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이란 말부터 엇어져사
‘대권’이란 말부터 엇어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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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81) artificial 인위적인

ar·ti·fi·cial [ὰːrtǝfíʃəl] ɑ. 인위적인
‘대권’이란 말부터 엇어져사
‘대권’이란 말부터 없어져야 

artificial은 art-“기술(=skill)”과 fic-“만들다(=make)”의 결합이다. 이렇게 합성된 낱말로는 artifice “교묘한 솜씨”, artificer “숙련공(熟練工)”, artefact “인공물(人工物)” 등이 있다. artificial의 어원적 의미는 “사람의 기술로 만들어진”이다. 흔히 natural “자연적인/인공에 의하지 않은”의 반의어(反意語)로 쓰인다. 우리말에서는 특히 ‘인위적(=artificial)’에 “의도성(=intentionality)”의 뜻이 부가된 ‘작위적(作爲的)’이란 개념도 있지만, 영어에서는 인위적이든 작위적이든 모두 unnatural “부자연스러운”의 의미범주(semantic scope) 안으로 포함된다.

장자는, 아무리 현명한 성인의 다스림이라도 그의 생각대로 행해진다면 백성들의 참된 성품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인도 한 인간이기에 그의 지식이나 성장환경 등에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각만을 고집한다면 깊고 포괄적인 시각이 결여된 채, 자기 의도에 의해서 통치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러한 의식에 입각한 행위를 인위(人爲)라 하였고 가장 나쁜 행위가 인위에 의한 통치행위이며 이것이야말로 온갖 갈등과 싸움의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 인위의 정치야말로 자연스럽게 사는 것에 대한 적이며 삶의 영역을 제한하는 원인이 되는데. 이에 반해 무위(無爲)의 정치는 자연에 맡김으로써 백성들 각자의 자발성에 의한 다양한 개성의 실현을 꽃피우는 것이다.  

- 이강수의 ‘노장철학의 자연관’ 중에서 -

대권(prerogative)은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인 국가의 원수가 국토와 국민을 통치하는 헌법(constitution)상의 권한”이다. 이러한 대권을 두고, 로크(1632-1704)는 '군주가 의회의 승인 없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임을 강조한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불확실한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이미 확정되어 변경할 수 없는 법률이 국민의 복지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지시할 수 없게 되는데, 이런 경우 "법률의 지시가 없이도 그리고 때로는 법률을 위반하면서라도 공공선을 위해서 재량(discretion)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권력"으로서 대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권이 ‘대통령이 갖는 특별한 권한’이라는 사전적 정의와는 관계없이, 일반 국민은 대권을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권력 중의 권력” 혹은 “모든 권력”을 뜻하는 말로 생각한다. 이미지=pixabay.

그러나 대권이 ‘대통령이 갖는 특별한 권한’이라는 사전적 정의와는 관계없이, 일반 국민은 대권을 “나라를 좌지우지(control)하는 권력 중의 권력” 혹은 “모든 권력”을 뜻하는 말로 생각한다. 일반대중(general public)만 그런 것도 아니다. 정치권력(political power)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은 일반대중보다도 훨씬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5년마다 돌아오는 대선(presidential election)에 모든 걸 걸고 국민을 편 가르기(picking sides) 하는 온갖 포퓰리즘(populism)과 네거티브(negative) 공세를 뿌리는 게 아니겠는가. 여지껏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대권을 쟁취하고 인위적/작위적 통치(artificial governance)를 펼쳐왔으니, 우리나라의 현대정치사에는 배척(rejection)의 역사만 있고 축적(accumulation)의 역사가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 선거의 폐해(harmful effect)를 줄이고 축적의 역사를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대권이란 말부터 없어져야 한다. 그런다고 뭐가 바뀌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사회의 모든 변화는 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생각이 바뀌어야 말이 바뀌는 게 아니고 말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뀐다는 것이다. 인위적 통치를 거두어내고 명실상부한 지방분권(decentralization)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라도 ‘대권(大權)’이라는 말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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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2021-08-28 09:08:24
편향된 신념을 강하게 갖고 있는 권력자가 제일 무섭고 해악이 큰 권력자이다 이번 대선은 절대로 한쪽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를 뽑아서는 안된다 그들만의 대통령이 되고 나라는 두쪽이 나기 때문이다
211.***.***.72

이유근 2021-08-27 10:35:55
아무리 똑똑한 통치자라도 자기 뜻대로만 하려고 하면 결국 독재가 된다. 민주주의가 많은 결점에도 불고하고 연연히 이어짐은 완전한 인간은 없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220.***.***.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