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32) experience 경험

코로나19 재난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사상초유의) 경험이다. 작금의 뼈저린 경험을 통해 자연에 대한 겸손을 배우면서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더 큰 재난에 대비해야 할 때이다. 

ex·pe·ri·ence [ikspíəriǝns] n. 경험(經驗)
경험을 통헹 베와사 헌다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

experience는 ex- “밖으로/밖에서”와 per “위험(=risk)”의 결합이다. 이 per에서 나온 낱말로는 peril “위험(危險)”, experiment “실험(實驗)”, empirical “경험(經驗)의” 등이 있다. experience의 어원적 의미는 “밖에서 위험을 겪음”이다. 무릇 모든 경험에는 위험이 따르게 되는데 그런 위험을 겪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배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을 통해서 겪는 경험과는 달리 코로나19처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게 되는 경험은 참고 견디기가 무척 힘들고 짜증스럽다. 그런 경험 과정에서는 항상 무의식 한 켠에 “내가 왜?”라는 물음이 따라다니면서 보이지 않는 화(anger)가 쌓이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배웠다. 마스크를 써 본 뒤에야 지난날의 내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고 침묵을 배웠다. 너무나 쉽게 말했다. 너무 쉽게 비판하고 너무도 쉽게 조언했다. 생각은 짧았고 행동은 경박했다. 나는 배웠다. ‘살아있는 침묵’을 스스로 가지지 못한 사람은 몰락을 통해서만 ‘죽음으로 침묵’하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배웠다. 죽음이 영원히 3인칭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언젠가 내게도 닥칠 수 있는, 그래서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죽음인 것을 배웠다. 인간이 쌓은 천만의 도성도 바벨탑이 무너지듯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미생물의 침투에 너무도 쉽게 쓰러질 수 있는 존재인 것을 배웠다. 그런데도 천년만년 살 것처럼 악다구니를 퍼붓고 살았으니...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를 배웠다.      

-송길원의 ‘나는 배웠다’ 중에서-

코로나19를 몸소 겪었던 완치자들(the completely healed)의 생생한(vivid) 경험담 몇 가지를 소개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받아본 적 없는 최고의 고통(pain)이었고, 여태껏 겪은 고통 중에 가장 아팠습니다. 그 고통들이 온몸에서 각양각색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그리고, 장기간 지속적으로(continuously) 발생하여 차라리 죽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수차례 들었습니다.” “치사율(fatality rate)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사망률(mortality rate)이 낮다는 의미이지, 고통이 덜 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치사율이 낮다고 해서 치명적이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렇듯 코로나가 주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며, 완치 이후에도 중·장기 후유증(aftereffect)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더 이상 코로나를 가볍게 여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코로나19 재난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사상초유의(unprecedented) 경험이다. 작금의 뼈저린(painful) 경험을 통해 자연(Mother Nature)에 대한 겸손(humility)을 배우면서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더 큰 재난(disaster)에 대비해야 할 때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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