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에 있을까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위의 시는 잘 아시는 것처럼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평자(김흥규)에 의하면 이 시는 자신의 전 생애에 걸쳐서 철저하게 양심 앞에 정직하고자 했던 한 젊은이의 내부적 번민과 의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평자 김흥규는 이어서 이렇게 평합니다.

"앞의 두 행에서 시인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그의 소망을 말한다. 이것은 인생을 오래 살아본 사람의 달관한 말이 아니다.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어 본 나이 지긋한 사람이라면 감히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생애를 돌이켜보면서 사람이 부끄럼 없이 산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자신 역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을 많이 저질렀는지를 알 터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불완전하며 갖가지 그늘과 어둠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쉽사리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버리고 세속적 삶에 타협하게 한다. 이 작품의 서두는 바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단호한 거부의 선언이다. 그것은 젊은이의 순수한 열정과 결백한 신념에서 나온다.
그러나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중략)
그러므로, 끊임없이 자신을 돌이켜보면서 결백한 삶을 추구하는 젊은이에게 있어서 부끄러움이란 그의 양심의 뜨거움에 비례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에서조차 괴로움을 느낀다.
   그러나, 이 시가 보다 높은 경지를 이루는 것은 여기에 다음의 넉 줄이 이어짐으로써이다. 밤 하늘의 맑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걷겠다는 담담한 결의는, 자칫 무모한 번민에 그칠 수도 있는 양심적 자각을 성숙한 삶의 의지로 거두어 들인다. 그것은 극히 담담하면서도 의연한 결의와 태도를 느끼게 한다."...(하략)

 

주검 앞에서 우리들의 모든 번민은 한 점 티끌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소망하며 '죽어가는'한 생명을 소개합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날지도, 뛰지도
심지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여 너무나 쉽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그냥'주었다'고 해야겠지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배는 터질 듯 하고 더듬이 한 쪽이 없습니다. 뒷다리도 한 쪽이 없습니다.
 (사진만 '후딱' 찍고 땅(?)에 내려줬는데 그 사이   나머지 뒷다리도 '뚜뚝'소리 내며 떨궈내더군요. 이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렸는지 모릅니다.)                

                  

                 
              

새로운 생명체를 잉태한 '숭고한 어미'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가깝게 들이대도 '최소한의' 저항도 않습니다.    



         거의 기동을 못합니다.적(?)의 출현에 안간힘 써보지만 '한 발자욱'옮기기도 버거운 것 같았습니다.

그저 그렇게 속절없이 나뭇잎 하나 '꽉'움켜쥘 뿐입니다.    '최후'의 순간입니다.(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우리가 동화에서 만났던

                    그 베짱이였다면 눈 내리는 날에...
                    '솜털'같은 하얀 눈 맞으며
                    '고결하게'
                    죽어갔을 터이지요.

                    허나 대부분의 베짱이들은  이런(사진) 모습으로

                   '최후'를 맞고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의 찬 공기와
                    이슬 머금은 바위의
                    한기를 느껴가며 말입니다.

                   ' 모든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깊은 연민의 마음이 피어납니다.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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