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무이 제주 ‘백년초’로 농업 발전 이끌겠다”
“유일무이 제주 ‘백년초’로 농업 발전 이끌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6차산업人] (30) 사라져가는 ‘백년초’ 명맥 잇는 김제국 제국백년초 대표
제주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한 1차산업 현장과 2·3차산업의 융합을 통한 제주6차산업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대안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해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제주의 농촌융복합 기업가들은 척박한 환경의 지역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인 제주(Made in Jeju)’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주역들입니다. 아직은 영세한 제주6차산업 생태계가 튼튼히 뿌리 내릴수 있도록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기획연재로 전합니다.   [편집자 글]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에서 자생하는 '백년초'의 명맥을 이어가는 김제국 대표. 그는 백년초를 통해 농가 소득을 높이는 등 제주농업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주의소리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해안가와 초가집 뒤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백년초입니다. 하지만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거의 사라져갔죠.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백년초’가 멸종하기 직전 일부를 수집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유일무이한 백년초로 제주를 알리고 농업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예로부터 제주 해안가와 초가집 뒤뜰, 돌담 사이에서 자라며 다양한 상처와 통증 등을 낫게 하기 위한 민간요법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는 ‘백년초(百年草)’.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백년초이지만 해류 등에 의해 떠내려와 정착 제주 해안가 여러 곳에 야생 상태로 군락을 형성하며 자생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대 서귀포시 보목리 일대에서는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는 등 흔히 볼 수도 있었으나 방파제와 해안도로 등 개발에 따라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제주 자생 백년초를 농가에 보급해 농업농촌 발전을 돕고, 끊어져 가는 백년초 재배의 명맥을 잇는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제국 제국백년초 대표를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제주의소리
줄기 끝마다 매달린 열매와 커다란 가시가 인상적인 백년초.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활짝 피어난 백년초 꽃꿀을 고이 담아가기 위해 꿀벌이 모여들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백년초는 매해 4~5월 사이 작은 열매가 열려 5~6월께는 꽃이 핀다. 이후 꽃이 진 다음 열매가 커져 11~12월경 자주색으로 열매가 익어간다. 선조들은 민간요법으로 볼거리나 젖몸살, 화상 등에 사용하기도 했으며 내건성이 강해 가뭄에도 죽지 않는 등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중국의 약재를 집대성한 ‘중약대사전’에서 백년초는 기순환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해독, 진통, 항산화, 인후통, 화상 등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초기의 각종 답답함을 제거하고 치질치료에 도움을 준다<본초구원(本草求原)>, 해열진통·인후통·정독·화상·정신이상·소아 급성경련 등에 도움 된다<민간상용초약안편(民間常用草藥安編)>, 소염해독·화농배출·종기·부스럼 등에 효과 있다<육천본초(陸川本草)’> 등 고서에도 소개된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약효를 지닌 선인장 가운데 백년초는 100여 가지 질병을 낫게 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열매가 아닌 줄기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로부터 줄기를 따 포를 떠서 아픈 부위에 붙이기도 했다는 것.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백년초는 수백 년 전 선조들이 줄기를 사용해온 식물이기 때문에 흔히 진한 자줏빛 색을 띠는 열매가 아닌 줄기를 백년초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백년초 줄기는 가시를 모두 제거한 뒤 생으로 먹기도 한다. 선인장 원산지로 알려진 멕시코 등 서양에서도 선인장을 부드러운 부분을 샐러드로 섭취하고 줄기와 뿌리 등을 약초로 활용한다고 알려진다.

김 대표는 “만약 선인장 열매가 백년초였다면 과일이란 의미를 가진 한자 ‘실과 과(果)’를 사용해 ‘백년과’가 돼야 맞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그만큼 백년초는 선조들이 지혜롭게 선인장 줄기와 잎을 사용해 온 역사적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가집 뒤뜰 상비약으로도 사용됐던 백년초가 산업 발전과 개발에 따라 사라져 희귀해졌다”며 “제주에서 자생하는 백년초가 멸종되지 않게 하려고 인생을 걸고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중약대사전에 소개된 백년초. 기순환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해독, 진통, 항산화, 인후통, 화상 등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커다란 높이와 무수히 달린 열매를 자랑하는 백년초. ⓒ제주의소리

김 대표가 백년초 농사를 시작한 것은 그의 아버지로부터 시작됐다. 현재 제주백년초박물관이 있는 서귀포시 삼매봉 서쪽 초가집에서 살던 어린 시절 뒤뜰에 있던 백년초를 애지중지하던 아버지를 통해 몸소 효능을 체험해오면서부터다. 

