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의료진들과 국민들이 총력을 펼쳐서 코로나 1차 대유행을 막아낸 바 있다. 그리고 우리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코로나 위기로부터 국민을 지켜낸 당시 의료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에 코로나 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우리나라, 특히 코로나 청정지역임을 자부하던 제주도의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8.15 광화문집회와 사랑제일교회에서 불붙은 코로나 확산이 전국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고, 일부 게스트하우스와 산방산온천에서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가 제주도 전역을 휘몰아치고 있다.8월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
일본의 ‘졸개’에 안주하는 세력의 여전한 힘을 과시한 올해 광복절 행사제 발 저림일흔 다섯 번째 광복절을 보냈다. 해마다 맞이하는 수많은 국경일 중 하나지만 올해는 유별히 분위기가 뜨거웠다. 밋밋한 ‘쉬는 날’로만 여기던 두터운 타성을 깨고 그날 선조들이 느꼈을 순수한 감격의 기쁨이 올해 들어 새삼 ‘처음처럼’의 마음으로 온전히 다가왔기 때문은 아니었다. 격이 떨어지는 말일지 모르지만, “퀴퀴한 방귀를 뀌고도 도리어 성을 내는 놈들”이 많아서였다. 둔감한 필자의 눈에는 이번 광복절이 제 발 저린 도둑놈이 잔칫상에 재를 뿌린 매우 특
은 미국 생물학과 교수인 개렛 하딘이 1968년 12월 13일 사이언스지에 실은 논문이다. 그 후 공유지의 비극은 50년 넘게 경제학 뿐 아니라 생태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 없이 인용되면서 한 번쯤 들어 봤을 유명한 이론이 됐다.공유지의 비극이 여러 분야에서 수없이 인용되며 유명해진 데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숱한 공유지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음을 말하는 또 다른 증명이기도 하다.공동체가 자유롭게 양을 키우며 함께 사용하던 목초지에 누군가 욕심을 부려 더 많은 양을 놓기 시작하면 너 나 없이 개인 이득을 위해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스티클리츠(Joseph E. Stiglitz)는 그의 책 ‘불평등의 대가’에서 필자가 보기에 재미있는 상상을 했다. “자본은 전혀 이동할 수 없고 노동력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면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각국은 노동자들을 끌어들이려고 경쟁할 것이다. 그들은 노동자들에게 세금을 적게 거두겠으며 좋은 학교, 좋은 환경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할 것이고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자본에게 높은 세금을 매겨서 거둔 수입으로 충당할 것이다.”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모습이다. 자본과 노동의 이동 비대칭은 인건비가 적게
오스트리아 화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가 ‘건축 치료사’로 불린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건축가이도 한 그는 도시의 메마른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넣기로 유명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건축에 녹여냈다. 이른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다. 튤립나무 아래 잠듦으로써 죽음마저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 한 ‘환경운동가’ 훈데르트바서가 굉음이 요란한 2020년 제주 우도의 모습을 봤다면 어떤 반응을 나타냈을까. 감탄을 할지, 통탄을 할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겨
보릿고개 시절의 한끼라면 모를까.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22일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부실 급식 증거라며 공개한 사진은 충격 그 자체였다. 주장에 의하면, 한 어린이집은 급식의 대다수가 죽이었다. 반찬없이 죽만 제공되는 날이 허다했다. 물기조차 빠진 희멀건 죽을 보니 개밥도 이보다 낫지 싶었다. 처음엔 식사 때마다 죽을 새로 쒔지만, 나중엔 ‘조리 2시간 후 폐기’ 원칙도 팽개쳤다. 오전에 만든 죽을 데워서 오후에 다시 내놓는 식이다.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식단표와는 달랐다.달랑 국밥만 있는 사진도 아연실색케했다. 먹을 게
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2015년 11월 성산 지역에 제주 제2공항을 세우겠다고 공식 발표한 지 어언 6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국토부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여 지난해까지 제주공항 인프라확충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 예비타당성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기본계획 최종보고회까지 마쳐 기본계획 고시를 남겨 놓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와 내용상 부실 논란이 있게 되면서 제2공항을 강행하는 국토부와 이를 저지하려는 비상도민회의 사이에 의견 괴리가 너무 크다. 제2공항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비용이 너무 크다. 인
