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과 고찌 바당을 가꼬사 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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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91) cultivate 갈다, 가꾸다

cul·ti·vate [kʌ́ltǝvèit] vt. (땅을) 갈다, 가꾸다
곶과 고찌 바당을 가꼬사 헌다
(숲과 같이 바다를 가꿔야 한다)

cultivate의 어원적 의미는 ‘(땅을) 갈다, 경작하다(=till, prepare for crops)’이다. 17세기 중반에는 ‘밭을 갈다(=cultivate a field)’, ‘작물을 가꾸다(=cultivate crops)’라는 뜻으로 쓰였지만, 그 후론 ‘(생물을) 양식하다’, ‘(사람의 재능·품성 따위를) 가꾸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근래에는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countermeasure)으로 ‘숲 가꾸기’에 이어 ‘바다 가꾸기’를 강조한다. cultivate가 땅이나 땅에 사는 생명을 가꾸는 일을 넘어서서 바다나 바다에 사는 생명을 가꾸는 일까지 망라하는 개념으로 확장(extension)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cultivate와 동일 어원인 culture(=文化)가 포함하는 영역도 지상뿐만 아니라 강이나 바다까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람들은 아마존(Amazon)을 ‘녹색의 지옥’이라고 합니다. 길이만 해도 7,000km에 달하는 광대한 녹색의 아마존은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원시의 대지입니다. 아마도 그 엄청난 원시의 야성(primitive wildness) 때문에 지옥이라는 이름을 봍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에어컨이나 냉장고는 물론 변변한(decent) 칼 한 자루 없이 수천 년에 걸쳐 이곳에서 살아 온 원주민들에게 아마존은 천혜의 삶의 터전입니다. 그리고 지구의 허파(the Earth’s lung)라고 일컬어지듯이 아마존이 안고 있는 물과 숲은 오염(air pollution)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를 오늘도 말없이 씻어주고 있습니다. 

아마존을 지옥이라고 일컫는 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기피해 온 우리의 역사가 만들어낸 잘못된 편견(misunderstanding)이며 우리의 부끄러운 얼굴입니다. 아마존이 키우고 있는 무수한 생명들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마존을‘녹색의 희망’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 신영복의 「더불어숲」 중에서 -

아열대(subtropical)란 월 평균기온이 섭씨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인 기후대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기후대가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는 제주도는 전남 고흥, 경남 거제도 등 남부 도서 지역(island area)과 더불어 이미 아열대 기후대로 접어들었다. ‘제철 과일(seasonal fruits)’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망고, 파파야, 구아바, 용과 등과 같은 열대과일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반도(the Korean Peninsula) 기후가 온대(temporate climate)에서 아열대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기후변화(climate change) 속에서, 지난 40년간 한반도 해역 해수면(sea level)은 10cm나 상승하였다고 한다(국립해양조사원 해수면 변동 분석 및 예측 연구 보고서, 2015). 그리고 지난 20년 사이에 제주 바다의 온도도 13도에서 15도로 2도나 상승하였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해수 온도 2도 상승은 지상 온도 20도 상승한 것과 다름없을 만큼 해양환경(marine environment)에서는 엄청난(tremendous) 변화라고 한다. 수온 상승으로 해조류(seeweed)는 급격하게 감소했고 상대적으로 산호(coral)는 엄청나게 불어났는데, 지금 제주 해역에 많이 분포하는 가시수지맨드라미는 30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볼 수 없었던 산호초라고 한다.

ⓒ제주의소리
기후변화와 해양환경의 관계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은 매우 낮지만 한반도 기후는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화하고 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가 숲 가꾸기와 더불어 바다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주의소리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시나리오>는 탄소배출원(emission source)을 줄이는 것 못지않게 탄소흡수원(carbon sinks)에 주목하고 있다. 탄소중립에 있어서 온실가스(green-house gases) 배출을 완전히 줄인다고 해도 이미 방출된 온실가스는 수백 년간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이미 대기에 배출된 온실가스 흡수원을 늘리는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는 온실가스의 주원인인 석유나 석탄 등에 들어 있는 블랙카본(black carbon), 육상 생태계(land ecosystem)의 탄소흡수원인 나무나 풀에 들어 있는 그린카본(green carbon), 해양생태계(ocean ecosystem)의 탄소흡수원인 해초류나 패각(shell)등에 들어 있는 블루카본(blue carbon)으로 분류된다. 육상생태계의 탄소흡수원인 숲은 토양, 낙엽층, 고사목, 지하부에 탄소를 저장한다. 초지의 경우 농사 기술의 혁신과 토지 이용으로 탄소를 저장하고 유실을 줄일 수 있다. 해양생태계의 블루카본으로는 맹그로브(mangrove), 염습지(salt marsh), 해초대 등이 있다. 해양은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흡수원의 40%를 담당하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흡수원인 염습지(salt marsh)와 갯벌(mudflats)로 둘러싸여 있어 블루카본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 연안의 염생식물, 해초숲, 패각도 탄소를 저장하므로 연안을 막아 간척한(reclaimed) 새만금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을 예견하지 못한 구시대의 산물(product of the old times)인 셈이다. 과거와 다르게 연안 지역에서 태풍(typhoon)과 해일(tsunami)의 빈도가 커지고 강도가 세지는 것도 이런 기후 및 해양환경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해양환경의 관계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general public’s perception)은 매우 낮다. 기후변화 정책 홍보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데 치중되어 있고 기후변화 관련 교육이 대부분 대기(기상)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해양에 특화된 기후변화 교육 홍보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갯벌을 포함한 해양 공간의 개발을 막기 위해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을 지정하는 것은 생태계 보전뿐만 아니라 탄소 격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해안사구(coast sanddune)의 방사림(trees to arrest sand-shifting)을 포함한 해안 옹벽 등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해안사구의 지형이 지속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해안사구의 개발은 해안사구의 침식(erosion)을 일으키면서 해안선의 후퇴(retreat of coastline)를 야기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토양의 유실뿐만 아니라 점차 잦아지는 태풍에 더 취약하게(vulnerably) 만든다. 숲 가꾸기와 더불어 바다 가꾸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그리고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surrounded by the sea) 제주가 그 선봉장(vanguard)으로 나서야 할 때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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