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심어멍 묻은 듼 소앵이가 소왕소왕 ᄂᆞᆯ을 들런 캐젠 ᄒᆞ난 웃음제완 못 캐곡, 원어멍 묻은 듼 반짓ᄂᆞ물이 반질반질 ᄂᆞᆯ을 들런 캐젠 ᄒᆞ난 눈물제완 못 캔다(계모가 죽어 묻은 묘소에)는 엉겅퀴가 꺼끌꺼끌 날을 들어 캐려 하니 웃음겨워 못 캐고, 낳은 어머니 묻은 묘소에는 배추나물이 반질반질 하니 눈물겨워 못 캔다) * 다심어멍 : 계모(繼母) * 묻은 듼 : 묻은 데는 * 소앵이 : 엉겅퀴 * 소왕소왕 : (가시가 돋아) 꺼끌꺼끌 * ᄂᆞᆯ을 들런 : 날(낫)을 들어 * 웃음 제완 : 웃음 겨워 “ 못 캐곡 : 못 캐고 *
* 놈도 : 남도* 원 : 원님* 살곡 : 살고* 신 :: 신하(臣)옛날 제주인들에게는 야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딱히 야심이라 할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조금 넓게 보아 이를테면 꿈, 희망, 이상, 포부, 성취동기 따위로 말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꿈 개념인 건 틀림없지 않을까 싶다. 비록 밭 갈고 고기 잡으며 사는 농부요, 어부 신세이긴 해도 남에게 까닭 없이 굽히려 하지 않았다.더군다나 제가 잘 났다고 우쭐거리는 자는 못 봐 주는 반항적 기질이 있었다. 혹여 이런 뚝심이 있었기에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 한 평생을 살
* 네씩네씩 : 못 마땅하거나 간에 차지 않을 때 나타내 보이는 토라진 기색* 비씩비씩 : 무성의해 지극히 소극적인 태도먼저 ‘네씩네씩’과 ‘비씩비씩’, 이 두 말의 표현의 묘미부터 음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우리말에는 음성상징으로 의성어와 의태어가 있다. 표준어에서 이 두 말이 발달돼 엄청나게 많이 쓰인다. 사물의 소리를 시늉한 ‘소리시늉말’이 의성어이고, 사물의 상태 또는 짓을 시늉한 ‘짓시늉말’이 의태어다. 쉽게 예를 들면, 찰랑찰랑은 물이 넘치거나 흔들리는 소리를 시늉한 의성어이고, 꾸물꾸물은 벌레가 기어가는 모습을 시늉한
* 놈 : 남, 타인* 우로 : 위로내포에서 외연으로 조금만 넓히면 어떨까.사람과 사람 사이만 아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흔한 일이다. 우리 근대사가 특히 그러했다. 일본이라는 나라, 가깝고도 먼 이웃, 이웃이면서 이웃사촌이 아닌 그 나라가 우리 위로 잘도 넘었다. 우리를 밟고 건너 청으로 러시아로 갔다. 우리는 그들에게 징검다리였다.칠월칠석의 유래담이 신비롭다. 애타게 기다리던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날이 칠월칠석날이다. 얼마나 기다렸겠는가. 그런다고 그냥 만남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지상에 있는 까마귀와 까치들
* 나 : 내* 구기 : 계산, 샘물론 잘해 보려고 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일이 끝나고 난 뒤의 결과론이긴 하겠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상황 판단의 미숙이나 지나친 욕심에서 나온다. 제 것 주고 뺨 맞는 격으로, 제가 한 계산이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만다 함이다. 큰 욕심 안 부리고 신중히 시종여일 매진한다면 이런 낭패는 없을 것이다. 예측한 것, 구상한 일이 전혀 딴판으로 흘러 큰 손실이나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면 얼마나 무모한가. 또 어리석은 일인가.“무사 경 해신다 모르키여. 큰 욕심 내지 마랑 허던 대로 꼬
* 존디는 :견디는, 인내하는* 약인다 : 약(藥)이다심상하게 읽을 말이 아니다. 제주의 옛 선인들은 열악한 섬에서 사철 몰아치는 바람과 대지가 타들어 가는 가뭄과 한겨울의 폭설과 혹한을 딛고 농사지으며 어려운 삶을 이어 온 투지로 무장한 이 섬의 전사(戰士)였다. 박토를 따비와 쟁기로 일궈 농토를 만들고, 거친 숲을 헤쳐 길을 내고, 셀 수 없는 수많은 돌을 배로 안아 밭담을 쌓았다. 밭에 나가 일하다 물때가 되면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았다. 물뭍을 오가며 생계를 유지했던 억척스러운 정신력과 강철 같은 체력의 소유자들이었다. 갑인
* 존재주 : 잔재주* 하민 : 많으면 (하영→ 많이)* 저냑 : 저녁, 저녁밥, 석반(夕飯)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제 능력 따라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각자도생하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들에 눈을 보내다 보면 묘한 상념들이 스쳐지나간다. 도대체 어떻게들 삶을 영위할까. 타고날 때부터 부유하다면 무엇이 어려울까만, 혹독하게 불우한 형편일 때는 살 길이 막막할 텐데….그래서 이것저것, 이일저일 손에 대면서 익히는 게 잔재주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건설 분야에서도 큰 목
