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현 교수의 ‘제주기행’...관광의 섬에서 인문의 섬으로15개 DNA...타자적 시선서 만들어진 제주 상징 걷어내기

제주를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해체된다.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지식노마드’,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가 최근 펴낸 ‘제주기행’을 통해서다.

주 교수는 제주의 상징처럼 붙박여 있는 이미지들은 ‘타자적 시선’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귤이다.

혹자는 귤 덕분에 제주도민들이 먹고 살만 해졌다고 하지만 이는 감귤나무에 숨겨진 역사적 배경을 모르는 탓이다.

탐라시대에도 재배되던 유서 깊은 과일인 귤은 육지에선 볼 수 없다는 특성 때문에 권력이 좋아하는 과일이었다. 이는 곧 ‘착취’로 연결됐다.

탐라국은 백제나 신라에 감귤을 공물로 바쳤다.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감귤 진상은 계속됐다. 제주인들은 감귤나무를 ‘통을 주는 나무’라 하여 일부러 죽이는 경우까지 생겼다.

1894년에 진상이 끝날 때까지 감귤은 세도가들의 욕망을 부추겨 제주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저주의 과일’이었다.

저자는 제주도를 바람, 돌, 여자, 곶자왈, 귤, 신, 화산, 잠녀, 우영팟, 삼촌 등 15개의 DNA로 분류해 원형질을 이해하고자 한다.

제주를 안내하는 서적들에는 ‘테마파크’ 일색이란 것이 주 교수의 문제 인식이었다. 그는 “제주도 자체가 거대한 테마파크의 섬이 되고 말았다. ‘만들어진 섬’이 된 것”이라면서 “수많은 상징과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가공되어 진실한 역사인 양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고 말했다.

▲ '제주기행'의 저자 주강현. ⓒ제주의소리
이어 “제주 문화의 표피가 아니라 원형질에 근접되길 희망하는 이가 있다면, 그러한 접근을 도와주는 길라잡이 혹은 마중물 역할을 감내할 저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쓴 책”이라고 밝혔다.

책은 ‘관광의 섬’을 인문학으로 본격 탐색한 교양서다. 육지에 딸린 변방의 섬이 아닌 드넓은 바다로 진출한 역동적인 섬이라는 게 저자의 제주에 대한 커다란 시각이다.

주 교수는 해양사 문화사 생활사 생태학 민속학 고고학 미술사 신화학 등에 관심을 두고 지적.제도적 장벽을 무력화하며 전방위적 학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희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고려대 문화재학 협동과정에서 두 번째 박사과정을 마쳤다.

한국역사민속학회장을 지냈고, 제주대 석좌교수, 해양문화재단 ‘해양과 문화’ 편집주간, 해양문화연구원장, 이어도연구회 해양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과해기’, ‘독도 견문록’ 등 40여 권이 있다.

1만9800원. 웅진지식하우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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