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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제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시에게 옛 현대극장 활용방안을 당부한 이선화(왼쪽) 도의원과 안창남 문화관광스포츠위원장. ⓒ제주의소리
[행정사무감사]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소송 얽힌 상황 뒤늦게 파악한 제주시 질타


1940년대 지어진 제주지역의 최초 극장, 옛 현대극장(제주극장)을 둘러싸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문화적 가치를 높게 인정받는 현대극장을 보전·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지만 제주시 문화당국은 헛걸음만 치고 있어, 보다 개선된 정책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21일 제주시청 본관 회의실에서 강왕진 문화관광스포츠국장 등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의원들은 제주시가 추진하는 현대극장 매입 사업이 진전되지 않는다고 질타하며 건물 매입,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지정 신청, 건축·예술 등 전문가 자문 등 현대극장 활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현대극장은 올해 7월부터 진행된 안전진단이 최근에야 마무리된 상태다. 진단 결과 안전등급은 E등급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최하위 등급이다.

현대극장은 일제강점기였던 1944년 제주극장이란 명칭으로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운규의 ‘아리랑’을 비롯해 많은 영화들이 이곳에서 상영됐고, 해방 이후에는 좌우 정치단체들이 잇달아 집회를 개최하며 제주 근현대사의 역사를 간직한 의미있는 건축물로 손꼽힌다. 현재는 1층에 잡화점이 들어서 있다.

질의 순서에서 이선화 의원(새누리당, 삼도1·2,오라동)은 강왕진 국장에게 “현대극장 매입이 소송 문제도 불거지면서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현대극장과 관련해 진행되는 소송은 모두 2건. 건물 인접 필지 소유주가 ‘극장 건물이 자신의 필지를 점유한다’며 제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건물 소유주는 입주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강 국장은 “올해 예산으로 반영한 뒤에 예상되지 못한 문제들이 발견됐다.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며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이 의원은 “왜 예산 반영 전에는 이런 문제점을 몰랐나. 소송 문제를 의회에 보고했으면 함께 대책을 고민했을 텐데, 행정사무감사 시점이 돼서야 알게 됐다”고 질책했다.

이 의원은 “현대극장은 많은 영화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물이다. 올해 열린 제주영화제에 참석한 김태용 감독, 명필름의 이은 공동대표 등 많은 영화계 인사들은 현대극장이 무성·단편·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전용 공간(시네마테크)로 사용된다면 제주 예술사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예술사에 매우 의미 있는 존재로 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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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옛 현대극장 건물. 사진 출처=고영철의 역사교실 홈페이지. ⓒ제주의소리

또 “최근에 문을 연 제주올레 간세 라운지도 본래 E등급에 가까운 낡은 일억조 식당 건물이다. 다만 열정 있는 건축가들이 머리를 맞대 건물 뼈대는 남긴 채 멋지게 리모델링했다. 대구나 군산지역도 소신있는 행정과 건축가들이 만나 옛 건축물들을 문화관광화 시켰다”며 “건물 등급을 떠나서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현대극장도 충분히 생산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매입 절차와 함께 현대극장 활용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같이 가야 한다”고 제주시 문화행정 의지를 강조했다.

이 의원은 “옛 제주대학교 본관 건물도 E등급이 나왔다는 이유로 문화적인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채 철거됐다. 이런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호소와 같은 질의를 국장님께 드린다”고 당부했다. 강 국장은 이에 “건물을 앞으로 어떻게 보존할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추가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창남 위원장은 “매입하려면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등록부터 해라. 어떤 근거도 없는데 이 건물을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 만약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개축 등의 작업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현대극장을 위해 책정한 예산 10억이 불용처리될 상황을 지적해 "문광위 의원 대부분 현대극장 매입 비용에 난색을 표했다"며 이선화 의원과 다른 시각을 내비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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