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현직 조합장 절반 가량이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지역경제 핵심인 1차 산업의 변화를 요구하는 표심이 새얼굴들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치러진 조합장 선거에서 제주지역은 총 32명의 조합장이 선출됐다.
투표율은 무투표 조합을 제외한 제주 선거인 8만6495명 중 6만9014명이 투표해 79.8%로 잠정 집계됐다.
조합별 투표율은 농협 80.6%, 수협 78.7%, 산림조합 71.1%(잠정)이다.
제주축협 강승호(65) 전 이사와 제주시수협 김성보(61) 조합장, 안덕농협 유봉성(71) 전 서귀포시이장협의회 회장, 남원농협 김문일(58) 조합장, 서귀포수협 김미자(54) 조합장은 무투표 당선됐다.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한 조합장 3명을 제외한 현직 조합장이 출마한 20개 조합 중 단 10개 조합만이 재선에 성공했다.
조합장 선거의 경우 위탁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이 극히 제한돼 현직이 크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현직과 대결을 펼쳐 새로운 조합장 직에 당선된 새얼굴들은 구좌농협 전 직원 윤민(58)씨, 제주시농협 고봉주(58) 전 이사, 애월농협 김병수(57) (사)한국농촌지도자 애월읍 회장, 양돈농협 고권진(51) 전 감사, 고산농협 고영찬(61) 전 조합장, 제주시산림조합 김근선(53) 전 상무, 제주감협 송창구(58) 전 상무, 서귀포축협 김용관(53) 전 상무, 모슬포수협 강정욱(53) 전 안덕지점장, 서귀포시산림조합 전 직원 오형욱(49)씨다.
4선 등정에 나서 관심을 모았던 구좌농협 부인하 조합장과 서귀포축협 송봉섭 조합장은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현직 없이 대결을 펼친 하귀농협은 강병진(60) 전 상무, 함덕농협 현승종(63) 전 상무, 한림농협 차성준(56) 전 중앙지점장, 추자도수협 이강구(60) 전 대의원, 위미농협 김영근(59) 전 이사, 성산일출봉농협 강석보(59) 전 유통사업소장, 효돈농협 백성익(55) 전 전무가 새롭게 당선됐다.
선거인수로 전국 지역농협 중 'Top 5'에 드는 제주시농협의 경우 고봉주 전 이사가 44.82%의 득표율을 기록해 38.11%를 득표한 현역 양용창 조합장을 눌렀다.
가장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한 위미농협은 김영근 전 이사가 37.8%를 득표해 23.93%를 득표한 현재근 전 하례1리 이장을 따돌렸다.
박빙의 승부도 연출됐다.
선거인이 346명에 불과한 추자도수협의 경우 총 307명이 투표했다. 이중 153명이 이강구 전 대의원을 선택, 151명이 투표한 김춘옥 전 신용상무를 단 2표 차이로 따돌렸다.
산림조합의 경우 제주시와 서귀포시 모두 현직이 낙선했다.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7월 재선거에서 전국수협 최초로 여성조합장에 당선됐던 서귀포수협 김미자 조합장은 이번 선거에서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