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환경연대·공부방협의회 '방과 후 아동보육 실태와 과제' 토론회

빈곤아동의 수가 130만명에 이르는(2003년 발표된 KDI 유경준의 자료·2000년 기준) 오늘날, 아동복지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토론회가 마련됐다.

제주참여환경연대(공동대표 고호성·이지훈)와 제주지역공부방협의회(공동대표 박동신·제현우)는 18일 제주시 열린정보센터에서 '방과 후 아동보육 실태와 과제'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호성 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의 사회로 주제발표, 사례발표, 토론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주제발표는 이경림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사무국장의 '지역아동센터의 필요성 및 이해'와 고안나 제주참여환경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의 '제주지역 방과 후 아동복지 실태와 과제'로 진행됐다.

▲ 이경림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사무국장.
▲이경림 사무국장 =이번 토론회가 아동복지에 관심 갖는 이들에게 정보 제공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빈곤아동은 이미 2000년 현재 기준 13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경제적 빈곤이나 가족의 해체 등으로 가정에서 방임된 채 생활하고 있으며 아동기 행동장애를 보이는 사례가 빈번하다.

한국의 아동복지는 요보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아동복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화돼야 할 시기이다.

공부방의 활동은 20여년 전부터 지역사회 안에서 방치된 아동들과 함께 하기 위해 빈곤지역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생겨난 아동복지실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단순한 급식과 방과 후 학습지도이 기능을 뛰어넘어 통합적 아동복지 시설로의 거듭남을 위해 '지역아동센터'로 신설됐다.

지역아동센터는 2003년 아동복지법이 재개정되면서 합법화됐는데 이는 보편적이고 예방적인 아동보호, 지역사회중심 아동보호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해체 등으로 인해 빈곤아동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사회복지 인프라는 부족한 현실에서 지역아동센터는 급식제공, 보육, 가족복지, 심리정서적지지, 교육복지, 생활지도, 영양, 문화복지, 의료지원 등 다원화되고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지역아동센터가 진정한 아동복지적 차원의 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미인가 시설에 대한 정부차원의 재정적 지원, 조건부 시설 등의 혜택이 필요하고 통합적 아동복지시설로서의 전문성을 갖추는 일, 전문교사 양성 및 교육 등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아동센터가 법제화되면서 예산지원 기준이 시설기준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아동복지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 고한나 제주참여환경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고안나 간사 =외환위기 등을 겪으면서 상대적 빈곤층이 증가하게 되었고 이는 아동에 대한 방임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제주의 경우 2002년 현재 이혼율이 54.9%(「2002 제주여성통계연보」, 「인구동태통계연보(2003)」 참조)에 이를 정도로 이혼으로 인한 가정해체현상이 두드러지고 취업모의 증가로 인해 아동에 대한 방임이 타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2004년 중식지원으로 파악해 본 제주지역의 빈곤아동은 전체 5만1814명 가운데 4.85%(2514명)로 추정되며 제주시를 중심으로 지역차도 큰 편이다.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전국적으로 기존 공부방이 지역아동센터로 전환, 국고지원을 받는 곳도 있으나 제주지역의 8개 공부방은 정부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등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방과후 교실의 경우 보육료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빈곤층 아동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다.

제주도 전체에 모두 21개의 방과후 보육시설이 있는데 이는 약 5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도내 방임아동에 비해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방과후 보육도 아동보육에 학습지도만 가미된 유형이어서 보육시설 증가와 보육형태의 내용성 강화가 절실하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아동복지정책은 보호나 사후처리 위주이고 아동복지문제를 보육의 문제로만 보는 협소한 시각을 갖는다.

제주지역의 방임아동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사회의 노력은 너무나 미미해 영유아 보육사업을 제외한 아동복지는 도내 복지의 사각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에 방임아동에 대한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사회문제(지역문제)로 인식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러한 인식 전환과 더불어 예방적 아동복지로의 전환과 지역아동센터 신설, 기존 공부방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의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자원동원과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지지망 형성도 중요하다.

지역사회내의 방임아동보호시설이 부족해서 방임가정 아동들이 방치되고, 이로 인해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면 이들이 다시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제는 방임아동이 한 가정의 문제라는 인식을 깨고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생각이 필요한 때이다.

주제발표가 끝난 후 제현우 제주지역공부방협의회 공동대표의 사례발표 '꿈꾸는 공부방 이야기'가 이어졌다.

▲ 제현우 제주지역공부방협의회 공동대표.
제현우 제주지역공부방협의회 공동대표는 '시내 이야기', '축구공 이야기', '효권이 이야기', '북초등 이야기' 등 공부방을 직접 운영하며 겪은 여러 가지 사례들을 들며 "단순히 결손 아동들을 모아놓고 최악의 상황을 탈출시키는 것이 공부방의 목적이 아니다"고 밝혔다.

제 공동대표는 "처음에 도덕성이 결여되고 아동기 행동장애를 보이는 아동들도 자율적인 분위기로 애정을 쏟으니 차차 변해갔다"고 말한 후 "아이들의 인성 변화와 자존감 회복 등으로 부모들도 자녀로부터의 해방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다시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회복되는 등 아이들이 안전함 속에서 그들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공부방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전영록 제주관광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강종우 제주시자활후견기관 실장이 참여했다.

▲ 전영록 제주관광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영록 교수는 토론에서 "토론회를 통해 이제 시작인 줄만 알았던 아동복지에 관한 부문이 굉장히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동뿐 아니라 청소년에 대한 방과후 복지에 대한 대책이 제도권 속에서 하루 빨리 정착화 돼야 한다"고 청소년 복지에 대한 대책마련도 요구했다.

전영록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학교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청소년이나 방과후 방치되는 아동들에 관한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과 민간단체의 활성화 등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아동복지는 조속히 실천돼야 할 사회복지 분야"라고 강조했다.

▲ 강종우 제주시자활후견기관 실장.
강종우 실장은 "아동·장애인·여성·노인·실업자 등이 유폐된 현실에서 복지의 패러다임이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며 "지역사회 내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종우 실장은 "자활적 측면에서 빈곤의 세습화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는 문제를 제기하며 "아동 양육문제는 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지역자본이 연계해 해결해야 하는 공동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시설기준이 아닌 아이들에 대한 '철학'의 존재여부가 방과후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평가기준이 돼야 함과 지역주민들과 아이들이 연계할 수 있게 지자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아동복지의 모델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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