* 좋아난 : 좋았던* 더을(더흘) : 후유증사람은 환경에 대단히 민감한 동물이다. 실제 현실과 일상 속에서 삶을 영위하다 보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환경에 강한가 약한가, 적응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강약과 위‧불위(爲不爲)는 삶속에서 행과 불행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금수저’로 태어나 평생 부(富)를 누리는 가운데 호강하며 살 수 있으면 좋은데, 그렇게 뜻대로 되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다. 희로애락으로 점철되는 게 인간사 아닌가. 잘 살던 사람이 못 살기도 하고, 못 살던 사람이 언제부터인가 잘 살게도 된
* 테역 : 잔디, 제주의 토종잔디* 지영 : 지고사람이란, 한 생을 살고 난 뒤 죽으면 너나없이 저 세상으로 돌아간다. 이법이고 섭리다. 생을 누리던 이승을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곳을 막연히 일러 ‘저승’이라 할 뿐 그 저승이란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아무도 모른다. 실체를 모르면서 이 세상이 아니니 그저 저승이라 할 뿐이다. 종교에 따라 극락일 수도 있고 천당일 수도 있다. 다만 죄업을 지은 자는 좋은 곳에 가지 못하고 지옥에 떨어진다 한다. 화염이 날름거리는 연옥, 아비규환의 세계다. 그곳에 떨어져 말 못할 고통을 겪게 된다 한
* 주멩기 ; 주머니, 돈주머니* 팬안치 : 편안치, 편안하지재미있는 말이다. 한 집 식구, 그러니까 부부간에 따로 주머니를 찬다 함이니, 돈 관리를 따로 한다는 얘기다. 반드시 돈을 따로 따로 관리한다는 뜻이 아니기도 하다. 둘 중 한 사람이 가계를 맡아 꾸리되, 자기만의 돈을 갖는다는 얘기 쪽이 보다 현실적이겠다. 어쨌든 돈 관리를 이중으로 한다는 것이라 집안 살림에 좋지 않는 영향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이를테면 어느 한쪽이 비자금을 갖는다는 것이니, 일단 바람직한 처신이 못된다. 의혹을 사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가정에 풍파
* 조천관 : 제주시 조천읍 지역을 가리킴* 가민 : 가면* 끅닙 : 칡잎, 葛葉(갈엽)* 돈다 : 달다제주 지역에 칡이 너무 무성하다. 무성한 정도를 넘어 창궐(猖獗)하고 있다. 제주시 변두리서부터 동서 번영로며 평화로 길섶이며 일주도로 노변, 남조로 길 어디든 칡이 우거져 있다. 칡은 넝쿨식물인데 번식력이 왕성한데다 성장 속도가 무섭다. 넝쿨이 뻗기 시작하면 걷잡지 모한다. 나무를 친친 감아 오르고 숲을 온통 덮어 버린다.칡이 싸 버린 숲이나 나무는 제 본래의 모습을 잃고 만다. 칡에 덮인 거대한 숲도 숲 본래의 얼굴이 흔적도
* 족은 놈 : 작은 놈, 키 작은 사람. 단신(短身)* 요망지다 : 똘똘하다‘족은 놈 동찬다.’(작은 놈 야무진다)‘지레 족댕 내무리지 말라.’(키 작다고 나무라지 마라)유사한 속담들이다.키가 작다고 업신여기거나 나무라는 경향이 있다. 정도 이상 작아 외형상 우습게 보일지 모르나 실제는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이 있다. ‘키 큰 사람 소갈머리 없다’고 작은 사람이 일을 잘하거나 똘똘하면 외려 돋보인다. 작아도 제 구실한다는 의미다하긴 옛날 관리를 뽑을 때 심사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내세워 평가하던 때가 있었다. 몸 좋고 말
* 괸당 : 권당 곧 친척* 우잇 : 위의* 보름인다 : 바람(風)이다 ‘괸당’은 권당(眷黨)의 제주 방언이다. 제주에서는 표준어인 권당보다 괸당 쪽이 흔히 쓰인다. 바닥이 좁은 섬인데다, 예전 농경사회에서 친척들이 한 마을 혹은 한 동네에 모여 살았다. 긴 골목에 서너 집이 몇 촌 형제들이 집을 짓고 들어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다 보니 시골 한 동네 열 몇 가구가 모두 한 집안이 씨족공동체를 이루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 원형이 이른바 집성촌(集姓村)이다. 당연히 좋은 점이 많았다. 큰 행사로 일 년에 한 번 하는 초가집 지
