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휴가 며칠 받아야 할까?
결혼하면 휴가 며칠 받아야 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희의 노동세상] (49) 경조사 휴가, 확인해야 할 ‘취업규칙’
경조사 휴가의 경우 취업규칙 혹은 단체협약 등 사업장 내부 규정에 따라 운영되거나 따로 정해두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만약 사업장에서 취업규칙이 정해져 있다면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경조사 휴가 조항에 따라 통일적으로 부여될 수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식당의 운영을 관리하는 지인에게 “직원 중 한 명이 결혼을 하는데 휴가를 며칠 주어야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결혼을 하는 노동자의 휴가에 대하여 법에서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일하는 직원이 몇 명 정도 되느냐?”고 되물었고 15명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나는“그렇다면 취업규칙에 정해진바가 없느냐?”고 또다시 되물었다. 지인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취업규칙? 우리 식당에 그런 게 있었나?”였다. 

나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규범의 종류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나의 노동조건은 다양한 범위를 포괄한다. 일반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인 임금에 관한 조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임금 조건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조건들도 모두 노동조건에 포함되고 중요하다. 휴일과 휴가의 개수와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것도 중요한 노동조건 중의 하나이다. 

나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규범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이 일을 시작하면서 작성하는 근로계약서이다. 근로계약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작성한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작성의무를 부과하며 노동자에게 1부를 반드시 배부하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10인 이상 사업장에 작성할 의무가 부과되어 있는 취업규칙이다. 취업규칙은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서 작성되는 규범이지만 한번 작성된 취업규칙에 대해서는 그 적용을 받는 구성원의 협의/합의 절차를 거쳐 변경되는 것으로 하나의 사업장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범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의 경우 노사간의 교섭을 통한 단체협약이 노동조건을 규정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노동관련법령에 의해서 노동조건이 결정된다. 

노동자에게 유리한 규범을 우선 적용 

한명의 노동자에게 노동관계법령,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이 모두 존재하는 상황에서 각 규범들에 상충되는 내용이 있을 경우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기본적으로는 법령이 상위규범으로서 우선 적용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의 순서로 적용된다. 다만, 하위 규범이라도 노동자에게 유리한 경우라면 노동자에게 유리한 규범을 우선 적용한다. 

최저임금제도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매년 결정되는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고 있다. 최저임금법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별도의 갱신 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매년 1월 1일이 되면 인상된 최저임금액의 적용을 자동으로 받는다. 기본적으로는 노동관계법령이 우선 적용되는 것이다. 반면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수준의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경우 법령의 내용은 최저기준이므로 노동자에 유리한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된다. 

경조사 휴가는 며칠인가?

위의 사례와 같이 경조사가 발생한 경우 당사자에 대한 휴가는 어떻게 보장될까. 경조사 휴가의 경우 취업규칙 혹은 단체협약 등 사업장 내부 규정에 따라 운영되거나 따로 정해두지 않은 경우가 많다. 노동자의 근로시간·휴일·휴가 등을 규정하는 근로기준법에서 경조사가 발생한 경우의 휴가 사용까지는 명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공무원의 경우 복무규정을 통해 5일의 휴가를 부여하고 있고, 고용노동부에서 배포하는 표준 취업규칙은 본인의 결혼에 대한 경조사 휴가일수로 5일을 제시 하고 있다. 

위의 지인의 사례와 같이 상시노동자가 15명인 사업장이라면 취업규칙을 작성할 의무가 있는 사업장이다. 근로기준법은 10인 이상 사업장의 취업규칙을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업장에서 취업규칙이 정해져 있다면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경조사 휴가 조항에 따라 통일적으로 부여될 수 있다. 

10인 이상 사업장의 취업규칙 확인필요 

내가 다니고 있는 사업장이 상시노동자 10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취업규칙을 반드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취업규칙에는 노동과정에서의 다양한 노동조건이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서에서 ‘근로계약서에 없는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명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노동자가 취업규칙을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취업규칙에는 근로계약서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내용, 예컨대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 노동자의 성별·연령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의 특성에 따른 사업장 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 표창과 제재의 사항 등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사항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는 노동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취업규칙을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노동자가 열람을 요구하는 경우 이에 응해야 한다. 

만일 10인 이상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취업규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라면 노동자들이 먼저 사용자에게 취업규칙 작성을 요구해보면 어떨까? 취업규칙을 작성과정에서 해당 사업장을 구성하고 있는 노동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다. 

# 김경희

‘평화의 섬 제주’는 일하는 노동자가 평화로울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공인노무사이며 민주노총제주본부 법규국장으로 도민 대상 노동 상담을 하며 법률교육 및 청소년노동인권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