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절차법 위반’ 논란 속 “심도 있는 검토 필요” 심사보류

대한항공으로 대표되는 한진그룹의 계열사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제조·판매용 제주지하수 개발·이용기간 연장허가 동의안이 ‘절차법 위반’ 논란 속에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강성의)는 26일 제400회 제2차 정례회를 속개해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이용기간 연장 허가 동의안’을 상정했지만 격론 끝에 심사를 보류했다.

동의안은 2021년 11월 24일 만료되는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제조·판매용 제주 지하수 개발·이용 기간을 2023년 11월 24일까지 2년 더 연장하는 내용이다.

한국공항㈜은 지방공기업만 먹는 샘물 제조·판매용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주특별법 단서조항이 마련되기 이전인 1993년 11월 해당 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2년 마다 연장 허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신청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이날 심사에서는 2년 전 의결 당시 제시한 부대의견 미이행 논란에 해당 의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전 민원처리기간을 초과한데다, 의안 의결 전에 유효기간이 끝나버려 안건 심사대상인지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안건 심사 전부터 환경단체에서는 “위법성 문제가 여전하다. 연장허가 자체가 법률위반 소지가 있다”며 불허를 요구해왔던 상황. 이날 안건심사를 앞두고 의사당 앞에서 ‘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안건 심사 시작되자마자 2년 전 의결 당시 제시한 부대의견의 이행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당시 환경도시위원회는 △지하수 오염 예찰활동 강화방안 마련 △추후 허가 종료 시점을 고려해 사전에 도의회 동의 절차가 이행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이행할 수 있도록 허가부서와 협의할 것 △유효기간 연장에 대한 법적 근거에 대해 법제처 등의 유권해석을 받아 근거를 명확히 할 것 △지역상생 방안 적극 검토할 것 등 4가지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강충룡 의원(송산·효돈·영천동, 국민의힘)은 “2년 전 제시한 부대의견이 충분히 이행됐다고 판단하느냐”며 “만약 부대이견이 이행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문경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이 “의회에서 보기에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안됐다고 본다”고 답변하자, 강 의원은 “행정은 부대의견 이행 여부를 확인하면서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민간 기업은 그렇다 치더라도 행정부에 대해서는 사실상 구속력을 갖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심사가 진행되면서는 민원처리기간 초과 및 개발·이용기간 만료라는 새로운 복병까지 등장했다.

김희현 의원(일도2동을, 더불어민주당)은 “한국공항에서는 ‘지하수 연장신청’을 정상적으로 했다. 문제는 행정”이라며 “민원처리 기간을 넘긴 안건에 대해 의회에 심의를 요청하는 것은 절차법 위반이다. 법을 만드는 의회에 법을 어기라고 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개발·이용기간이 2021년 11월24일로 이미 만료된 점도 동의안 처리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허가기간이 종료된 사업의 취수가 적법한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강성의 위원장(화북동, 더불어민주당)은 “의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전 민원처리 기간을 초과했고, 의안 의결 전에 이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이 발생해 과연 이 의간을 심의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원론적인 문제에 봉착했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오전 회의에서 결론을 짓지 못한 환경도시위원회는 오후 2시30분 회의를 속개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를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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