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관광객 사고 놓고 검찰 “업무아닌데 보수공사는 왜 했나”…제주시 “사무분장상 업무 아니야”

검찰이 제주 해안에 설치된 산책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제주시청 현직 공무원 2명을 기소하자 제주시가 ‘사무분장’을 언급하면서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김연경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제주시청 현직 공무원 A씨와 B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2월 한림읍 한수리 해안가에 설치된 산책로를 이용하던 관광객이 난간에 기대자 부서지면서 3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로 관광객은 폐가 손상되는 등의 전치 6주에 달하는 중상을 입었다. 

이에 검찰은 제주시가 산책로 관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당시 농수축산경제국 소속 공무원 2명에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A씨 등 2명은 사고 당시 관련 부서 팀장과 팀원이었다. 이날 재판에서 A씨 등 2명은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변호인은 “사업 계획을 보면 시설을 구축한 뒤 추후 어촌계나 주민들에게 관리를 이전키로 했다”며 “추후 사업이 중단되면서 제주시 사무분장에 사업 관리·감독 부분은 2015년 삭제됐다. 하지만, 어촌계나 주민 등 민간에 업무가 이관되지 않으면서 관리공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설은 어촌종합개발사업(이하 사업) 일환으로 2014년 제주시가 주도해 조성했다. 

검찰은 “업무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사고 발생 직후 제주시가 산책로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며 실제적으로는 제주시의 업무라고 반박했다. 

이에 변호인은 “사고 발생 민원이 접수되자 민원 해결을 위해 공사를 진행했을 뿐 업무 담당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양측의 의견이 충돌하자 재판부는 “그럼 누구의 업무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A씨 등 2명의 변호인은 “그 누구의 업무도 아니라서 (관리·감독에) 공백이 생겼다”며 해당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가 피고인 A씨 등 2명에게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해당 시설이 제주시 발주로 조성됐으며, 해당 사업 관리 업무가 제주시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 관련 조례에 따라 안전 유지·관리 계획은 제주시가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관리에 공백이 발생한 것 자체가 제주시 잘못이라는 얘기다. 

검찰은 “제주시는 사고 직후 보수공사를 진행했고, 다른 사업 대상 지역인 비양도에서도 보수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실질적으로 업무를 담당한다는 얘기”라며 “사무분장에 세세하게 표기돼야만 공무원의 업무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시가 사고 이전에 해당 시설의 보수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업무가 아닌데, 사고 이전과 이후에 왜 보수공사를 진행했는가"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도 “공무원의 업무는 ‘자리’에 있다. 공무원은 어떤 자리에 앉으면 곧바로 그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인수인계가 잘 됐는지, 업무파악을 못했는지 등은 다른 얘기”라며 “(제주시의) 주장은 납득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 등 2명의 변호인은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피고인)에게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난간에 기댔다가 벌어지는 모든 사고를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관련 조례와 제주시청 소속 공무원들의 업무분장 등 내용을 정리해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오는 8월11일 재판을 속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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