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노동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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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의 노동세상] (58) 연휴에 오히려 바쁜 노동자들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는 옛말도 있지만 올 추석의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르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있겠지만, 추석을 앞두고 찾아온 태풍 ‘찬투’의 영향도 크다. 태풍으로 인해 바닷길이 막히면서 출하를 대기하던 농수산물이 묶여있다. 추석을 맞추어 준비해온 노동에 대한 보상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정상화가 될 수 있길 기원해본다.

 추석과 가사노동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 맞는 명절에 대해 정부는 더 이상의 가족의 만남을 자제해달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온라인 차례나 소규모 방문을 권고하는 내용의 명절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모여 있는 시간이 4시간으로 짧고, 10분에 1회 정도 지속적인 환기를 하면 가정집에 8명이 함께 모여 있어도 코로나가 전파될 확률이 10%대에 머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고향집을 방문하더라도 짧은 시간 머물며 안부를 묻자는 취지리라. 

실험 결과를 들으며 문득 코로나19가 명절의 풍경을 바꿀 수 있을까? 정확하게는 명절 가사 노동의 풍경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명절 증후군이라고 명명될 정도로 명절의 가사 노동은 오랫동안 이슈가 되어왔다. 명절 시기만 되면 성별 차이가 더 많이 드러나는 노동. 요즘에는 많은 부분에서 역할을 분담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도 남성이 명절에 일을 하면 ‘잘한다, 잘 도와주네’라는 호평을, 여성이 명절에 일을 하고 있으면 별다른 언급 없이 그저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라도 명절 상차림을 줄이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역할 분담을 통해 가사 노동 시간을 단축시킨다면 구성원 모두가 즐거운 추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명절에도 일하는 이들에게는 꼭 연휴기간이 아니더라도 휴식이 보장될 수 있길 바란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추석과 휴일노동 

이번 추석에는 주말을 포함해서 5일간의 연휴가 되었지만 연휴 기간에 오히려 바쁜 노동자들이 있다. 추석을 앞둔 현재 제주 골프장 예약률이 90%가 넘고 렌터카와 숙박시설도 60%이상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연휴기간의 더 바쁘게 일을 한다. 의료․돌봄․치안․응급 등 24시간 유지되어야 하는 업종의 노동자도 마찬가지이다. 명절에도 일하는 이들에게는 꼭 연휴기간이 아니더라도 휴식이 보장될 수 있길 바란다.

 차별 없는 명절보장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민간 사업장에 명절을 포함한 빨간날에 휴식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되었다. 이번 명절에는 30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유급 휴일의 적용을 받는다. 만약 이때 일한다면 휴일 노동 수당을 받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에 모두 적용된다. 지난 광복절 대체 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일하는 노동자에게도 휴식권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 김경희

‘평화의 섬 제주’는 일하는 노동자가 평화로울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공인노무사이며 민주노총제주본부 법규국장으로 도민 대상 노동 상담을 하며 법률교육 및 청소년노동인권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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