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현장실습생 사망, 교육부는 응답하라
반복되는 현장실습생 사망, 교육부는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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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의 노동세상] (60) 현장실습 중 사망한 여수 故홍정운을 추모하며... 
사망한 홍정운 군의 친구들과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회원 등 100여 명의 시민들은 홍군이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전남 여수시 웅천동 이순신마리나 요트선착장 앞에서 지난 8일부터 저녁마다 추모 집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오마이뉴스.
사망한 홍정운 군의 친구들과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회원 등 100여 명의 시민들은 홍군이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전남 여수시 웅천동 이순신마리나 요트선착장 앞에서 지난 8일부터 저녁마다 추모 집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오마이뉴스.

국가의 무책임 속에 또다시 고등학교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0월 6일 여수 용천요트장에서 여수해양과학고 3학년 故 홍정운 학생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17년 제주에서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 이던 故 이민호 학생이 생수공장에서 적재기에 끼어 사고로 사망한지 4년만의 일이다.

해당 학생은 해양레저관광과로 관련 업체로 파견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현장실습을 나간지 9일째 되는 날, 실습업체에서는 레저보트 밑에 생긴 따개비를 떼어내는 잠수작업을 지시했다. 정작 고인은 잠수자격증이 없었고 업체와 체결한 현장실습표준협약서 상에도 해당 작업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사업주가 지시하니 잠수작업이 진행되었고 작업 후 장비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12kg의 중량벨트(납벨트)를 찬 상태에서 물에 빠져 결국 나오지 못했다. 당시 바로 옆에서 사업주가 장비해체 과정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뭍으로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중량벨트를 해체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내용은 전달되지 않았다. 사전에 잠수 작업에 대한 안전 교육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4년 만에 반복된 현장실습생의 죽음

2017년, 故이민호 학생 사망 사고 후에 유족과 함께 사건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정부의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었다. 당시에는 매년 현장실습생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던 때였다. 2017년 2월에는 여수에서 故홍수연 학생이 현장실습 중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 속에서 교육부 장관은 “현장실습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약속을 믿고 故 이민호 학생의 장례식이 엄수되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는 이후 입장을 선회하여 산업체에 파견하여 노동을 하는 현장실습이 아닌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실시하겠다면서 현장실습 폐지 약속을 번복했다.

특히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고졸 취업 일자리를 활성화해야한다면서 2019년, 2020년 한 해 한 해 지나가면서 규제를 완화해갔다. 이번 사고 소식을 접하며 하루에 6명이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산업 재해 사고로 죽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4년 동안 현장실습생의 사망 사고가 드러나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살았던 것은 아닌지. 4년 전 故이민호 학생의 죽음이 잊히면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닐까라는 마음에 죄책감 마져 든다. 

반복된 죽음에 반복된 대책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은 현장실습 교육 프로그램을 기업 현장 교사의 지도하에 운영하며 해당 업체의 안전 관리를 사전·사후에 점검한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장소적으로 산업체에서 진행되지만 “교사”도 있고 “교육프로그램”도 있는 학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산업체 현장의 사정을 모르고 추진하는 제도이다. 노동자의 죽음에 눈감으며 기업의 이윤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사회에서 안전한 현장실습은 망상된 꿈에 불과하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발표한 이번 사망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 또한 갑갑하기 그지없다. 사고의 책임 당사자인 교육부와 교육청이 공동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故이민호 학생 사고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2017년 당시 공동조사의 결과는 말단 교사들에 대한 징계 처분이었다. 故이민호 학생의 사고 이후 줄곧 응급실과 장례실을 지키며 매일같이 부모에게 사과하고 한켠에서 눈물짓던 교사들에게만 책임을 물었고, 높은 사람들은 책임에서 벗어났다.

현장실습의 죽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故이민호 학생의 사고 이후 제주도교육청은 당시 대책위와 “고등학생을 노동력 제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모든 형태의 파견형 현장실습을 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합의를 진행했다. 이후, 제주도교육청은 현장실습에 있어서는 안전이 검증된 “선도기업인증제”를 통해 현장실습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하고 시행 중이다. 교육청에 선도기업인증위원회를 구성하여 사전 실사 등을 거친 후에 검증된 사업체에만 학생들을 연계한다는 것이다. 2019년의 경우 51개 선도기업이 선정되어 199명의 학생이 현장실습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올해의 경우에도 선도기업이 선정되고, 취업을 연계한 현장실습이 진행되며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고 있다. 하지만 선도기업의 선정 과정에서 충분히 안전이 점검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기업은 경영상의 기밀이라는 이유로 현장 방문을 꺼려하거나 비공개하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노동부는 선정 과정에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수 현장실습생의 사망이후 전북교육청 소속의 선도기업 선정위원 중 일부가 사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이는 현행 선도기업 인증의 한계를 사퇴라는 방법으로 항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현장실습생의 죽음에 대한 대책이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어정쩡한 실습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그 기간을 취업 준비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매일 출퇴근 하는 식의 현장실습은 해기사, 의료 분야 등 자격 취득을 위해 필수적인 실습을 제외하고는 졸업 후에 하도록 하여 노동자 신분으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 생애 노동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노동 인권 교육을 강화하여 노동자의 생명과 이윤은 바꿀 수 없는 것임을, 스스로의 권리를 통해 지켜내야 함을 전달해야 한다. 

또 하나의 지는 우주를 바라보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두 번 다시 이런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운이의 죽음이 촛불이 되어 다른 친구들의 
등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 추모제에서 여수 故홍정운 학생 아버지 발언 중

# 김경희

‘평화의 섬 제주’는 일하는 노동자가 평화로울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공인노무사이며 민주노총제주본부 법규국장으로 도민 대상 노동 상담을 하며 법률교육 및 청소년노동인권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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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도민 2021-10-14 21:20:47
화내네요. 남의 귀한 자식을 데려다.
업무 관련성도 없는 위험한 일을 맡기다니.

의도성을 가진 살인이나
다른게 무엇인지.

업무상 과실치사는
사라져야 할...
책임을 떠 넘기는 수단이 되어 버렸다.
18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