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에 시작한 삼성 이건희 컬렉션 기념전이 8월 말로 끝났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장에는 보물급 불상과 도자기와 고가구가 선보였고, 특히 미술품이 돋보였다. 이중섭과 박수근 그림 사이에 제주도의 동자석 8구가 함께 찬연히 빛났다. 무척 소중한 컬렉션들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삼성그룹의 탈법행위와 무관하게 고 이건희 기증품은 찬사를 받을 만했다고 평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동자석의 반출 때문이다. 누군가의 무덤 앞을 지키던 제주도의 동자석은 도굴꾼에 의해 육지로 팔려나갔고, 부잣집 정원의 소품으로 전시되는 비운을
한글날이다. 개천절 연휴에 이어 한글날 연휴가 오고 있다. 추석 연휴에 이어 10월 연이은 연휴가 반갑다. 모두 단군 할아버지와 세종대왕 덕분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처음 나라를 열면서 ‘홍익인간(弘益人間)’ 즉 널리 인간을 유익하게 하겠다는 배려의 마음을 담았다는 점이다. 이런 멋진 신화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처음 나라의 글자를 만들면서 “제 뜻을 실어 펴지 못할 사람이 많아, 이를 가엾이 여겨 글자를 만든다.”는 연민과 공감의 마음이 배어 있다. 이런 멋진 글자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 역사 속에 ‘배려, 연민, 공감
제주신화 에는 최근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보다 먼저 알려진 ‘과양생이 처’가 있다. 앞의 이야기는 잘라내고 그녀가 결정적으로 자기 자식을 죽게 한 엽기적 대목부터 살펴보자. 과양생이 처가 자신의 아들 셋이 과거에 급제하여 집으로 돌아오는데, 남의 집 자제가 과거에 급제하여 금의환향하는 줄 알고 ‘목이나 톡 부러져 죽어라’고 저주를 퍼부어 결국 세 아들은 어머니 때문에 목이 부러져 죽게 된다. 과양생이 처는 대성통곡하다가 억울함을 풀기 위해 고을의 김치 원님을 찾아가 하소연하고 급기야 횡포를 부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제주의 가장 큰 아픔은 4.3이다. 70주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치유된다고 하지만 아직 해원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 국가의 폭력을 반성해야 한다고 하면서 또 다시 국가 폭력이 벌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강정해군기지 사건이다.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한 과잉진압과 인권탄압이 확인되었다. 2011~2012년 본격적인 공사가 전개되는 즈음에는 반대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육지 경찰을 파견하여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점이 과거 4.3
[허남춘 칼럼] ‘영리병원 허가’ 국민과 도민에 대한 심각한 폭력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젠 본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도민을 대상으로 공공의료를 해치는 주먹질이나 다름없는 ‘영리병원 허용’을 선언했다. 그 파고는 커서 대한민국에 대한 주먹질로 번질 것이 빤하다. 문재인 정부는 ‘의료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권자는 제주도지사이므로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라 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권한을 도지사에게 위임한 바 있다. 정
[허남춘 칼럼] 문재인 정부에 보내는 글 제주는 뜨겁고 헐떡거린다. 도처의 무자비한 개발에 한라산이 파헤쳐져서 그렇고, 영리병원 문제도 그렇다. 생활의 현장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 아파서 병원에 가는 일이 이제는 공공의료가 아닌 영리 병원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중한 문제를 앞에 두고 정부와 제주도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문제만 중요한 게 아니라 민생문제에도 귀 기울이셔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의료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