흘리고, 르꼬르동 블루 서울캠퍼스를 다니며 실력을 갈고 닦았다. 그렇게 고생하기를 몇 년, 조금씩 노하우가 쌓인 그는 2020년 1월 제주시 관덕정 인근에 자신의 꿈을 담은 작은 가게 ‘레이어스 베이크하우스’를 열었다.

레이어스 베이크하우스(Layers Bake House),  레이어스는 이 곳의 시그니쳐인 크로와상의 표면을 이루는 결, 층들을 뜻한다. 동시에 한 해 한 해 나이테가 쌓여가며 성숙한 베이커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담은 문준호 대표의 빵집 상호다. 

그런데 한 달 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 문을 열자마자 닥친 위기는 큰 충격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것보다 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 같았어요. 이 상황에서도 열심히 하다보면 오히려 내 빵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지겠구나, 차근차근 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죠”

처음엔 버거웠지만, 위기는 성장의 기회가 됐다. 단골들이 생기고 그의 노력을 조금씩 인정받게 됐다. 힘들지만 보람찬 시기였고 조금씩 유명세를 탔다.

창업 후 1년이 지나자 또 다른 문턱이 다가왔다. 베이커로서 좋은 빵을 잘 만들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일은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자영업자는 ‘슈퍼맨’이 돼야 했다. 오래가는 가게를 위해서는 마케팅과 운영 전반에서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했다.

그때 만나게 된 것이 제주더큰내일센터의 ‘요리조리 풀코스 식음료 창업지원 프로그램’. 제주 관광산업의 중요한 축에도 그동안 소외돼 왔던 식음료(F&B) 분야에 도전한 청년층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로 진행된 사업이다. 예비창업자와 기존 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지니스 모델링, 레시피 개발과 고도화, 브랜딩, 세무·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전문가 멘토링과 실무교육이 진행됐다. 

제주시 원도심(무근성7길 25 1층)에 위치한 레이어스 베이크하우스의 문준호 대표. ⓒ제주의소리
제주시 원도심(무근성7길 25 1층)에 위치한 레이어스 베이크하우스의 문준호 대표. ⓒ제주의소리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 앞에서 자신의 메뉴는 물론 비즈니스 방식을 1대1로 점검받으면서 혼자서는 보이지 않았던 길이 보였다. 특히 브랜딩에 눈을 뜨게 됐다. 가게의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는 포장디자인과 자체 패키지부터 보완했다. 교육내용과 프로젝트 실습 내용을 실제로 반영하면서 비즈니스를 고도화할 전략 구상도 가능해졌다. 

“빵만 잘 만들어서는 내 매장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한정돼 있더라고요. 이전에는 제 스스로 자체 브랜딩이 잘 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컨설팅 해주신 분들의 조언을 매장에 적용하다보니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도 보였고 매출도 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운영부터 패키지 브랜딩에 이르기까지 큰 도움을 받았고, 요식업계 전문가들이 맛에 대한 피드백도 해주신 부분도 좋았습니다.”

그는 앞으로 기창업자를 위한 심화과정 도입, 장기적 프로그램 진행 등 더 깊이있는 프로그램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밝혔다.

‘진솔한 빵’을 만들기 위한 청년의 마음과 지역혁신기관의 의지가 만나 그의 꿈은 더 단단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농부였던 할머니를 보고 자란 그는 농민들의 가치있는 식재료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키친에 틀어박혀 정해진 레시피가 아닌 땀 흘려 재배한 농부와 소비자에게 감동을 제공하는 베이커가 되고 싶어’ 창업을 했다는 그는 유기농 밀과 제주산 햇통밀, 무항생제 계란을 사용해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빵을 만들어왔다. 그의 가게 한 쪽에 적힌 ‘느리지만 정직하게’라는 모토가 이 빵집의 지향점을 잘 말해준다.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제주에서 나온 원재료를 빵에 잘 적용시켜서, 그 식재료를 좋은 가격에 매입하고 가치있는 빵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수리에서는 제주밀이 자랍니다. 매해 밀 농사 짓기 체험을 하는데, 한 번 하고나면 농부들이 정성으로 수확을 하는 것을 보게 되고 자연스레 사명감이 듭니다. ‘더 맛있고 가치있는 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는 로컬재료로 지역 활성화 빵 교육을 하는 베이커도 되고 싶습니다”

레이어스베이커리의 문준호 대표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작은 가게 한 켠에는 '느리지만 정직하게'라는 이 빵집의 모토가 걸려있다. ⓒ제주의소리
레이어스 베이크하우스의 문준호 대표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작은 가게 한 켠에는 '느리지만 정직하게'라는 이 빵집의 모토가 걸려있다. ⓒ제주의소리

*이 기사는 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의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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