이어 제주도에 개발 광풍이 불며 백년초 자생지가 파괴되기 시작하자 김 대표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백년초 종자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제주 백년초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는 경영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백년초의 명맥을 잇겠다는 일념 하나로 각종 식물학, 생명공학 분야를 섭렵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심층 연구를 통해 백년초가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일대에서 자생하는 손바닥선인장과는 다른 종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2019년 ‘제주 백년초 신품종 제국백년초’ 신품종특허를 출원, 등록하게 됐다. 

그는 “50~60년 전만 해도 제주 해안가 공유수면 곳곳에 백년초가 엄청 많았다. 화상을 입거나 볼거리, 종기가 났을 때 백년초를 포 떠 붙이는 등 민간요법으로 많이 사용됐다”며 “그만큼 백년초는 오랫동안 제주인의 삶과 함께해온 식물”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 대표는 서귀포시에서 자생하는 백년초와 제주 서부지역에서 자생하는 선인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다른 종류라며 차이를 설명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백년초박물관을 찾아 제주백년초를 둘러보고 있는 한 가족. ⓒ제주의소리

지난해에는 제주대학교 과학교육학부 교수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연구사 등 식물전문가들이 연구한 논문 ‘제주도 민속식물인 선인장(Opuntia ficus-indica (L.) Mill.)의 분류학적 검토 후 명명’이 한국전통조경학회지에 게재된 바 있다.

해당 연구는 “제주지역에 자생하며 민속 식물이자 최근 지역 특산품으로 자원화된 선인장 종은 ‘O. ficus-indica sensu lato’가 아니라 ‘Opuntia stricta’로 밝혀졌다”며 “원산지를 포함한 전형적인 자생지 입지 특성을 고려해 ‘해안선인장’으로 국명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겨울철 엽상경에 주름이 생기지 않고 노란색의 꽃, 구침, 엽침이 존재하는 월령리 대표 자생종 ‘해안선인장’과 육지부에서 재배하는 ‘천년초’, 서귀포 일대에서 자생하는 ‘제주백년초’ 등을 구분했다.

백년초는 월령리 선인장군락지에 정착한 해안선인장과는 다른 종으로 수백 년 전부터 제주지역에 정착해 거친 제주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자라온 ‘제주백년초’이라는 것. 이는 현재 산림청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 선인장속 ‘손바닥선인장, 백년초(Opuntia monacantha Haw)’로 등재돼있다.

올해 5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실린 ‘Opuntia monacantha Haw. 선인장 줄기와 열매의 생리활성’ 논문에서는 “기존의 선인장에 비해 식물체의 크기나 엽상경이 대형인 특징 등이 있어 왕선인장, 제국백년초로 신칭되기도 하였다”고 소개한다.

또 “예로부터 당뇨, 천식, 소화불량을 치료하는 약초로 사용돼왔으며, 국내에서도 항산화, 항염증, 항균, 항암 등 기능성에 관한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에서는 김 대표가 생산하는 ‘제국백년초’가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백년초박물관에서는 산책길을 돌아본 뒤 백년초 원액, 줄기를 활용한 차와 에이드 등을 맛볼 수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김 대표는 제주 백년초 신품종 제국백년초 특허를 등록하고 원액과 분말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 대표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5년 △백년초의 몸통줄기원액 제조방법 및 이를 통해 제조된 원액 특허 등록 △유기농·무농약 농산물 인증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6차산업 인증 등 성과를 올렸다. 

2017년 김 대표는 사단법인 과학선현장영실선생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장영실상 국제문화상 시상식에서 전통의약상을 수상키도 했으며, 한국공업화학회 우수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끊임없는 백년초 연구에 매진하는 그는 사라져가는 제주백년초의 명맥을 잇기 위해 아들과 함께 농가에 백년초 종자를 보급하고 백년초 몸통 원액, 몸통 분말 등 건강기능식품을 만들며 체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6차산업을 통해 백년초를 지켜내고 있는 그는 “제주도 기후와 토양에 맞는 제주백년초는 키우기도 쉽고 고소득도 가능하다”며 “연구를 통해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는 것이 입증된 백년초를 농가들이 키울 수 있도록 도와 모두가 잘 사는 농촌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의 힘으로 여기까지 일궈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대단한 일이다. 이제 제주농가의 발전을 위해 제주도와 국가가 나서 신경 써줬으면 한다”며 “우리 제주 땅에서 길러낸 독보적인 원물을 통해 모두가 잘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업회사법인 제국백년초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태평로 200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호근동에 있는 백년초박물관 전경. ⓒ제주의소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제주도는 제주도 2021-09-30 09:34:33
지금도 이런 백년초는 예전보다 많이 줄기는 했지만 제주 해안에 조금씩 남아 있습니다. 품종을 보존하여 보급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 먼저 필요합니다. 제주 자연자원으로 인식하여 제주자연환경과 잘 어울리는 품종으로 잘 가꾸길 바랍니다.
175.***.***.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