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김방훈(한림)·박재철(한경)·오승익(안덕) ‘3인방’ 중용 화제
전임 도정 사람도 끌어안는다? ‘포용’ 정책+서진(西進) 전략 시동

▲ 왼쪽부터 김방훈 기획관리실장, 박재철 특별자치행정국장, 오승익 국제자유도시본부장. 이번 인사의 ‘파격 3인방’인 이들의 출신지가 전부 서부지역(한림, 한경, 안덕)이라는 점이 공교롭다. ⓒ제주의소리
11일 단행된 제주도 상반기 정기인사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인사의 달인이라고 하는 우근민 지사가 언론들조차 완전히 ‘물 먹인’ 인사였다.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지방 정치권이 행정시장 공모(인사)에 이은 이번 국장급 인사를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왜일까.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소위 전임 도정에서 잘 나가던 ‘3인방’의 화려한 부활이다. 파격의 주인공은 김방훈 이사관, 박재철 부이사관, 오승익 서기관이다.

김방훈 전 제주시장은 이번에 기획관리실장에 기용됐다. 직업 공무원 중에서는 부지사를 제외하고 최고 높은 자리다.

당초에는 ‘우근민 맨’이었지만 전임 도정에서도 김태환 전 지사를 측근에서 보좌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6.2선거는 그에게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됐다. 도백이 바뀐 이후 변변치 못한 보직도 받지 못하고 ‘한직’으로 밀려났다. 그랬던 그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김 전 시장의 기생회생(?)을 두고는 분석이 엇갈린다. 본인이 갖은 공을 들였다는 소문이 있지만 오히려 ‘훗날’을 대비하기 위한 서진(西進)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전 시장의 고향 한림은 전체 읍·면 가운데 애월읍과 조천읍에 이어 3번째로 유권자가 많은 곳이다. 지난 6.2선거 때 우 지사는 투표수의 44%를 쓸어 담았다. 하지만 2위 현명관 후보와는 982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전력 보강이 필요했을 수 있다.

박재철 부이사관의 특별자치행정국장 발탁도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박 부이사관은 전임 도정에서 ‘인사권’을 쥐고 흔들었다. 옛 북제주군 기획실장 출신으로 인적자원과장을 지내다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면서 교육을 떠났었다. 하지만 바뀐 도정은 교육에서 돌아온 그에게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

신설 조직인 전국체전준비단장을 맡았지만 도정 심장부와는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절치부심, 때를 기다리던 그가 이번에 우 지사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우 지사의 공약인 ‘자치권 부활’ 논의를 매듭지어야 하는 자리다. 다음 지방선거 때는 ‘자치권 부활’ 공약이 검증대상 1호가 될 수 있다.

한경 출신의 박 부이사관을 중용한 데는 역시 ‘훗날’ 때문이란 분석이다. 집토끼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토끼를 끌어안는 모습은 ‘관용과 포용’으로 비쳐진다.

한경은 우 지사의 고향(구좌)과는 정 반대편이다. 우 지사가 필승카드로 여기고 있는 ‘서진(西進) 전략’의 선봉장으로 박 부이사관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오승익 서기관의 국제자유도시본부장 기용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임 도정 때 국장급인 특별자치도추진단장을 맡다가 도정이 바뀐 뒤 다시 서기관(4급)으로 강등(?) 당했던 그가 1년 6개월 만에 기사회생한 것이다.

오 단장은 안덕 출신이다. 지난 6.2선거 때 우 지사는 현명관 후보에 고작 20표를 앞섰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역이다.

이번 파격인사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이들 3인방은 모두 서부지역(한림, 한경, 안덕)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앞서 ‘파격’이라고 회자됐던 제주시장 공모도 같은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시 제주시장 공모 과정은 모든 게 파격 그 자체였다. 막상 뚜껑을 열자 ‘김상오’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인물이 튀어나왔다. 이를 두고는 김 시장의 농협 재직 시절 보였던 특유의 통솔력에 기대를 걸면서 또 다른 포석이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많았다.

당장 코앞에 닥친 총선과 ‘그 이후’를 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 언론에서는 이를 ‘서진 전략’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서부지역 출신 공직자 발탁에 대해 지방정가가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미 정가에선 우 지사가 ‘차기’를 도모하고 있다는 설(說)이 파다하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전임 도정 사람들까지 끌어안음으로써 ‘포용과 관용’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이들 ‘3인방’ 출신지가 전부 서부지역이라는 점은 선거에서 필승카드인 ‘서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제주도의회 A의원은 “이번 인사를 얘기하면서 다음 지방선거와 떼려야 뗄 수 없지 않겠느냐. 우 지사가 ‘한 번 더’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 상황에서, ‘훗날’을 도모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말을 뒤집으면 차기 도지사선거를 염두에 둔 우 지사의 ‘서진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더해 ‘포용의 리더십’까지 보여준 이번 인사야 말로 ‘인사의 달인’이라는 말이 허투루가 아님을 보여줬다는 평가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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