달변(達辯)과 다변(多辯)에 대해 칼럼(“‘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원희룡 지사”, 2020.2.18)을 쓴 적이 있다. 정치인이 달변을 좇다가 그만 다변으로 흘렀을 때 도사리는 위험을 경계하자는 내용이었다. 원 지사가 달변이라거나, 달변을 추구한다는 말은 아니었다. 다만, 원 지사도 다변이 문제라고 나름 진단했다. 엄격히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다변의 사전적 의미는 ‘말이 많음’이다. 이를 원 지사에 빗대 내 식대로 풀어보면, 원 지사는 말이 많은 게 아니다. 그냥 다변이라고만 해버리면 온갖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사람 같다는
방앗간 참새부고(訃告)만 아니라면 언론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을 즐기는 것이 정치인이라던가. 더욱이 ‘핫’한 사회적, 정치적 이슈라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자신을 널리 알리고 싶은 정치인들에게는 군침을 흘릴만한 좋은 먹잇감일 것이다. 지금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검언유착 수사권 지휘를 둘러싼 추미애 장관과 윤석렬 총장 간 갈등일 것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기 어려웠을까. 요즘 들어 지자체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중앙정치에 부쩍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원희룡 지사가 또 입을 열었다. “추 장관의 입장문을 범죄 피의자인
오래된 일인데도 기억이 또렷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제주사회의 원로 부재를 탓할 때 늘 예외로 치는 장정언(85) 전 제주도의회 의장의 청렴한 의정상(像) 얘기다. (국회의원까지 지냈으나, 무의식적으로 ‘의장님’ 소리가 먼저 나온다)당시 도의회를 출입했던 선배 기자들의 전언을 요약하면 이렇다.지방의회가 부활한 1991년, 제4대 도의회에 입성한 그는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전·후반기 의장으로 4년을 보내면서 판공비(업무추진비)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수당이 따로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당시 지방의
“자산가치 70조가 넘는 은행이 1조7000억에 넘어갔다”“말이가~”서울지검 양민혁(조진웅 분) 검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말이 되느냐는 거였다. 하지만 그는 곧 거대한 금융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 대한은행은 설정이다. 실제 모델은 외환은행이다. 영화 ‘블랙머니’는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보다는 2012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사건’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장장 17년이다. 한국 정부와 론스타는 8년 넘게 소송(ISDS, 투자자-국가 소송)을 벌이고 있
낡은 것들은 사라지고 있으나 새로운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간 삶을 경쟁 속에 내몰며 자본화를 이루던 20세기 자본주의가 서서히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코로나19는 21세기를 넘어서도 영원할 것처럼 환상을 주던 자본주의에 치명타를 남겼다.진정한 21세기는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것이다.코로나19는 자유시장경제가 대변하던 시대에 국가 또는 지역공동체가 왜 중요한지를 분명히 느끼게 했다. 나아가 싼 노동력과 원료를 찾아 세계 곳곳을 이윤추구를 위한 공급망으로 이어온 자본주의 생산체계도 흔들린다.무엇보다 가장 합리
개그 코너로 잘 알려진 ‘봉숭아 학당’은 이의어(異義語)다. 경우에 따라 좋은 의미 혹은 나쁜 의미, 정반대로 해석된다. 고유명사처럼 콕 집어 ‘그 무엇’을 가리키는 낱말은 아니다. 주로 비유적으로 쓰인다.얼마전 언론에 봉숭아 학당이 자주 오르내렸다. 사실상 정계를 떠난 한 사람 때문이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 정치부 기자들에게 문희상은 격의없는 소통의 대명사로 각인된 모양이다. 초선의원 시절 문 전 의장은 의원 사무실을 활짝 열어놓았다고 한다. 출입 기자들은 그곳에서 취재도 하고, 정국에 대해 열띤 토론도 벌였다. 발을 들이는
여기저기서 ‘포스트 코로나’가 입에 오르내린다.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글로벌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가 한 이 말이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그동안 우리가 일했던 방식, 소비하던 방식, 여행하는 방식, 모이던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정확히 진단할 수는 없지만 여기저기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일어날 것이 틀림없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학자 지타 고피나스는 코로나19(COVID-19)가 야기한 세계 경제 침체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경기가 될 것이고, 2
“정책협의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그 원인과 이유를 떠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원희룡 제주도정을 향해 따끔한 경고와 훈수를 즐겨하던 김태석 도의회 의장이 이번에는 자신이 고개를 숙였다. 15일 정례회 개회사에서였다. 제주도의 제안을 덜컥(?) 수용했다가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된데 따른 뉘우침의 표시였다. 말이 무산이지, 사실상 일방의 보이콧이었다. 보기드문 광경이었다. 언제부턴가 개·폐회사는 의장이 집행부를 준엄하게 꾸짖는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집행부에겐 응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팩트나 맥락이 틀렸어도, 상황이 종료되고 만다.