* 웨바농코 : 외바늘귀* 톧아지기 : 떨어지기, 떨어져 나가기운명은 반드시 필연인가, 아니면 우연이기도 한가. 인과율에서 어떻게 보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선 깊이 들어가지 않기로 한다.한데 필연, 우연을 떠나 단 하나뿐이라 더욱 애지중지 아끼던 것이 상하는 수가 적지 않다. 귀한 연장이 못 쓰게 돼 버린다든지, 한순간에 아끼던 그릇을 깨뜨린다든지 하는 예가 좀 많은가. 더욱이 금쪽같던 아이를 잃거나 함에 이르기도 한다. 옛날 아낙들 손에 드는 것 가운데 제일 귀하던 것이 바늘이다. 못 살던 시절엔 바늘 여러 개를 가진 여인이 별로
* 낭도 : 낳고(서)도격세지감이란 이런 것인가. 사람 사는 세상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 걸까. 요즘에 아이를 낳지 않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닌데 예전엔 아이를 많이 낳고도 걱정이었다. 그 걱정이란 게 어지간한 게 아니었다. 아기가 잘 자라 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1940~1950년대는 그야말로 절대 빈곤의 시절이었다. 이래저래 가까스로 겨울을 나고 보면 고팡(고광) 좁쌀 항아리가 바닥이 나 있다. 탈탈 굶어야 하는 형편이다. 그래서 바다에서 캐 온 톨(톳)에 좁쌀 몇 줌 섞어 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 이른바 ‘톳밥’이
* 연설쟁이 : 허풍선이, 허풍쟁이* 얼친다 : 매를 맞는다헛된 말, 거짓말을 함부로 해선 안된다. 그럴싸하게 꾸며대서 하는 말은 듣는 사람의 귀를 솔깃하게 할지 모르나 얘기 속 주인공에게는 이만저만 피해가 되지 않는다. 내용에 따라서는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믿을 것이 못 되는 남의 말을 일삼는 연설쟁이는 곧 허풍선이(허풍쟁이)를 뜻한다. 입도 아프지 않은지 허황하기 짝이 없는 말을 마구 쏟아 놓는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다 낭패 사는 일인들 왜 없으랴.허풍을 떨고 다니는 자를 만나기만 해 봐라 하고 벼르고 벼르다. 신
* 양 : 제주 梁 씨* 고 : 제주 高 씨* 밸딱(또는 밸착) : 조금만 비위에 거슬려도 발딱하는 모습. 짓시늉말(의태어)재미있는 속설이다.제주에는 삼성신화(三姓神話)가 전해 온다. 지금으로부터 약 4300년 전, 제주도의 개벽시조인 삼을나(三乙那) 삼신인(三神人) 곧 高을나, 梁을나, 夫을나가 삼성혈(三姓穴)에서 태어나 수렵 생활을 하다가 우마와 오곡의 종자를 가지고 온 벽랑국(碧浪國) 삼 공주를 맞아 혼인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농경 생활이 이뤄졌으며, 마침내 탐라 왕국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탐라개국신화다. 이 탐라개국신화는 다른 대
* 아적(아척) : 아침* 존다니 : 잔소리, 군소리* 쉐발 : 소발(牛足)* 꺼끈다 : 꺾는다재미있는 말이다.아침은 새로운 하루가 열리는 신선한 시간이다. 새로운 출발점에서 여러 가지 구상도 하려니와 일에 대한 계획을 짜거나 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시점이다. 가슴이 부풀거나 활력으로 넘칠 수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걱정되거나 긴장돼 정신적인 여유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때 누가 옆에서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기분이 상하게 마련이다. 잔소리란 게 상대방에 대해, 하는 게 눈에 들지 않아, 이래
* 뻬장 : 뼈장(~葬), 이장(移葬) 또는 이묘(移墓)뻬장(뼈장)이란 시신을 매장한 무덤에서 다른 곳으로 새로 묻는 장례다.이장(移葬)하는 것인데, 우리 조상들은 선묘 이장 등에 이만저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풍수에 정통한 정시(地官)을 찾아가 새로 옮길 묘지를 정한 뒤 택일을 해야 한다. 지관이 상제(後孫)를 대동하고 다니면서 명당지지를 찾느라 몇 날 며칠 산속을 헤매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게 선묘에 공들이고 정성을 기울였다. 행여 그렇지 않고 장지와 날을 성의 없이 아무 곳에나 또 아무 날에나 일을 치렀다가는 상주의 가문에
* 비바리 : 처녀의 제주방언* 늙어가민 : 늙어 가면, 늙으면* 가래착 : 맷돌 짝, 맷돌의 아래짝* 지영 : 지어, 등에 지고* 산더래 : 산으로알고 보면 이만큼 육감적인 표현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단순한 서술에서 벗어나 기가 막힌 비유를 하고 있는데, 얼른 눈앞에 그려 볼 수 있게 행동화‧구체화하고 있으니 말이다.처녀가 맷돌짝을 등에 지고 딴 데도 아닌 산중으로 내달리고 있으니, 이게 어디 그냥 넘어갈 일인가. 맷돌은 옛날 보리나 콩 따위 곡식을 갈라 알곡을 만들어 내는 긴요한 용구였다. 위아래 두 짝이 맞물려 있는 걸 손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