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석 칼럼] 물을 잘못 다스리면 민심도 돈도 잃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은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적힌 언구(言句)이다.
“지극한 선(善)은 물과 같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말은 물의 세 가지 덕성(德性)을 본받아 나라를 다스리는 도(道)로 삼으라는 가르침이다.

노자께서 물에는 세 가지 덕성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만물에 영양을 공급한다. 둘째는 본성이 유약(柔弱)하여 자연에 순응하며 다투지 않는다. 셋째는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천한 곳으로 흘러간다.
 
천하에서 가장 유약한 것이 물이지만, 한 방울 한 방울의 물방울은 드디어 단단한 돌도 꿰뚫을 수 있는 강인함도 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천하에 물보다 약(弱)하고 물보다 강(强)한 것은 없다는 비유로 들어 위정자(爲政者)의 자질로 수덕(水德)을 이야기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뜻에서 물은 민심에 비유된다. “물은 능히 배가 다니게 하나 때로는 배를 전복시키기도 한다.”는 격언에서 치수(治水)의 지혜를 헤아리고 반조(返照)해보면 어떨까.   

삼다수는 국내 먹는 물 중 최고의 맛과 영양을 갖고 있어서 국민 1/3이상이 마시는 국민생수이다. 올해 3월에 태어난 지 만 20년이 되어 성년이 됐다.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가 삼다수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전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공기업이다. 지난 3년간 연평균 순이익을 400억 원 이상 내고, 산모(産母)인 제주특별자치도에게 연평균 140억 원 정도를 배당함으로써 보은(報恩)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400명 이상을 상시 고용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이것이 삼다수의 첫째 공덕이다.

삼다수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질고 낙타와 같은 정신으로 무거운 짐을 지면서도 인욕(忍辱)의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다른 한편, 과거를 돌이켜보면 어떤 경영자들은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삼다수에 녹차를 가미한 기능성 음료수를 만들거나, 기능성 맥주를 만들거나, 혹은 물의 본성이 같음에도 물그릇을 예쁘게 세련되게 디자인해서 소비자를 유혹했지만 민심은 서늘했다. 그 결과 막대한 투자비만 날리고 그동안 쌓은 공덕을 까먹었다.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게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를 만들고 그 물길을 트는 주된 일 이외에 감귤가공공장 운영,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사업 시행,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재단 및 탐라 영재관 운영, 곶자왈 공유화 기금과 복지기금 등의 출연에서 보듯 낮은 곳을 향하여 남들이 가기 꺼리는 곳을 자진해서 가고, 남이 싫어하는 일을 스스로 행하지만 공명(功名)을 다투지 않았다. 이것이 삼다수의 두 번째 공덕이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일들이 다 순조롭지만 않았다. 물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 공적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감사 지적에 따라 2006년 1월부터 도내 유통되는 삼다수의 공급 단가(179원/0.5ℓ, 367원/2ℓ)를 도외 유통 삼다수의 그것(200원/0.5ℓ, 460원/2ℓ)보다 낮춰 도민들이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배려했다. 그런데 도내 ․ 도외용 공급 가격 차이를 노린 일부 도내 유통대리점들이 2011~2012년(2년간) 35,520톤을 재 판매자들을 통해 도외로 유통, 판매케 하여 시장가격의 혼란을 초래하고 시장의 유통질서가 무너지는 나쁜 결과가 나왔음에도 적절한 처방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 결과를 가져온 데는 다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뿌리가 죽으면 가지나 잎은 자연히 따라 죽듯 근본 원인을 찾아 올바르게 일을 처리하면 된다. 파도만 보지 말고 그 파도를 일으킨 바람을 재우면 된다는 말이다.

가격차별화를 가져온 2원적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가격 단일화로 인해 불이익을 당한 도민들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보편적 수혜를 주면 될 것이다. 예컨대 학교급식지원 등이 그것이다. 이에 덧붙여 제주맥주(제스피)의 유통, 관리도 직영에서 사회적 기업이나 장애인단체 등에 위탁 경영하는 방안으로 변경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막힘과 걸림이 없는 유통의 길이요, 소통의 길인 친한 물[親水]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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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김승석.
제주개발공사는 물을 인연으로 하여 성장, 발전해 왔다.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이다. 강정 또는 제주신항의 크루즈 접안 터미널이 현실화 될 경우, 개발공사가 그 수변공간을 조성·관리한다면 이 또한 물이 낮은 곳으로 임(臨)하는 것과 같다. 이미 개발공사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소재 제주용암해수단지 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경험과 지혜를 얻었기 때문에 잠재력이 크다.

풍수에선 물[水]을 돈으로 본다. 치수(治水)를 잘못하면 친한 물[親水]을  싫은 물[嫌水]로 바꿔버릴 수도 있다. 물을 잘못 다스리면 민심도 잃고 돈도 잃는다. MB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 김승석 공동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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