내성 탓일 수 있다. 아니면 촉이 무뎌졌거나. 언제부턴가 공무원 비위를 접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습성이 생겼다. 언론인으로서 쓰임새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고백한다. 습성과 별개로, 공무원 비위 하면 일벌백계, 무관용 원칙, 제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과 같은 낱말이 줄줄이 떠오른다. 마치 연관검색어처럼. 서슬이 퍼렇다가도 결국 썩은 호박도 못베는 칼날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리라. 민선6기 제주도정 첫 해인 2014년 10월29일. 원희룡 지사가 각 부서에 특별 지시를 내렸다.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주문이었다. 도청 관계자의
지구는 사용 가능한 자원과 쓸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된 고립된 섬이다. 지구의 기후위기,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은 임계점에 다다라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경고는 이미 반세기 전부터 있었다. 1972년 3월에 발표된 로마클럽보고서는 인구증가, 환경오염, 자원남용이 지속 되면 100년 이내에 성장의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성장주의와 인간의 무한한 탐욕에 경종을 울렸다. 바로 그해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첫 번째 유엔인간환경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세계환
늦은 봄소식“피진정인에게, 향후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에 대하여 교수협의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한다” (인권위 결정문)드디어 늦게나마 전해주는 봄소식일까. 처음에는 공립으로 출발했다가 40년 전 군부 독재 시절 사학재단이 들어서면서 졸지에 영원한 동토의 왕국으로 전락한 도내 A 대학에 지난 4월 모처럼 이례적인 뉴스가 날아들었다. 적어도 학내에서는 절대적 지위에 있는 총장의 전횡에 맨손으로 맞선 B 교수의 무모한 싸움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벌어졌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가까웠던 이 소송에서 국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3선거)를 앞둔 2018년 3월14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손유원 의원이 모처럼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선거라는게 참신한 인물을 뽑는 의미가 있는데, 무더기 무투표 당선이 현실화한다면 존속 여부를 포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교육의원을 폐지해야 할지 말지 공론화할 때가 됐다는 취지였다. 손 의원의 예상은 석달 뒤 현실화됐다. 5개 선거구 가운데 4개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특히 1개 선거구는 같은 인물이 2회 연속 무투표로 당선됐다.이처럼 교육의원은
흔히 ‘코드 인사’는 ‘낙하산 인사’와 거의 동일시된다. 사전적으로 봐도 그렇다. 능력이나 자질, 도덕성 혹은 전문성과 ‘무관’-없다는 말이 아니다-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둘 다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다. 무슨 결사체를 조직하는 것도 아니고, 거창하게 들릴 수 있다. 까놓고 말해 제 입맛에 맞는 사람을 쓴다는 의미다. 먼저 사견임을 밝혀둔다. 정치적 이념 또는 성향을 따지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국정을 뒷받침할 주요 인사들의 코드가 다른