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1) 장수⑦ 아파씨(apathy) 증후군

윤창훈(68) 제주대 명예교수가 <제주의소리>에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그의 주 전공인 '식품과 영양'을 주제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그의 글은 생물과 물리, 화학, 지구과학 등의 영역을 넘나들기도 한다. 이 모든 글들은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친절한 설명이 덧붙여진다. '교수 30년의 내공'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편집자 주]

요즘 치매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 치매환자가 아나라도 장차 치매에 걸려 고생할 이른바 ‘치매후보자’가 많다는 것이다. 치매발병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치매가 아니며, 건강한 뇌를 가졌다는 것을 무엇으로 나타낼 것인가?

보통 심각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나의 뇌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원치 않아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뇌가 위축돼 흥미가 일지 않고 감정이 메말라진다. 또한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며 집에서만 지내고 싶어한다. 이러한 경향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현상을 ‘아파씨(apathy)’라고 부른다. 최근 네덜란드, 미국, 아이슬란드 과학자들의 공동연구가 ‘미국신경학회지’에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치매환자가 아닌 노인들에게서도 아파씨 증후군과 뇌 위축이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아파씨 증후가 있는 사람은 울(鬱)병 증상의 유무에 관계없이 뇌의 회백질과 백질부피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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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이 연구를 자세히 소개하면, 치매환자가 아닌 사람 4354명(평균 76세)의 뇌를 MRI 촬영하고, 앙케트로 아파씨 증후군의 유무를 확인했다. 이 결과, 아파씨 증후가 둘 이상 있는 사람은 뇌의 회백질부피가 1.4%, 백질부피가 1.6%인데, 증후가 둘 미만인 사람과 비교해서 뇌가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아파씨 증후가 보이는 사람은 증후가 없는 사람에 비해 전두엽을 비롯해 뇌의 동맥경화병변이 8% 정도 많았다.

50세를 지난 사람들의 MRI를 보면 숭숭한 점들이 많았다. 이것은 동맥경화병변이며, 나중에 뇌경색으로 발전하게 된다.

뇌의 건강, 즉 뇌의 젊음을 유지시킨다는 것은 일상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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